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이란 근본적으로 돈이 아니라 사람들이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살펴보는 '선택'과 관련된 학문이다. 그런데 이는 어떤면에서 보면 사람들의 심리나 군중의 성향 등을 다루는 정치학 및 심리학과 별다를게 없어보이게 만들수 있다.
비슷하게 인간의 선택을 다루면서도 어떤면에서 경제학은 타 학문과 차별성이 있을까?
바로 세 가지 원칙의 강조에 있다.
1. 최적화
2. 균형
3. 실증자료
다른 학문들은 인간의 선택과 행동을 심리적인 요인에서만 중심을 두고 찾는데 반해, 경제학에서는 위의 3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한다. 인간이란 존재는 합리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경제활동을 할 때 우선 가장 효율적인 방법(최적화)을 찾고, 타인의 행동으로 지금 어디가 부족하고 어디가 넘쳐나는지를 알아보고 행동할지를 결정하며(균형), 마지막으로 여러 결과들이 어떤 원인으로 유발됐는지 데이터 등의 자료로 검증(실증)한다.
타 인문학보다 좀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이론(가설)과 논리 전개 및 근거가 제시된다.
1. 최적화
경제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실현가능한 최선의 선택을 하려는 것이 최적화다. 경제주체들은 대부분 최적화 하고 있으며, 여기서의 최적화란 돈을 더 많이 번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등학생이 특정대학에 들어가면 자신에게 어떤 혜택이 있을거라는 정보를 가지고 입시공부에 매달리는 것, 여러 경험을 쌓으면 다양하고 창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고, 실질적 사회 경험을 통해 사회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거라는 정보를 바탕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여행 등을 하는 것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는 것이 최적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실현가능한 범위내에서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실현불가능한 하루 30시간 공부하기 등은 최적화가 될 수 없다. 수중에 100만 원이 있는데 500만 원짜리 초호화 여행을 가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다.
최적화를 통한 선택이 언제나 옳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입시공부를 더 하기로 결정하고 좋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사회생활 적응을 못하고 매일 심리상담을 받느라 번 돈을 모두 바치고도 매일매일 정신이 괴로운 하루를 계속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것도 감안해 결정한 것이므로 최적화에 실패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최적화에 실패했다는 것은 선택할 때의 여러상황을 감안하여 내린 가장 나은 선택이지, 미래의 완벽한 예측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이 공부를 하는 것도, 사회 경험을 쌓는것도, 그 외 기타 창의적활동이나 사고를 키우는 것 등이 아니라 그냥 매일매일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사는 결정을 내린 것은 최적화에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그 활동을 통해 좋은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실패한 것이다. 가진 정보하에서 이러한 선택은 뭔가 미래에 새로운 편익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비용만 잔뜩 발생하고, 새로운 기회의 제공보다는 다양한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을 알기 충분했음에도 그런 결정을 내린 까닭이다.
A라는 제품을 100원 들여 만들어 200원에 파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자. A라는 제품은 두 배의 이윤이 붙는데다가 지금도 너무 잘 팔리고 있다. 어느 날 경영진이 A 제품을 더 생산할지 B라는 새로운 제품을 추가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B는 A와 똑같이 생산하는데 100원이 들어가지만 판매는 120원에 이뤄지고 있다고 하자. 이때 어느 것이 더 최적화된 선택일까? 당연히 A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경영진은 A를 증산하기로 결정하고 투자를 집행했는데 유행이 바뀌면서 A는 50원에 팔아도 팔기 힘든 상황에서 B는 이제 150원에 팔리고 있다면, 이것을 두고 최적화에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가진 정보하에서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 최적화를 진행했지만, 그 잠재적 위험이 현실화되어 나타난 '불운' 혹은 정보부족이지 최적화 실패는 아니다. 만약 가진 정보가 더 많았다면(유행에 대한 지식 등), 그 잠재적 위험을 고려해 또 다른 최적화를 진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진 정보하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다면, 그것이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최적화에 실패한것아 아니라 성공한 것이다.
2. 균형
경제주체들이 최적화를 진행하다 모두가 최적화된 상황이 균형상태다. 이때는 그 누구라도 어떻게 행동을 달리한다고 해서 추가적인 편익을 취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기존에 하던 것을 유지하지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사과 수요가 100개인 상황에서 공급이 100개 이뤄지고 있고 개당 100원에 팔리고 있다고 가정하자. 10개를 공급하던 공급업자가 가격을 10% 낮추면 판매량을 10%을 올릴 수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하자. 과연 가격을 낮추는 행동을 취할까? 10% 낮춰 90원에 팔고 10%를 더 팔아 11개를 팔아 봤자 매출액은 이전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오히려 줄어든다. 가격을 올려봤자 비슷한 상황이라면, 이들을 새로운 변화된 행동으로 이끌 유인이 없는데, 이런 상황이 균형상황이다.
만약 사과 농사가 실패해 공급이 줄어든다면? 일시적으로는 균형에서 벗어난 여러 상황이 나타나겠지만, 결국에는 경제주체들의 최적화 과정을 통해 이전과 같이 모두가 최적화된 균형으로 돌아갈 것이다. 타인들이 또다시 실패를 두려워해 모두가 사과농사를 포기한다면, 수요에 비해 모자란 공급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할 것이고 이를 보고 누군가가 결국에는 사과농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마트에 계산대가 2곳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 1번 줄에는 10명이, 2번 줄에는 0명이 있는 상황은 매우 불균형적인 상황이다. 한동안은 이런 상황이 될 수 있지만, 조만간 1번 줄에 있는 사람이 2번 줄로 향할 것이고 새롭게 줄을 서는 사람들도 2번 줄에 서게 될 것이다. 결국 1번 줄과 2번 줄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고, 줄을 선 사람들은 다른 줄로 이동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이동해봤자 자신에게 새로운 편익이 생겨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타인들의 행동으로 부족한 곳이 생기면 그곳으로 가게 되고, 오히려 넘쳐나는 곳이 생기면 그곳을 빠져나오는 결정을 하게 된다.
3. 실증(경험론)
인간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이론을 제시한 뒤, 그 이론대로 실제로 진행되는지를 검증하는데 실증이 사용된다. 즉, 이론 속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이다.
만약 제대로 된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새로운 이론이 제시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이론이 제시되고 여러 경험자료로 실증되는 과정 속에서 좀 더 분명한 인과관계가 드러나게 되고, 학문은 더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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