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이스라엘 출신 심리학자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한 가지 실험을 감행했다. 실험자 두명을 데리고 온 다음, 10만원을 둘 중 한명(A)에게 주면서 두 사람이 나눠가지라고 하였다. 단, 만약 다른 사람(B)이 배분을 받는 돈을 받기 거부하면 두 사람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 실험을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사실 얼마를 받더라도 공짜로 돈이 생기는 것이니 B는 A가 천원을 주든, 만원을 주든, 5만원을 주든 무조건 승낙하는 것이 좋다. 만약 거절하면 한 푼도 못받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험 결과 통상적으로 B는 만약 2만 원 이하로 돈을 자신에게 배분하려고 들면 차라리 제안을 거절해 둘 다 아무런 이익도 얻지 못하길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건 A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만약 B가 거절한다면 자신 역시 아무것도 얻지 못하므로 B에게 더 높은 금액을 책정해 제안을 수락하게 하면 무조건적인 이익이 생기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인간의 심리는 투자에도 여실히 드러난다.

 

주식투자를 예로 들어보자. 현재 기업의 가치로 보았을 때 주가는 아무리 보아도 5000원은 해야만 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자. 그리고 지금 주가는 1500원이다. 즉, 적극적으로 매수에 들어가야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일주일전만 해도 주가가 1000원이었다면 어떻게 될까? 갑자기 고민에 빠진다.

 

'내가 지금 사면 일주일전에 샀던 사람이 50%나 이득을 볼텐데...?'

 

누군가 쉽게 빠르게 큰 이익을 냈을거라 생각하면, 객관적으로 파악했던 그 생각을 실천하기가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가가 지속해서 더 올라가 2500원이 되면 후회하기 시작한다.

 

'아, 역시 내 생각이 맞았는데...'

 

그러나 앞서 했던 고민에 다시 빠지면서 또다시 지켜만보다가 한참늦은 시기에 투자에 들어가거나, 아예 포기하고 다른 것을 찾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현상은 불특정 다수가 누가 얼마의 금액으로 매입을 했는지 모르는 주식보다 특정된 개인이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더 잘 드러난다.

 

똑같다고 말할 수 있는 두 주택이 있고 하나를 골라 매입하려고 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한 주택은 '갑'이 한 달 전에 급매로 9천 만원에 사서 1억 2천에 팔려고 하고, 또 다른 주택은 '을'이 1억 2천에 사서 1억 3천에 팔려고 한다고 치자. 둘의 시세가 똑같이 형성되어있고 내부구조 등도 다를게 없다면 당연히 '갑'이 팔려는 매물을 잡아야 한다. 그것도 다른사람들이 눈치채기전에 되도록 빨리! 그러나 운 좋게 먼저 눈치챈 사람들은 갑에게 협상을 하자며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며 시간을 끌다가 좋은 찬스를 놓쳐버린다. 어떤 사람들은 오히려 '을'이 팔려는 매물로 관심을 돌려버리기까지 한다.

 

이처럼 단기적으로 누군가가 큰 이득을 얻는다고 하면, 인간은 자신이 손해를 본 것처럼 여기는 심리가 강하게 작동하고, 이를 통해 비합리적인 결론을 만들어 버린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무엇이든 투자라는 분야는 많은 지식과 정보, 그리고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심리를 다스리지 못하면 결국 비합리적인 결론으로 자신을 이끌고 갈 뿐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