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은 더 작은 것에 많은 신경을 쓴다.

 

마트에 가서 물건을 고르는 데 뭐가 조금 더 싸지 않은가를 살피고, 특정 물건을 생활 속에서 조금 더 절약하고 아껴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한다. 물론 아주 훌륭한 습관이지만, 문제는 이것이 큰 결저을 할 때까지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필품 등(저렴한 것들)을 사는데는 몇 시간씩 꼼꼼히 살피지만, 비싼 아웃도어나 자기자신을 꾸미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아주 쉽게 지출한다. 몇 억원짜리 집을 사기로 결정하는데 장 보는 것보다 빠른 시간안에 결정내리는 것도 흔한 일이다. 집을 사는데는 몇 분 둘러보고 의사결정을 끝내는데, 장보러 가서는 몇 시간동안 고르고 고르는 것이다. 이는 투자에도 연결되어 몇 달 동안 아끼고 아껴서 모은 몇천 만 이상의 돈을 주식에 밀어넣는데 그 회사에 대해서 누가 던져준 정보 하나만 믿고 덤벼 들기도 한다.

 

부유한 자들은 완전히 반대로 행동한다.

 

돈이 많이 걸린 일일수록 그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것을 확실한 전제로 깔아놓는다. 일단 관련된 내용을 공부하고, 자료를 찾고, 그 자료의 분석 내용을 보고 스스로 다시 재분석해 본다. 그것들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한 뒤 결정을 내린다. 작은 결정은 그냥 남에게 맡기기도 한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주고 장을 봐달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가진 자산이 많으니 작은 결정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일반인들이 큰 결정을 하는 것에 대해서 대충 하는것을 정당화 시킬 수는 없다. 부유해지고 싶다면 당연히 작은 결정에 들인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큰 결정에 들여야 한다. 작은 결정에서 절약하고, 큰 결정에서도 이익을 보니 이중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작은 결정을 꼼꼼히 하고 큰 결정을 대충 하는 이 현상은 영국 의회의 활동을 관찰하면서 발견해 '영국 의회 착각'이라고도 한다. 큰 예산을 통과 시킬 때는 대충대충 빨리 통과시키면서 작은 예산을 통과 시킬 때는 자꾸 이래저래 예산이 적절하게 분배된 것이 맞는가 등을 말하며 질질 끌어서 뒤늦게 통과 시키는 현상을 보고 사람들의 의사결정 방식의 부조리함을 찾아낸 것이다.

 

사실 영국 의회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의회가 그렇지 않을까? 큰 예산은 건들자니 이래저래 알아야 할 것도 많고 한데, 작은 거는 생활 속 이야기라 간단해 보이고 쉽게 접근이 가능할 것 같아서 예산안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더라도 자금이 많이 집행되는 곳에 더 관심을 주어야 전체적으로 더 옳은 결정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알면서도 하지 않아서 문제가 될 뿐.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