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한 A와 가입하지 않은 B가 운전을 한다고 가정하자. 누가 더 안전운전을 할 것인가?


사람의 성격 등 개인적인 요소를 고려해야하지만 만약 이런 것을 논외로 하고 순수하게 가입여부만을 따진다면 당연히 B가 더 안전하게 운전할 것이다. 오히려 A는 이전보다 덜 조심스럽게 운전할 가능성도 높다. 보험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에 있어 도덕적 해이란 이전과 비교하여 주의를 덜 기울이게 되거나 사후적으로 비용을 덜 들일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는 등의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보험사기와 같은 경우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의 한 부분일 뿐이다.


만약 보험회사들이 이런 도덕적 해이에 따른 추가비용이나 손실 등을 모두 고려할 경우, 공정 프리미엄과 프리미엄 로딩을 높게 잡아서 보험료를 책정할 수밖에 없다(이전 글인 보험수요의 결정요인 참고). 미리 높은 수익을 얻어두어야 이후에 발생할 도덕적 해이에 대한 피해들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높은 보험료를 가입자들에게 부과한다고 할 경우 당연히 보험수요가 감소한다. 특히나 위와 같이 자동차와 관련된 경우 스스로 안전하게 운전한다 싶은 우량고객일수록 가입을 기피하게 될 것이고, 점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게 되면서 보험 수요가 급감하게 된다. 만약 극단적으로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된다면 수요가 모두 사라지고 회사는 파산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보험회사는 도덕적 해이로 감소하는 수요를 어떤 제도를 통해서 막고 다시 수요를 높일 수 있을까?


1. 본인부담금 또는 공동보험


특정한 위험이 현실로 반영됐을 경우 보험가입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을 묻는 것이다. 비록 가입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자신에게 피해가 많이 적더라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자신에게도 추가적 손실이 발생하긴 한다라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은 기존보다는 더 안전등에 신경을 쓸 것이므로 도덕적 해이를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2. 차등 또는 장려제도


최초에 가입자에게 납입 보험료를 정해준 다음, 일정한 기간이 끝날때 실제 피해발생액을 확인한 뒤 보험료를 다시 조정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운전과 관련된 보험의 경우,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면 공정프리미엄과 프리미엄 로딩을 높게 잡고, 사고가 아예 없었다면 이런 프리미엄들을 낮게 잡아 납입 보험료를 낮춰주는 것이다. 안전에 주의할수록 자신에게 이익이 돌아온다는 사실이 가입자들에게 유인책이 되는 것이다.


3. 구성원의 특성반영


사회 속 특정한 집단의 경우, 분명한 차이를 드러낼 때가 많다. 그럴 때 도덕적 해이가 적은 집단에는 추가적으로 이를 반영해 프리미엄을 매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무원과 같은 경우 운전을 할 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등을 증명하는 통계가 지속적으로 드러난다면 그 집단에는 보험료를 처음부터 조금 더 낮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것은 구성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되기도 한다. 만약 안전에 부주의해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다. 항상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 인간의 특성상 함께하는 구성원보다 못하다는 것은 물론 오히려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안전에 주의를 기울이게 한다.


1, 2, 3과 같은 보험제도를 통해 도덕적 해이를 제거 및 감소시키고 보험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 당연히 이런 제도를 잘 갖출수록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