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부의 시장 부동산 직접개입 방법 카드 중 수량을 통제하는 방법으로는 토지비축, 수용, 공공개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있다. 그리고 분양가상한제는 임대료규제와 함께 가격적인 방법에서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방법이다.

 

직접개입한다는 것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수요공급을 통해 가격과 수량이 조절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가격과 수량을 조절한다는 뜻으로 대단히 강력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부동산을 통제하면서도 시장에 수요공급을 맡기는 방법은 간접적 방법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이나 부담금을 더매기거나 덜매기는 방법등이 있다.

 

(포털 사이트에 있는 현 국토부 장관의 간단 이력)

 

현재 정권을 잡고 있는 문재인 정부는 들어서자마자 부동산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나 여전히 서울과 경기권은 제대로 약발(?)이 먹히지 않자 꺼내든 것이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최근 행하겠다고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다.

 

분양가상한제란 말의 뜻은 간단하다. 사적인 시장에서 기업들이 판매하려고 만들어낸 주택들을 판매할 때 일정한 가격 이상으로 팔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강제로 막는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이 과열된다 싶을때 정부가 꺼내들 수 있는 시장 직접개입 카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시장에서 공급되어 나오고 있는 주택의 분양가가 너무 높게 나오고 있다고 판단하여 그것보다 낮게 받도록 설정하여 그것보다 높게 받으면 국가가 처벌하겠다는 것으로 '최고가격규제'라고 할 수 있다. 최고가격규제는 시장에 나오고 있는것 가격보다 무조건 더 낮은 범위에서 설정된다. 더 높은 범위에서 설정하면 그냥 그대로 시장가로 계속 나오기 때문에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간단히 예를 들어보자면, 시장에서 평당 100원에 분양되어 나오고 있었다면 이것을 강제로 80원 정도로 낮춰 분양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2. 분양가 상한제를 하면 무슨일이 벌어질까?

 

수요적 관점에서 먼저 살펴보자.

 

상한제가 실시되면 당연히 이전보다 분양받으려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난다.

 

원래 가격은 평당 100원 정도는 하는 것인데, 80원이 되었으니 분양받자마자 20원 이익을 본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을 분양받자마자 팔아치울 생각으로라도 일단 분양을 받으려 할 것이다. 따라서 초과수요 사태가 발생한다. 이미 초과수요가 있었다면 더 강화된다.

 

이런 상황에서 실수요자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건 투기적 수요자들이다. 이들은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기에 훨씬 적극적이다. 그래서 자기 명의로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명의까지 대량으로 확보해 분양에 참가한다. 실수요자들은 자기 이름 1개 넣는데, 투기자들은 수십, 수백명의 이름으로 참가하므로 실수요자보다 오히려 투기자들이 당첨될 확률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다.

 

(이른바 '로또 분양'이라는 말은 분양가 상한제와 연관된다)

 

이제 공급적 관점에서 살펴보자.

 

건설사들은 정부의 통제하에 가격을 더 낮춰서 팔아야 한다.

 

가격이 낮아지면 이들은 당연히 공급을 줄이게 된다. 또는 주택의 질적이 저하 현상이 발생한다. 어차피 좋은 자재나 고급 인려과 기술을 활용해 집을 지어봤자 싸게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을 결합해서 생각해보면 분양 수요는 증가하고 분양 공급은 감소한다. 신규 주택의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은 감소하며 주택 초과수요가 심화된다.

 

건설사가 공급하는 분양 주택 이외에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택은 초과수요 심화로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격은 시장가격에 비해서 점점 더 저렴해진다(분양가 상한제 선을 계속 높이지 않는다면).

 

점점 더 분양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많아지지만, 건설사들은 시장가보다 분양가격이 점점 더 낮아지므로 신규주택 공급을 더 줄여나가려 하면서 초과수요는 계속해서 더 강화된다. 이걸 방치하게 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택의 가격이 한순간 폭발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

 

 

3. 위와 같은 수요공급에 따른 현상이 한순간에 발생하지는 않는다.

 

상한제를 시행하더라도 건설사는 이미 짓고 있던 건물을 지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을 계획을 가지고 토지를 이미 구입해 놓았거나 했다면 이것 역시 계획대로 시행에 옮겨야 한다. 대부분 토지 구입과 건물을 짓는 자금을 은행에서 대규모로 차입했을 것이므로 가만히 놔두면 이자비용만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지금 당장 고용되어 있는 종업원들의 월급도 주어야 한다. 따라서 단기적인 관점에서 초과수요는 조금 발생할 수 있지만 공급감소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의 주요 특징중 하나인 '단기적 비탄력, 장기적 탄력적' 현상이 분양가 상한제에도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반쪽짜리 부작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완전해지고 점점 그 부작용이 심화되기에 시행하더라도 최대한 짧게 사용하고 말아야 하는 것이 분양가 상한제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당장 시중에 거래되는 집값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 상황에서 분양가만 낮아져 공급되어지는 모습을 보고 '정책이 잘 통하고 있다'라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짧게 잡아도 최소 2~3년은 잡아야 한다. 상한제 시행을 오래 했다면 당연히 최소 기간을 더 길게 잡아야 할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끝나자 집값이 올랐고 오히려 시행할때는 안정되었었다'라고 하는 것은 위와 같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 속성을 무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상한제 시행으로 암시장 등이 생성된다면 그 암시장에서 은밀히 거래되는 가격은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지 않기에 실제로는 가격이 올랐음에도 통계상으로는 안정된것처럼 보일수도 있다.

 

 

 

4. 이제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면 실수요자들 중 일반 서민들이 신규 주택을 분양받을 환경이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단점이라 볼 수 있다. 위의 장점도 단점에 의해 점점 퇴색된다. 투기적 수요자들이 당첨되는 상황이 점점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이 왜곡되면서 수요공급 조절기능이 망가지면서 장기적으로 필요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해지는 현상이 점점 심해진다.

 

서민들을 위해 시행한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더더욱 서민들이 집 구하기를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건설사들이 원자재와 기술을 점점 더 저렴한것으로 대체하면서 분양주택의 질적인 저하도 계속해서 나타나고 심화된다. 또한 분양권을 불법전매하는 현상도 많아질 것이다. 시세보다 낮게 신규주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이므로 은밀하게 웃돈을 얹어주면서 구입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나타나고 이는 정부가 나서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의 숫자를 늘린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다가 폐지하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분양가가 올라가게 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시간을 두고 공급량이 증가해 시중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투기적수요도 줄어들게 된다.

 

결국 서민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투기적수요자들이 몰려들어 청약 당첨이 힘들어서 집 구하기가 어렵고, 폐지하면 분양가가 비싸서 집구하기가 어렵다. 어느쪽으로든 신규 주택 청약으로 집 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시중에 거래되고 있던 집 중에서 구하는 것은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지 않을때가 훨씬 낫다고 할 것이다.

 

즉,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고 시간이 갈수록 단점이 점점 더 세지므로 분양가 상한제는 시장이 급격하게 과열되었다 싶을때만 짧게 사용하고 바로 끝내야 한다.

 

 

5.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지 않고 서민들이 분양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거나 임대료 보조 등을 해주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타인의 집에 사는 동안 자금 지원을 통해 돈을 아낄 수 있게 해주어 장기적으로 돈을  모아 분양가를 감당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외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이자를 낮게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금융적 지원 정책을 활용하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보통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부작용이 심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이를 체감할 수준이 되면 상한제를 폐지하고, 이런 보조 정책으로 회귀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마지막으로 서민들이 분양을 더 잘 받도록 돕기 위해서 한국과 같은 경우 수도권에 지나치게 인구가 집중되어진 현상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 서울과 경기도 인구만 합쳐도 2200만 수준이며, 바로 옆에 붙어있는 인천까지 포함시킨다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한 지역에 집중된 상태라고 할 수있는데 싱가폴 같은 도시국가가 아닌 이상 이정도로 인구가 집중된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부동산 가격 등이 문제되는 것도 수도권내에서가 거의 대부분인 것은 이런 인구구조 문제가 크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은 이걸 해결할 방법을 찾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