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래서 금리(수익률)가 상승하면 가격은 내려간다.'

 

이것이 채권의 기본 원리 중 하나라고 하는데... 처음에 이 말을 들으면 이해하기가 상당히 쉽지 않다. 아니, 수익률이 더 높아졌는데 왜 가격이 떨어져? 이자 더 많이 준다는거니까 오히려 더 비싸지면 비싸졌지, 싸지는건 말이 안 되지 않나?

 

나도 처음에 상당히 헷갈렸던 부분이다. 문제는 채권이나 금융에 대해서 설명하는 교수들도 속 시원하게 이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을 해주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가격을 기준으로 생각하라'라는 조언은 들어봤지만... 왜 가격만을 기준으로 해야하는가? 그래서 이런 글을 하나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써보려고 한다.

 

★ 채권가격과 채권수익률 간의 관계가 헷갈리는 것은 수익률을 우선해서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격을 우선해서 생각하면 큰 문제가 없다. 만약 자꾸 수익률을 우선해서 생각하는 경우에는 이렇게 분할해서 생각하여야 한다.

 

→ 채권가격 = 기존 채권

→ 채권수익률(채권금리) = 신규 채권

 

즉, 채권의수익률이나 금리가 올라갔다고 하는 말의 뜻은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들의 금리가 기존보다 높아져서 발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보자.

 

2017년 1월에 국가에서 발행하는 3년물 국고채의 금리가 2%였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2018년 1월이 되자 3년물 국고채의 금리를 3%에 발행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즉, 1년 전보다 신규로 계속발행되는 국채의 금리가 1% 높아진 것이다.

 

이 예에서 위에서 말한 기존 채권에 해당하는 것은 2017년 1월에 발행한 국채이고, 신규 채권은 2018년 1월에 발행한 국채다.

 

채권수익률이 어떻게 됐는가? 상승했다. 신규 채권이 이전 보다(2017년 1월 채권, 즉 기존 채권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되고 있으니 채권수익률이 높아진 것이다.

 

이제 채권가격에 대해서 보자. 2017년 1월에 국채를 1만 원에 산 A라는 사람이 있다. A는 1년에 2%인 200원을 이자로 받는다. 그런데 2018년 1월에 국채를 사게 되는 B는 똑같이 1만 원을 주고 샀는데 1년에 300원을 이자로 받는단다.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A는 가지고 있던 채권을 다시 1만 원에 팔아서 2018년에 계속 새롭게 발행되고 있는 신규 채권을 사고 싶어질 것이다. 즉, 자신이 보유한 채권을 내다팔게 된다. 그런데 A와 같은 생각을 하는 2017년 1월 채권 구매자들이 자신이 가진 채권을 시장에 계속 내다팔게 된다.

 

2017년 1월 발행된 채권을 팔겠다는 사람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즉, 2017년 1월 채권은 '초과공급'상태가 된 것이다. 특정한 물건에 초과공급이 발생하면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그 물건의 가격은 떨어지게 된다. 이 원칙에 따라 2017년 1월 채권가격 역시 하락한다. A는 1만 원에 샀지만, 시장에서는 이제 1만 원보다 싼 2017년 1월 국채들이 등장하게 된다. 채권수익률(신규 채권)이 상승함으로써 채권가격(기존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다.

 

채권수익률과 채권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는 이론은 이렇게해서 성립된다. 채권가격 = 기존채권, 채권수익률 = 신규채권. 이 것을 제대로 인지하면 '금리가 상승해서 채권가격이 떨어졌다' '금리가 하락해서 채권가격이 상승했다'의 말이 이제 이해될 것이다.

 

즉, '금리가 상승해서 채권가격이 떨어졌다'라는 말은 '신규로 발행되는 채권들의 금리가 이전보다 상승해서 발행되고 있기에 기존에 존재했던 채권들의 가격은 떨어지고 있다.'로 해석되는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