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급등하는 서울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대책으로 9.13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었다. 주요 골자는 종합부동산세의 과세를 강화하고, 대출을 받기 어렵게 만들는 방법이다. 과연 이 방법으로 정부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까? 즉, 서울 주택가격 상승을 막아내 보합권, 혹은 하락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이미 정부의 정책은 몇 번이나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 시행했던 '임대사업자 등록 권장'도 혜택을 줄테니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제발 좀 등록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다가 갑작스럽게 '서울 부동산 시장이 급등하는 이유중 하나'라면서 시장 안정을 헤치는 주범으로 꼽아버렸다. 혜택을 축소한다고 발표하면서 '오락가락 정신 못차리는 정책'이라는 비판은 회피하려고 했는지 '기존에 등록한 사람은 축소하지 않는다'라는 이상한 소리가 또 나왔다.

 

시장 안정을 헤치는 '잘못된 것'이라고 해놓고 자신들에게 향하는 '오락가락 정책'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위해 '잘못된 것'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렇게 되면 기존에 등록한 혜택자들과 이후 시장에 진입하는 사람사이의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아 또 다른 시장왜곡을 불러일으키는 행위가 될 우려도 존재한다.

 

어찌됐든 9.13 부동산 대책이 과연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현 상황으로 봐서는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서울, 경기 지역에 인구가 너무 많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더욱 많은 현 상황에서, 또한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된 '혜택'을 위해 계속해서 사람들이 지방에서 조금씩 빠져나와 몰려오면서 수요가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지속해서 절대적인 공급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매우 기형적이다. 서울, 경기, 인천을 합치면 거의 국가 인구의 절반이 한 곳에 집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싱가폴 같은 도시 국가가 아닌 상황에서 이렇게 한 지역에 인구의 절반이 집중된 국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는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는 교통, 주거개발, 시설개선, 교육, 방송, 문화 시설 집중과 혜택은 물론 기업들도 차례차례 교통등이 발달되있고 여러가지 혜택을 누리면서도 인구가 많아 직원 채용이 쉬운 서울과 경기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계속되는 모습이다.

 

이렇게 '초과수요'가 명백한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처음에는 집값이 주춤하는 모습이 나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결국 더 급한것은 수요자가 된다. 이미 수요가 더 많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서울로 수요가 추가되는데 비어있는 집은 보이지 않는 상태기 때문이다. 이를 눈치챈 집주인들은 아예 세금으로 손해보는 것까지 추가시켜서 집을 내놓더라도 수요자는 울며겨자먹기로 살 수 밖에 없는 현상이 서서히 나타나다가 가속화된다. 조세전가와 귀착 문제가 심해지는 것이다.

 

서울과 같은 경우에는 지금 상황에서는 무슨짓을 하더라도 수요탄력성이 모자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요탄력성이 공급탄력성보다 낮은 경우 대부분 공급자에게 부과되는 조세는 전가되어 수요자에게 귀착되기 마련이다.

 

신축주택의 수요는 탄력적이고 공급은 비탄력적이며 기존주택의 수요는 비탄력적이고 공급은 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서울은 이미 포화되었다고 볼 수 있어 더 이상 신축주택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요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봐야하므로, 결국 조세 귀착이 수요자에게 더 강하게 부여될 확률이 높다.

 

9.13 대책과 함께 서울의 그린벨트를 계속해서 해제하고 공공임주택을 늘리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정부 역시 조세전가과 귀착이 수요자에게로 향할까봐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큰 문제는 조세귀착만이 아니다.

 

세금이 부과되어 가격이 높아지고 이는 전체적인 주택거래량 감소로 이어진다. 대출규제역시 거래량 감소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를 바라보는 건설사들은 부담을 느껴 공급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1~2년 후가 지난 후 전체적인 공급량 부족현상이 표면에 확연히 드러나면 갑작스럽게 가격 급등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마저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현 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된 인구 괴현상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9.13 대책은 조세 귀착 문제 이후 주택가격 급등으로 돌아올 뿐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이미 이전에 이렇게 세금과 규제로 집값을 잡으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결국에는 가격 급등을 불러일으키고 이것은 다음과 같은 부동산시장에 유명한 만평을 만들어냈다.

 

(2006년말 쯤에 최초로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던 부동산 문제를 다룬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집값 급등으로 나타나는 박탈감을 묘사하고 있다)

 

현재 발표되는 부동산 대책들을 보고 있자면 그 당시(노무현 정부)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이제 대한민국의 주택보급률이 높아져 오히려 '집 보다 사람이 모자라다'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등 부동산 상황과 여러 경제상황 등에서 다른 점이 많다.

 

그러나 주택보급률 등은 '전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이야기지 '수도권'만 놓고 보면 다른 이야기다. 수도권은 여전히 10년전과 마찬가지로 수요가 더 높다. 이런 상황에서 큰 변화 없이 과거와 같은 정책을 답습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반문하고 싶다.

 

결론적으로 현재 세금 정책과 대출 규제는 수도권에는 장기적으로 조세귀착과 가격 급등의 부작용을, 그리고 똑같은 정책과 규제를 적용받는 지방시장은 더더욱 침체로 빠져들어 부동산 경제가 망가지는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에측해본다. 물론 이는 이후 추가적인 조치 등이 없었을 때 이야기다.

 

즉, 중장기적으로 서울에 집을 가진 사람은 이익을, 지방에 집가진 사람과 서울에 살면서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손해가 발생할 것이다.

 

★ 그렇다면 어떤 방법을 사용해볼 수 있을까? 이에 대 한 창의적인 생각을 다음에 써볼까 한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