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신약을 개발하려면 약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임상실험부터 임상실험 3단계를 거치고 정부기관에 승인까지 얻어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만만치가 않다. 또한 임상실험 등을 하는 도중에 부작용이 발견되는 등의 사태로 엎어지면 그 동안의 비용은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신약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한 회사들은 위와 같은 이유로 개발한 약값에 상당히 비싼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게 되는데, 주사약 1회 비용이 몇 백만 원에 달하기도 한다.

 

그런데 미국의 의료보험은 이렇게 비싼 비용도 기꺼이 지불해준다. 물론 가입한 사람에만 한해서 지급해준다. 당연히 보험료는 높아지게 되지만, 그래도 충분히 가입할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곳에는 기꺼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게 가입하게 된다. 보험 수요 결정요인에 따라 소비자들 개개인들이 따져보았을때 자신의 그로스 프리미엄이 공정 프리미엄과 위험 프리미엄을 합친것보다 작다면 가입하게 된다.

 

보험수요 결정 요인

 

일반인은 엄두도 내기 힘든 약값이라도 비싼 보험료 책정을 통해 민간의료보험회사에서 비싼 약값을 기꺼이 지불해주게 되면 신약을 개발한 기업들은 그 동안 투입된 비용을 회수하기가 쉬워진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개발하고 승인까지 받은데다가, 효과가 무척 뛰어나도 부작용도 거의 없다고 소문이 나더라도 너무나 비싸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신약 개발 회사들은 손가락만 빨다가 그냥 파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비싼 약의 가격과 수요를 파악해 보험료를 잘 책정하여 비싼 약을 보험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면 충분히 판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흔히 미국 보험제도와 한국 보험제도를 비교하면서 '한국은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보장해주는 좋은 제도'라고 하고, 미국에서도 부러워 한다고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결국 이것도 제약시장에는 '규제'에 해당하는 것일 뿐이며 이런 규제를 창의성 및 개발에 대한 의지를 떨어뜨리게 된다.

 

다시 말해 미국에서 바이오 신약이 많이 개발되는 이유는, 그저 국가보험보다는 민간보험시장위주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 덕분이다. '개발에 성공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라는 생각이 의욕을 끌어내고 새로운 약의 개발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국은 '신약 개발'보다는 '바이오시밀러'같은 복제약 위주로 제약회사들이 발전하게 되는 이유도 국가보험위주에서는 민간보험처럼 비싼 가격의 약값을 책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훨씬 더 강력하게 가격책정에 개입하게 될 것이므로.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