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과관계란 특정한 사건이 다른 사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물을 100도 이상으로 가열하면 끓게 되는데, 100도 이상으로 가열한 사건이 직접적 원인이 되어 물을 끓게 만드는 것이다.

 

▶ 상관관계는 두 가지 사건에 연관성이 존재하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 연관성이 직접적인 원인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결과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증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논리성이 존재하지 않아 신뢰성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상관관계에 있는 둘은 갑자기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아무런 연관이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물을 100도 이상으로 가열했는데 갑자기 얼어 버린다거나, 끓지 않고 그대로 가만히 있는 상태가 된다면 물 온도와 끓는 것은 상관관계에 있었던 것이지 인과관계였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물은 항상 100도가 되면 끓는다. 원인은 물이라는 액체의 기화점이 100도이기 때문이다. 직접적 원인을 뒷받침해주는 올바른 논리가 존재하는, 분명한 인관관계인 것이다.

 

가장 유명한 상관관계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주식 '베타'다. 주식시장 전체(주가지수)가 변동하는 것에 대해 한 종목이 얼마나 변하는가를 나타낸 것인데, 베타가 1이라면 주가지수가 1% 오르면 베타가 1인 주식도 1% 오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이에 제대로 된 논리는 없다. 그냥 '예전에도 그랬으니 계속 그럴 것이다'라는 것일 뿐.

 

그러나 베타 1이던 개별주식회사가 속한 업종이 사양산업으로 된다면 어떻게 될까? 기존 상관관계에 따르면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똑같이 상승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상승하기는 커녕 오히려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 인과관계와 상관관계가 헷갈리는 것은 인과관계 속에 상관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 모두 A가 이렇게 변하면 B는 이렇게 변한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관관계는 그 속에 올바른 논리가 필요한 것이고, 상관관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에서 차이점이 존재한다.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로는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다음과 같다.

 

1. 누락 변수에 의한 영향

2. 시간우선성 존재

 

이 두 가지와 상관관계를 합쳐 인과관계 성립의 3가지 조건이라고도 한다.

 

→ 누락 변수란 다른 변수에 의한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즉 결과가 다른 원인에 의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다른 원인을 무시한 채 자신들이 주장한 원인으로 인한 것이었음을 주장하는 것이다.

 

'일본 부동산 폭락과 한국에서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 쓴 글이 있는데, 여기에서도 그러한 것이 드러난다. 인구론을 중요시하는 몇몇 학자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본도 경제활동인구가 줄면서 부동산 폭락이 나타났다. 이제 한국도 줄어들고 있으니 장기간에 걸친 폭락이 올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원인은 경제활동인구 감소, 결과는 장기간의 부동산 폭락과 침체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잘못된 주장이다. 부동산 자산의 '거품'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특히 KBS 명견만리라는 공영방송에서 주장하면서 더 강하게 확산된 것인데, 공영방송이라는 곳에 나올 만큼 나름 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조차 인과관계와 상관관계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 시간우선성의 존재란 원인이 결과보다 앞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역의 인과관계' 성립하지 않아야 한다. 역의 인과관계란 원인과 결과가 서로 뒤섞여 누가누구에게 영향을 주는지 알기 힘들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랄까?

 

예를 들어 '음식을 골고루 잘 먹으면 더 건강하다'는 결론을 생각해보자.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받으니 건강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몸이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은 먹고 싶어도 먹기 힘들 수가 있다.

 

심한 감기에 걸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음식을 건강할 때 처럼 이것저것 골고루, 충분히, 즉 잘 먹을 수 있겠던가? 건강이 많이 안 좋은 사람은 음식은 커녕 죽이나 약도 삼키기 힘들다.

 

건강하니까 음식을 골고루 먹게 되고, 이것이 다시 건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건강하니까 골고루 먹는 것인지, 골고루 먹으니까 건강한 것인가에 대해서 쉽게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유할수록 건강하다'라는 결론도 생각해보자. 부유하면 더 신선한 재료와 건강관리에 신경을 쓸 여유가 있어서 더 몸상태가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건강하면 병원과 약국에 들락날락하면서 쓸 돈의 지출이 줄어든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수도 있다. 즉, 몸의 건강이 부유함으로 연결되어 부유한 것이 먼저인지 건강한 것이 먼저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건강할수록 부유하다'가 먼저인지, '부유할수록 건강하다'가 먼지인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시간적으로 우선적인지 알 수 없는 역의 인과관계가 성립하면 이것을 확실하게 인과관계로 규정짓기가 힘들어진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