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이제XX차유동화' 라는 채권의 형태는 언뜻 보기에 어느 회사와 관련이 있는지 알기가 어렵고, 어떻게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돌려주는지도 한눈에 알아보기 쉽지가 않다. 유동화 증권이 특수목적기구를 설립해 운영되기에 그런경우가 많겠지만 이 채권은 이름부터 특이해 더 그런것 같다.


먼저 '색동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채권의 원리금은 설립된 유동환전문회사에서 지급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시아나항공이 책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예로 든 것은 제이십차채권. 회사의 개요를 보면 아시아나 항공이라는 이름이 보임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원리금을 아시아나에서 책임지는지는 아래의 그림과 같다.


(색동이제이십차유동화전문 증권의 기본 구조 그림)


그림으로는 구조가 복잡하지만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들이면, 그 돈으로 색동이유동화전문(여기서는 제이십차)회사에 돈을 주고, 유동화전문회사에서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지급한다고 보면 된다.


주의할점은 ABS(자산유동화채권)가 그러하듯 만약 색동이채권도 아시아나항공이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담보로 잡혀 있는 것을 우선으로 해서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게 되는데, 색동이는 그 담보가 꽤 빈약함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구조도에 대한 설명에서 그 까닭을 살펴보자.


(현재 및 장래의 여객매출채권과 화물운송매출채권이라는 말이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장래'라는 부분이다.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보통은 지금의 매출채권만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 채권은 미래에 나타날 매출채권까지 고려해서 발행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에서 '우리 매출이 이러이러한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미래에도 비슷하게 매출이 발생할 것이고, 혹여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 매출로 채권의 원리금을 줄 수 있다'라고 하며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제이십차는 홍콩과 싱가포르 매출을 기반으로 한다고 나타나있다)


미래 발생할 매출이 담보라는 것에서 상당히 담보가 취약함을 알 수 있는데, 쉽게 말해서 아시아나 항공이 파산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으면 다른 채권의 원리금도 중단되겠지만, 색동이 유동화 채권들도 원리금 지급이 중단되고 회수할 방법이 없다. 담보가 있는 ABS라고 말하겠지만, 말이 담보지 실제로는 담보를 잡아서 신용보강을 꽤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일반채권보다 나은 점이라면, 만약 다른채권의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 정도가 와도 회사가 운영만 된다면, 다시말해 아시아나가 비행기를 띄우기만 한다면 그 과정에서 고객들이 결제한 카드금액 등이 색동이의 담보로 잡혀 아시아나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바로 색동이 투자자들에게 분배되기 시작한다라는 점이다.


즉, 색동이 채권은 회사가 망하기 직전이건 말건, 어떤 힘든 상황에 쳐하든 간에 일단 아시아나 항공이 어떻게든 비행기를 띄우고 매출을 발생시키기만 한다면 거기서 발생된 돈으로 가장 먼저 원리금을 지급받을 수 있어 조금은 낫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으나, 어쨌든 매우 빈약한 담보로신용보강을 해놓은 ABS임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추가적인 신용보강도 있다.


(색동이제이십차의 경우, 중소기업은행이 제1-13 ~ 제1-24채권에 상환을 책임진다고 명시되어있다)


중소기업은행이 상환을 책임짐으로써 다른 색동이제이십차는 BBB등급이지만, 1-13에서 1-24까지는 AAA등급으로 신용등급이 책정되어있고, 이자율도 훨씬 낮게 발행되었다.


(1-13을 기준으로 발행시 지급이자율이 대폭 낮아짐을 알 수 있다)


정리하자면 색동이유동화채권들은 아시아나항공에서 원리금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으며, 담보가 잡혀 있으나 담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수준을 담보로 잡은 ABS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신용'을 바탕으로 돈을 빌렸다고 보는게 더 자연스러울듯.


일반채권보다 나은 점은 아시아나항공이 파산하지만 않은 상태에서 얼마나 힘들건 말건 비행기는 끝까지 남겨놓고 조금씩이라도 띄우면서 매출을 발생시키기만 한다면 원리금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른 채권에 비해 낫다고 꼽을 수 있다.



애초에 미래에 현재의 매출채권만을 담보로 하지 않고, 미래에 발생할 것까지 이용해서 ABS를 발행했다는 점부터 아시아나항공이라는 회사의 사정이 코로나 발생전부터 그다지 좋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는데, 코로나 발생이후로 더더욱 안 좋아진 이 회사가 어떻게든 파산하지는 않고 비행기는 지속적으로 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고려해볼만할 채권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