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2조 5천억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한국GM의 철수설이 흘러나왔다. 적자가 지속되자 GM본사에서는 공개적으로 한국정부(정확히는 산업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하다시피 하기 시작했다.

 

결국 얼마 전 7억 50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8000억에 해당하는 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이 발표를 하면서 정부측도 찔리는게 많았는지 'GM본사에서 지원하는 자금은 64억 달러(7조 수준)에 이른다'를 상당히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즉, '저기서 7조나 자금을 내놓는데 우리가 8000억 내놓는건 별거 아니지 않느냐'라는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옳지 못한 당당함이라고 본다. 자신들의 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금을 내놓는 것과 국민의 세금으로 기업을 유지해라고 주는 돈이 똑같다는 말인가? 한국GM이 무슨 국내에서 자선단체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게 어떻게 '옳은 지원'에 해당한다는 말인가.

 

 

1. 애초에 GM본사에서 내놓는다는 7조원도 사실 구체적으로 따지고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내놓는 돈은 산업은행과 크게 다르지가 않다.

 

먼저 7조원 중 약 3조원(28억 달러)은 기존 차입금을 출자전환해서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이미 투입되어있던 차입금을 그냥 주식으로 바꾼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신규로 투입되는 돈이 아니다. 나머지 3조원(28억 달러)은 새로운 차입금이다. 한 마디로 '빌려주는 것'이지 실질적인 한국GM에 대한 투자금이 아니다. 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우선주 유상증자에 동참하는 돈은 8억 달러로 5000만 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차입금을 출자전환 시킨 것도 실질적 투자금으로 바뀐 것이니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 아니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파산과 다름없던 기업의 차입금을 출자전환시킨 것이 큰 의미가 있을까? 어차피 파산하면 회수하기도 힘들었을 가능성이 높은 돈일텐데?

 

까놓고 말하자면,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 지원은 '고임금 저효율'기업의 고임금자들의 임금을 주기 위해서 정부에서 기업과 돈을 반씩 내자고 동의한 것과 마찬가지다.

 

 

2. 고임금 저효율 기업은 원래 자연스럽게 파산 혹은 규모가 축소되면서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옳다. 그런데 이런 기업에 정부의 돈이 투입되면서 유지되기 시작하면 '공정한 경쟁'을 정부에서 막는 행위가 된다.

 

경쟁중인 다른 기업들은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압박을 견디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상하느라 진을 빼고, 위험한 투자에 대해서 최대한 심사숙고해서 가장 나은 안건을 선택하느라 고민하면서 '파산'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옆에서 정부지원을 받는 기업(한국GM같은)은 노동자들에게 펑펑 그냥 돈을 던져주면서 편안하게 경영하고 위험에 대한 대비 등을 하지 않고 일단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한 다음에 성공하면 좋고, 실패하면 정부지원을 받으면 된다는 식으로 덤벼든다.

 

당연히 공정한 경쟁이 될 수가 없다.

 

그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 해고되는 임직원들이 걱정된다고? 이럴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이 실업급여 제도와 직업 훈련제도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그 임직원 또한 본인이 했던 일보다 과도하게 높은 임금을 받아왔기에 기업 어느 정도의 고통분담은 당연히 따라야 할 것이다.

 

 

3. 산업은행은 지원기준 원칙도 모조리 어겼다.

 

이런 저효율 기업을 지원할 때는 우선 '고효율을 내기 위한 방책'을 확실하게 하여야 한다. 쉽게 말해 임원과 직원들이 자기 월급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이들 월급의 대폭적인 삭감을 먼저 이끌어내야 한다.

 

다음으로 경영을 하고 있던 대주주등에 대한 차등감자가 적용되어 잘못된 경영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 둘 모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처음부터 원칙을 말해놓긴 했지만 이 원칙을 강조하기 보다는 '트집잡기'에 더 혈안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GM본사에서 한국GM에 고금리로 자금을 차입해주는 방법으로 한국GM의 돈을 본사로 빼내어 갔다'이다.

 

제대로 된 물증도 없이 트집잡기에 나서다 알고보니 본사마저 고금리로 돈을 차입해 한국GM에 빌려주었으며, 둘 사이의 차입금리가 별차이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자 트집잡기를 하던 산업은행에서 오히려 난감해진 상황이 되어버렸다. 언론에 이런 것을 적극적으로 알렸는데 이제는 미안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당연히 원칙을 지키기가 힘들어졌다.

 

이렇게 원칙도 모조리 어긴채 해주는 지원금이 과연 옳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아무리 봐도 잠시 생명유지를 해주는 것일 뿐, 결국에는 또 다시 손을 벌리게 만들 확률이 훨씬 높다고 본다. 개인의 돈이라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국민의 세금을 이런곳에 퍼부어도 되는 것일까?

 

 

4. 마지막으로 한국GM은 한국기업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본사에서 지원한 것과 정부에서 지원한 것이 별로 차이가 없는 것도, 공정한 경쟁을 막은 것도, 지원기준 원칙을 어긴 것도... 그래 일어 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자.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한국기업이 아닌데 한국정부의 세금을 퍼부어도 되는 것일까? 한국기업이라면 이래저래 나쁜 방법이지만 돈을 지원받고 혹여나 살아나고 이익을 크게 내면 다시 한국에 그 돈이 투자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정부지원을 통해서 한국에 투자와 고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과연 외국기업이 살아나서 크게 이익을 냈을 때 한국기업과 비슷하게 한국땅에서 투자를 집행할 것인가? 가능성은 상당히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확실하게 원칙 등을 적용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2018년 이뤄진 한국GM에 대한 정부지원정책은 작년에 결정된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별다를 게 없다.

 

최저임금 부작용 기본원리와 찬반

 

'득표'를 위해, 즉 본인들의 인기를 위해서 '돈을 많이 주겠습니다!'라고 외치는 사탕발림에 불과한 행위다. 이런 행위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