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는 기부방식은 대체로 특정한 기부조직들을 통해서 이뤄진다. 자선단체라고 불리는 이들이 기부금을 모아서 자신의 힘만으로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힘들겠다는 사람들은 지정하고, 그들에게 자신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도움을 줄 것인지 결정하여 자금을 집행한다. 누구를 도와줄 것인지, 구호물품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 단체에서 알아서 정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이런 방법으로 대부분 기부가 이뤄져왔고 현재도 여전히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조금 트렌드가 바뀌긴 했다. 개인이 '특정한 누군가'를 후원하고 싶다고 지정하고 그 편으로 자신의 기부금을 써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특정한 누군가를 선정해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자선단체이며, 그들에게 어떤 물품을 전달할지도 여전히 알아서 결정한다.

 

그런데 이런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내 돈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전달되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부조직을 운영하는데도 돈이 필요하다. 이것 역시 받아든 기부금에서 일정량을 떼어내 충당하게 되는데, 조직운영에 오히려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경우 등 중간과정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 미흡한 것이다. 그래서 직접기부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직접기부 방식은 이런 중간과정에 대한 정보가 거의 다 사라지고 자신의 기부금이 온전히 후원하고 싶은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신뢰성이 있다. 거기다 현금을 지급할 경우, 스스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알맞은 곳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현금을 직접 지급하면 이를 마음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겠지만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꼭 필요한 곳에 책임감 있게 대부분 사용한다.

 

기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어도 하지 않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기부를 꺼리는 심리가 내가 낸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것인가 하는 의심이 많다는 점에서도 직접기부를 활성화 하는 것은 이런 숨은 기부자들도 세상에 나오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직접기부가 활성화 된다는 것은 어쩌면 기존 기부단체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 될 수 있어 이들은 이런 상황을 경계하고 안 좋은 분야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물론 그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계의 절대적 빈곤을 좀 더 줄이기 위해서라도 숨은 기부자들을 더 끌어낼 수 있는 직접기부의 활성화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