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회사로 유명한 알트리아 그룹(코드 MO)과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코드 PM)의 합병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이 합병소식을 듣고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필립모리스가 알트리아 그룹 자회사가 아닌가? 그런데 굳이 합병할 필요가 있는가?'였다.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2008년 회사를 분할했는데, 여전히 알트리아가 필립모리스의 지분을 대량으로 소유해 자회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알고보니 알트리아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필립모리스 USA라는, 인터내셔널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였다.

 

(알트리아 홈페이지에 있는 자회사 목록. 필립 모리스 USA가 보인다)

 

이걸 알고나자 만약 합병이 된다면 그 비율로 기존 알트리아쪽에선 40%,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쪽에선 60%의 지분을 가진 새로운 기업의 지분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약 10년 전 분할하는 과정도 분명 고생스러웠을텐데 그렇게 힘들게 분할해놓고 이 두 기업이 다시 합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분할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세계로 시장을 넓혀가던 알트리아 그룹은 담배의 유해성 때문에 미국 정부의 제재와 각종 소송에 발목을 잡혀 국제시장을 개척하는데 발목을 잡힐까 고민하고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분할을 실시했다. 즉, 알트리아 그룹은 미국내 시장을 맡고,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은 미국을 제외한 국제무대를 담당하기로 하였다.

 

미국에서 소송에 시달리더라도 그것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알트리아에게 쏠리게 만들어 국제무대진출에는 발목을 잡히지 않게 하려는 목적으로 분할을 실시하고 주주들에게 알트리아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주식을 각각 배분한 것이다.

 

그렇게 분할 했지만 두 기업은 서로의 제품을 각각의 무대(미국, 그리고 미국 이외)에서 판매하면서(알트리아는 필립모리스 USA를 100% 자회사로 두어 미국내에서 필립모리스의 이름까지 내놓고 제품을 판매했다)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모습을 취해왔고, 예전보다 소송의 위험등도 줄었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합병하면서 겹치는 부분등을 쳐내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여러 국가에서 담배에 대한 규제와 높은 세금 부과, 전체적인 흡연인구 감소로 전체적인 흡연율도 낮아지자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더 키우고, 겹치는 부분을 쳐내는 등 효율성을 높여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의도다. 또한 필립모리스는 미국내 시장에서, 알트리아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이 닦아놓은 유통경로를 이용해 각자의 제품을 더 많이 판매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합병이 끝까지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17년 알트리아가 지분확보에 거액(35%, 128억 달러)을 쏟은 JUUL이라는 전자담배 회사에 최근 잡음이 일어나면서 정부 제재 및 각종 소송에 가능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알트리아쪽 주주들이 합병에 불만을 제기한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주가도 합병 발표 후 순간 10%가까운 급등을 보이기도 했지만, 알트리아쪽에 프리미엄을 전혀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바로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양측은 서로간의 주요 제품을 교차판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합병의 시너지가 크게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합병이 성사되기보다 무산될 가능성이 좀 더 높지 않을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