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012 굵직한 경제위기가 연속적으로 오고 '물건'들에 수요가 급감하면서 유가가 폭락하고, 많은 국가들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제대로 타개해나가지 못하면서 점차 소득불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토마스 피케티라는 사람이 간단한 공식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잡아끈 것도 이에 대한 목소리를 반증한다. 결과는 본인도 인정했듯이 경제가 그렇게 '한 가지 진리'를 내걸고 떠들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면서 자기 공식이 틀렸음을 사과하고 끝났지만 말이다.

 

점차 커져가는 소득불평등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자본주의의 소득이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 불균형으로 몇몇 사람만이 혜택을 보고 나머지는 점점 더 극심한 절대적 빈곤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 나는 이런 말에는 동의할 수 없을 것 같다. 자본주의가 경제적으로 불평등을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하다. 애초에 자본주의라는 체제가 생겨먹은 것이 그러한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더 잘 살고 싶으면 남보다 더 뛰어난 아이디어나 생각(공부나 운동 등 에서 남보다 더 노력해 이겨라)을 가져라. 위험(내 돈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라)을 감수하고 뛰어들어라.' 같은 것이 모토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경쟁에서 이기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경쟁이 자본주의가 다른 모든 이데올로기를 물리친 힘이 되었다.

 

왜 다른 체제들을 이길 수 있었나? 바로 절대적빈곤을 가장 잘 해결했기 때문이다. 착각하기 쉽지만 자본주의가 발전한 국가가 빈곤을 심화한다는 이야기는 상대적인 관점일 뿐, 절대적인 관점에서 자본주의는 그 어떤 체제보다 많은 물품들을 생산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수요는 있지만 공급이 모자라던 시대에서 이제는 수요가 부족해 공급 활성화 정책들이 수요 활성화 정책들로 변화하는 중이다.

 

인간이란 존재는 항상 나와 타인을 비교한다. 하지만 그 비교의식이 자본주의가 빈곤을 심화한다는 것의 증거로 채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다음의 두 가지 소득불평등을 살펴보자.

 

1. 부자의 소득은 증가하는데 빈민층의 소득은 그대로인 경우.

2. 부자의 소득은 증가하는데 빈민층의 소득이 부자의 소득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

(상류층의 소득이 정체되거나 감소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것이 자본주의가 아니라 그 어떤 체제이든)

 

둘다 빈부격차를 확대시키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과연 1번과 2번 중 어느 것이 좀 더 옳은 것일까? 2번은 가난한 사람들이 더 가난해지지 않는다.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즉, 빈민층을 더 가난하게 만들지 않고도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을 진정으로 마냥 나쁘다고만 말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위층의 생활도 개선되고, 부자들도 여유가 더 많아져 오히려 하위층 사람까지 생각해줄 여유를 만들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1번의 경우에는 빈민층의 생활은 전혀 개선되지 않는데 부자만 더 잘 사는 결과가 된다. 더 심한 경우로 부자의 소득은 증가하는데 빈민층의 소득은 감소하는 것도 있다. 그리고 이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이데올로기들이 결국 무너지고 폐쇄의 길로 접어든 것 이유일 것이다.

 

자본주의는 불평등을 야기하고 이를 심화시켰다. 그러나 분명히 절대적빈곤을 제거하는데는 그 무엇보다 탁월한 효능을 발휘했다. 이를 두고 '소수만 혜택을 봤다'라고 말해서는 안 될 것이다. '모두가 혜택을 보고 있지만 특정한 소수가 더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라고 생각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단언하건데 앞으로 수십, 수백, 어쩌면 수천 수만년이 지나도 인간이란 생물에게 이보다 나은 체제가 등장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의 나쁜면만 보고 부정하면서 '자본주의에서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이란 아무것도 없다'라고만 생각하고 있는다는 것은 참 서글픈 생각이 아닐까? 스스로의 능력과 개성, 마음을 꺾어버리는 행위는 너무나 서글프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