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과자가 먹고 싶어 들린 마트. 적당히 단 맛을 가진 딸기맛을 찾아다녔다. 크라운산도의 딸기맛이 눈에 띈다. 그런데 옆에 비슷한 모양의 '딸기샌드'가 보인다. 이마트에서 만든 노브랜드 제품이다. 크라운 것은 16개가 들어있는데 3900원 정도? 였고, 노브랜드는 20개가 들어있는데 3500원 정도였다. 이 정도면 가격만 보면 무조건 이마트제품이 승리다.
그렇다면 맛은...? 성분표를 보면 대충 맛의 차이가 어떻게 될런지 알 수 있을터.
두 제품의 영양성분 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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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충격적이다. 1회 제공량당 영양성분이 완벽하게 일치한다. 한 치의 오차도 없다. 이 정도면 그냥 빼다박은, 시험이라면 대놓고 커닝을 한 수준이다. 아무리 비슷하게 만든다 해도 이렇게까지 만들어질 수가 있기는 있나? 원재료명과 함량까지 세세하게 보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거의 똑같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당연히 이마트껄 사서 집에왔다.
하나 먹어보았다. 맛도 거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크라운산도를 먹은지 한참이 지나서 그런지 몰라도 비스킷이 조금 더 바삭하지 않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든다는 정도? 나중에 크라운꺼도 다시 사서 먹어보아야 겠다. 원재료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지만 만약 거기서도 거의 차이가 없다면 노브랜드 제품을 안 살 이유가 없을 것 같았다.
검색을 한 번 해보았다.
이마트 딸기샌드를 크라운에서 만들어서 납입한다고 뜬다.
...
그러니 성분표가 똑같을 수 밖에. 과자를 조금 다르게 해서 만들려면 새로운 공장라인을 지어야 하니, 그럴돈으로 차라리 조금 더 싸게 납품하자 싶었나 보다. 덕분에 이마트는 과자연구소를 운영할 필요도, 과자 공장을 소유할 필요도 없이 편안하게 똑같은 상품을 들여와 더 싸게 파는게 가능해진 것 같다. 소비자에게 있어서는 분명 좋은 일이다.
그러나 과자기업은 힘들더라도 조금 다르게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안 그래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인데 이 정도면 점점 눈치채고 노브랜드 제품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 제 살을 깎다가 나중엔 몸 전체를 내줄거 같은데... 아니면 이마트에서 완전히 똑같이 만들어서 납품하라고 말한건가?
최근 거의 몇 달? 아니 1년 이상? 사먹지 않아서 가격대가 어떻게 됐는진 모르겠지만, 혹시 원래는 크라운 것이 비슷한 용량에 3500원 수준으로 지금의 이마트 브랜드것과 비슷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국 노브랜드 제품으로 팔려도 기존과 비슷한 이윤이 남고 기존제품이 팔리면 더 많은 이윤이 남는 것이니 '윈윈'이 된다. 물론 낮은 가능성이긴 하다. 노브랜드가 나와 기존가격과 비슷하게 책정되고, 기존 상품은 갑자기 가격이 상승하면 비난의 화살이 이마트의 노브랜드에 몰릴테니.
어쨌든 이런 상황을 그냥 보고 '아 그렇구나' 같은 소리나 하고 넘어가기만 하면 제대로 된 투자자라고 할 수 없다. 움직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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