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으로 보면 오랫동안 폐쇄적으로 살아온 국가가 개방을 하고 적극적으로 무역을 해온 국가들보다 못살아왔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어느 정도 된 상태다. 그러나 저개발 국가의 경우 부가가치가 낮은 1차 상품들위주(쌀, 밀 등 농산물이나 각종 원자재 등)로, 발전이 이미 어느 정도 된 국가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들을 판매하기에 발전이 빨랐던 선진국만 이익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이지만 이 말을 곤 진리라고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이라는 두 국가만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1시간 노동으로 생산되는 산출물의 양을 노동생산성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휴대폰과 배 두 가지를 만드는데 한국이 둘 모두 생산하는데 있어 중국보다 더 높은 노동생산성을 가졌다고 가정하고 생산되는 제품의 질은 동일하다고 생각해보자. 생산성은 아래의 표와 같다.

 

국가

휴대폰

한국

3

5

중국

1

1

 

이 경우 자동차와 배 모두 한국이 시간당 생산량이 높으므로 한국에서 둘 모두를 생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까?

 

아니다. 두 나라의 노동자 임금을 고려해 주어야 한다. 자신의 돈을 이용해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아서 공장을 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때 서로 간의 교역이 성립하고 윈윈 이익이 되려면 한국의 노동자 임금이 적어도 중국의 3배는 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둘 모두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그러나 5배를 넘어가게 되면 모두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 한국 임금이 중국의 2배 일경우, 중국에서 휴대폰 3대를 만들 때 노동자 한명이 3시간을 들이게 되므로 3원을 주었다면, 한국에서는 1시간만 투자하고 2원만 주면 된다. 배의 경우에는 중국에서 5시간을 들여 5척을 생산하고 5원을 주었다면, 한국에서는 1시간을 들여 5척을 생산하고 2원을 주면 되는것이다. 똑같은 수량을 만들 때 어느모로 보나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적은 임금이 들어가므로 모두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낫다. 이와 마찬가지로 만약 한국의 임금이 중국의 6배가 되면, 모두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적은 비용이 들어간다. -

 

한국이 중국보다 4배의 임금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배의 경우 한국에서 만드는 것이 더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할 것이고, 휴대폰은 중국에서 만들 때 더 저렴할 것이다. (배5척의 경우 한국 4원, 중국 5원 / 휴대폰 3대의 경우 한국4원, 중국 3원)

 

만들어내는 상품의 가격이 투입된 노동비용에 따라서 책정된다면 둘은 각각 자기나라에서 더 잘하는 곳에 인력을 최대한 투입할 경우 최대한의 생산이 가능해지고, 필요한 것은 무역을 통해 가격만큼 교환하면 된다. 한국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한국은 배와 휴대폰 모두를 생산할 때보다 배만 만들어서 이를 중국에서 만든 휴대폰과 교환함으로써 더 많은 재화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된다. 즉 '구매력'이 휴대폰과 배 모두를 생산할 때보다 향상되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다. 생산성이 낮은 저개발국가도 임금격차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곳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단 두가지만의 물건으로 사례를 들었지만, 인간생활 속 무궁무진하게 사용되는 물건들을 생각해보면 분명 국가간의 생산시 더 유리한 물건이 존재하기에 국가간 무역은 거의 항상 성립할 수 있고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물론 추가적으로 논할 점이 많다. 실제로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무역을 통한 교환은 양측의 국가적 이익으로만 따지면 서로에게 윈윈이 되면서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지 모르지만 저임금 국가의 노동환경이 대부분 고임금 국가보다 좋지 않고 부당한 대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위의 예로 따져 무역을 하지 않던 한국과 중국이 무역을 시작했다고 가정할 경우 기존에 한국에서는 휴대폰을 생산하던 노동자가, 중국에서는 배를 생산하던 노동자들에게 임금 하락 압박이 가해지거나 아예 일자리 자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생산량을 중심으로 말하면서 가정한 물건의 질을 동일하다라는 측면도 실제로 적용될 시 어떻게 변수가 될지 알기가 쉽지 않다. 브랜드파워 등은 쉽게 무시할 수 없다. 관세라는 세금 문제도 존재한다.

 

주로 농산물을 위주로 생산하는 국가가 이를 무역을 통해 해외에 넘겨주게 되면 무언가 삶의 편리함을 얻을지 몰라도 '먹고 사는' 것 자체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많은 1차 생산물 생산 국가들이 초기에 폐쇄적 경제를 취했던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도 이와 관련되어있다. 우리나라도 개방 초기 흥선대원군 시절 개방을 반대한 강력한 이유 중 하나가 우리나라에 먹고 살 쌀도 부족한데 해외에 쌀을 내보내면 더 '인간의 생명'들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논할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무역이 제로섬 게임이나 마이너스섬 게임이 아니라 포지티브섬 게임이며 서로간의 윈윈으로 양측에 이익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앞서 제기한 일자리 상실 문제는 국가의 경제가 전체적으로 부유해진 것을 통해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게 돈과 교육 기회를 제공해주면서 해결할 수 있고, 브랜드파워 등이 중요하다지만 경제학에서도 말하듯 수요와 공급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라 저가격 상품은 결국 소비로 연결된다. 세금도 점차 FTA(요즘엔 오히려 다시 막히는 분위기가 생성됐지만)등을 통해 점차 해결해나가는 모습이다.

 

마지막 문제도 국가의 적절한 통제를 통해 해결하거나, 아니면 무역을 하는 국가숫자를 늘려 자국보다 더 저렴하게 특정 농산물을 만드는 국가와 무역을 통하는 방법이 존재한다. 아니면 무역을 하면서 더 나은 농사기법 등이 도입될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무역에서 측정하기 힘든 문제의 변수가 있듯, 측정하기 힘든 이익의 변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변수가 존재하더라도 하나 확실한 것은 무역을 통해 국가 경제의 전체적인 부가 향상된다는 것이다. 그 사이 어떤 문제들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절대적으로 해결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무역이 양측에 윈윈 이익이 되는 이유다. 그리고 이것은 개방을 빠르게 한 국가들이 대부분 더 빠르게 성장, 개방이 늦은 나라들보다 국가 전체의 부가 더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