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서 9월 13일에 '201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지 자료를 발표했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전체적인 맥락은 결국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작년에 비해서 대폭 증가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이해가 쉽게 되지 않는 항목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진행한 것 중 하나가 '카드 수수료 인하'였다. 사실 카드 수수료는 어떤 정부든 들어서면 가장 먼저 이야기를 꺼내는 것 중 하나다. 수 많은 사업자들, 그 중에서도 특히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표를 얻어내기 위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질러놓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신용카드회사들은 그때마다 이익 감소에 대한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로 신용카드사들은 외형이 커지는 것에 비해서 순이익은 그다지 늘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외형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감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100억을 굴려서 10억을 벌었다면, 이후 돈을 계속 벌어서 200억을 굴리게 되었는데도 10억 밖에 못 벌거나, 오히려 7억이나 8억밖에 못벌게 됐다는 뜻이다.

 

이것은 실제 신한카드, 삼성카드와 같은 카드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의 재무제표에 드러나는 사항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어김없이 수수료 인하가 발표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순이익이 대폭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의 순이익은 다음과 같다. (단위 : 억)

 

2014

2015

2016

2017

2018(상반기까지)

21,786

20,126

18,132

12,268

8,101

 

금융감독원은 실제 IFRS로 작성되는 회계기준과는 달리 자신들만의 규정을 만들어서 평가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잡기에 IFRS 회계기준과는 차이가 있다'라고.

 

까놓고 말하자면 지들 맘대로 감독규정을 만들어내서 입맛대로 평가 할 수 있다는 뜻인가...?

 

문재인 정부는 시작부터 경제정책에 대한 전형적인 인기끌기식 정책을 실시했다. 그것을 대표하는 가장 대표적인것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이름하에 진행중인 최저임금 급등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사실 경제학원론만 읽어도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수준인데 장하성 정책실장을 필두로 무식하게 밀어붙이기에 들어갔다.

 

최저임금 부작용 기본 논리와 찬반

 

'돈 더 많이 주겠다'라고 말하는 것 보다 인기를 끌기 좋은 방법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많은 경고가 있었듯, 달콤하기만 한 사탕발림에는 결국 부작용이 팽배해져서 돌아올 뿐이다. 최근 IMF이후 최악이라는 경제지표가 연속해서 들려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실업률과 고용량에 대한 것들이 많다. 자신들의 경제정책이 본격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하는 와중에 최악이라는 현황이 연속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와중에 최근 갑작스럽게 통계청장이 물갈이 됐다.

 

그리고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순이익은 금융감독원의 기준으로도, IFRS 기준으로도 지속적인 하락이 관찰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최악'이라는 현재 상황에서 '카드사만 순이익 대폭 증가'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참 이상하다. '가장 중요한 사업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는데 어떻게 순이익이 대폭 증가할 수 있을까?

 

여기서 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갖다붙이자면, '도요토미 히데요시 + 서양 중세 마녀사냥'을 모티브로 한 정치수단이 아닐까 싶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내부에 불만이 고조되자 이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조선을 침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서양 중세 시대때 마녀사냥은 불만에 가득찬 국민들의 불만을 '마녀'라는 사악한 존재 때문에 우리가 불행해진다고 선동하여 이들의 죄인으로 낙인 찍고 자신들에게 화가 미치지 않도록 하였다.

 

IMF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자영업자, 비숙련 노동자, 이제 막 사회에 입문하는 청년 취업자들의 고통이 최고 수준으로 치닫는 지금 '카드사가 마녀다'라고 이야기하여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 아닐까?

 

왜 멀쩡한 기본원칙이자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회계원칙을 버리고 자기들이 원하는대로 만들어내는 규정으로 자기 입맛대로 적용하는 금융감독원의 발표가 갑작스럽게 이렇게 급반등할 수 있을까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의심해볼만한 상황이라고 생각된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