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MCO는 채권왕이라고 불리었던 빌 그로스가 몸 담고 있었던 세계 최대의 채권운용사 중 하나다. 이 채권 운용사에서는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두 가지를 활용하여 자산을 배분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아래의 그림으로 간단하게 표현하였다.

 

(세로축은 인플레이션, 가로축은 경제성장률이다)

 

세로축은 인플레이션을 나타낸다. 위로 올라갈수록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는 것을 뜻하며, 위쪽에 위치한 투자상품들이 이 시기에 투자하기에 알맞은 것들이다. 가로축은 경제성장률이다. 우측으로 갈수록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것이며, 우측에 위치한 투자 상품들이 이 시기에 투자하기에 알맞은 것들이다.

 

1. 저성장, 저인플레(채권 투자 적합)

 

여기서 말하는 채권은 국채와 같은 신용등급이 높은 것들을 말한다. 또한 듀레이션이 길수록 좋다.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낮다는 것은 현재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라는 것을 뜻한다. 유동성과 신용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은 파산하고, 버티고 있는 기업들도 소비와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아 기업들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상태다.

 

이럴 때 시중에 자금들은 안전자산을 찾아서 몰려든다. 즉, 신용등급이 높아 채무불이행등의 가능성이 없는 국채등으로 몰려든다. 수요가 증가하면서 안전자산들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또한 중앙은행에서는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고자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한다. 금리가 낮아지면 듀레이션이 긴 채권들의 가격이 더욱 빠르게 상승한다.

 

따라서 저성장, 저물가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채권에 투자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2. 저성장, 고인플레(물가연동채권 투자 적합)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등을 낮추는 등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화폐의 가치가 하락, 물가상승률이 높아졌지만 경기침체에서 잘 빠져나오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저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에 풀린 돈들이 실물경기까지 뻗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까지 계속해서 남아 있다. 경기침체는 계속되면서 인플레이션만 강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이럴 때 시중에 풀린 돈들은 그저 각종 자산들에 대한 거품만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곧 안전자산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에도 자금들이 몰려든다는 것이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여전히 국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국채에만 집중되던 저성장과 저인플레 상황보다는 그 정도가 약해진다.

 

또한 중앙은행은 경기침체로 잠시는 상황을 지켜보겠지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각종 자산들에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어쩔수 없이 금리를 상승시킨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게 된다. 듀레이션이 길수록 그 하락폭은 더 커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안전자산이면서도 물가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그에 가장 알맞은 것이 바로 물가연동채권이다. 변동 금리성 채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경기가 지속적으로 침체되는 상황이므로 주식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 원자재는 고물가로 가격이 상승할 수 있겠지만 지속적인 소비와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라 제대로 된 상승으로 연결되기 쉽지 않다. 또한 순간적으로 가격이 폭락할 위험이 존재하여 물가연동채권보다는 매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3. 고성장, 저인플레(주식 투자 적합)

 

성장률이 높다는 것은 경기 상황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소비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와 투자가 점차 많아지면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이 늘어나므로 기업의 가치가 증가한다. 당연히 기업의 가치가 증가하면서 주식의 가격도 높아진다.

 

추가적으로 물가상승률마저 낮다는 것은 여전히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낮추거나 낮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를 낮아지는 것은 기업들의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하므로 비용이 이전보다 줄어들어 최종이익이 좋아진다.

 

저인플레로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고성장이 꽤 오래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의 좋은 수익성이 장기간 지속되리라 여겨지는 상황에서 시중에 계속 공급되는 유동성들이 위험자산인 주식과 같은 자산에 계속해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주식투자에 가장 적합한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므로 채권에 대한 투자도 나쁘지 않겠지만, 경기가 호황이라 안전자산인 채권보다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의 가격이 훨씬 빠르게, 높이 상승한다. 원자재는 지속적으로 소비가 되고는 있지만 그 동안 지속된 경기 침체등으로 초과 공급되어 있는 재고를 소비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어 본격적인 가격상승까지는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4. 고성장, 고인플레(원자재 투자 적합)

 

경제 호황이 지속되면서 그 동안 쌓여있던 재고가 많이 줄어든 상황인데 소비와 투자가 계속해서 잘 이뤄지는 상황이다.

 

그 동안 진행된 투자로 기업들의 공급능력이 향상된 상태에서 재고량은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 개선된 공급능력으로 대규모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즉,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자재에 대한 수요가 이전보다 더 많아진다. 이제 원자재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다.

 

고인플레로 물가연동채권, 고성장으로 주식에 대한 투자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원자재에 비해서는 수익률이 떨어진다. 물가연동채권은 안전자산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 고성장 상황에서 그다지 수요가 나타나지 않아 가격상승이 약하고, 주식은 기업들이 물가상승을 제품판매 가격에 전이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원자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기능을 하면서도 강력한 수요로 빠른 가격 상승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안겨다주므로 고성장 고인플레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투자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