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코스피시장, 코스닥시장은 물론이고 해외의 니케이, 다우존스 등등 수많은 주식시장에서는 계속해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루에 거래되는 금액만 해도 어마어마한 이 시장은 도대체 왜 생겨났고, 왜 그렇게 중요하다고 하는 것일까? 이걸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시초는 대항해시대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세워진 동인도회사다. 이 당시 비잔틴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이 이스람 오스만투르크에 함락되면서 동서양을 이어주는 무역의 중심지가 사라졌고, 동양의 수입품 가격이 급등할 조짐이 보이자 유럽은 직접 동양과의 거래에 나서게 된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항로를 개척하는데 성공하고, 네덜란드는 장거리 무역에 필연적으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위험을 나누고 더 큰 자본금을 통해 더 많은 물자를 실어오게 하기 위해 동인도회사를 세웠다. 이렇게 최초의 유한책임회사가 설립되어 주식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회사가 생기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한 번 항해를 갔다오면 생겨난 이윤을 그대로 재분배하고 항해는 종료되었고 새롭게 자금을 조달하여야만 했다. 그러나 동인도회사는 항해가 끝나더라도 이윤을 재분배하지 않고 그 돈들을 그대로 재투자에 사용했다. 이 때 당연히 재투자를 하기보다는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들을 위해 가지고 있는 지분을 거래, 즉 주식거래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하였고 이것이 주식시장의 시작을 알렸다.

 

아직까지도 주식거래가 도대체 왜 중요한것인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처음에 투자한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해도 다른 투자자가 그대로 대신 들어오므로 회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그대로 계속 사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주식거래는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A라는 기업이 100명의 주주에게 100원씩 총 1만 원을 모아서 사업을 했다고 가정하자. 사업이 잘 되어서 이 돈이 두배로 불어나 2만 원이 되었는데 50명의 주주들이 지금 당장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한다면? 회사의 규모가 커지지 못하고 다시  1만 원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이미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에 돈을 투입해놓은 상태라면 이것들을 다시 팔아서 돈을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투자자가 당장 자금을 회수하려고 한다면 이것들을 급하게 팔아야 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은행같은 곳에서 차입하여 투자금을 돌려준다면 가질 필요가 없었던 이자부담이 생겨나게 된다. 그런데 주식이 거래되어 새로운 투자자들이(새 투자자가 몇 명이건 상관없다) 기존 50명의 주주들에게 200원씩 1만 원을 지급하고 주식을 넘겨받으면 회사의 규모가 작아지거나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는 등의 문제가 전혀 생기지 않는다.

 

즉, 주식거래는 기업을 운영할 때 투자자금이 갑작스럽게 빠져나가는 상황을 막아 이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손실을 막으며 지속적으로 기업을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동인도회사 얘기를 덧붙이자면, 주식거래가 되는 이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네덜란드는 17세기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중 하나로 우뚝서게 된다. 다른 나라에서 조그만 배를 동양으로 보내보려고 자본유치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그 보다 훨씬 더 큰 배를 시간의 허비없이 보낼 수 있었으니 당연하지 않겠는가? 물론 이것만으로 부국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던 것만은 분명하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