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결정요인 중 가장 전통적이고 장기적으로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손꼽히는 것이 각 국가간의 상대적 물가이며, 국가간의 상대적 물가에 따라 환율이 결정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바로 구매력 평가설이다. 이 학설은 화폐인 통화의 진정한 가치는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의 양에 따라 결정되므로 환율의 결정은 각 국가 통화의 상대적 가치를 반영한 두 통화간 교환비율 이야기하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

 

달러/원 환율이 현재 1달러당 1,000원이고, 한국에서 판매중인 휴대폰 S가 10,000원에 판매되고 있을 때 미국에서도 휴대폰 S가 환율에 부합하게 10달러에 판매중이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한국에서 물가가 10% 상승해 휴대폰 S의 판매가격이 11,000원이 되었다면, 미국에서도 11달러에 판매가 되어야 통화간 상대적 구매력이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에서는 물가가 전혀 상승하지 않아 여전히 10달러에 판매중이라면, 한국 원화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했고 미국 달러의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이 된다. 따라서 이 경우 한국통화의 구매력 하락을 반영해 국제적으로 원화가 평가 절하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1,100원으로 상승하여야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것이 구매력 평가설의 기본이다.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특정 국가의 물가가 상대국보다 더 많이 올라 구매력이 약해졌다면, 그것이 환율에 반영되어 평가절상이나 평가절하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국처럼 직접표시법 혹은 자국통화표시법(외국통화 1단위와 교환되는 자국통화 가격)을 채택하는 국가의 경우 평가절하가 되면 환율이 상승하고, 평가가 절상되면 환율이 하락하게 된다.

 

이런 구매력평가설의 기본전제는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한다고 보는 것인데, 일물일가의 법칙이란 두 나라의 재화시장이 완벽히 통합되어있다고 가정할 경우 동일한 재화에 대해서 다른 두 나라의 화폐를 한 가지 동일화폐로 표시했을 경우 동일한 구매력으로 수렴해간다는 이론이다. 위의 휴대폰 S의 사례는 동일한 개별 재화에 대해서 일물일가의 법칙을 적용한 것이다. 한 가지 동일한 개별 재화에 대한 일물일가를 적용해 각 통화의 고평가와 저평가를 알아보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전세계에 판매점을 가진 맥도날드의 햄버거를 판매가를 이용한 빅맥지수와 스타벅스의 라떼 지수 등이 있다.

 

개별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라 모든 재화나 서비스에 일물일가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식으로 한 나라의 물가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

 

▶ 자국물가 = 환율 × 상대국물가

 

이를 등식의 법칙으로 수정하면 환율은 각 국가의 물가를 고려해 다음과 같이 수렴해 간다.

 

▶ 환율 = 자국물가 ÷ 상대국물가

 

즉, 자국물가가 상대국물가보다 더 높아지면 환율은 상승하고, 상대국물가가 자국물가보다 더 높아지면 환율은 하락한다.

 

구매력 평가설에 따른 환율이 물가차이를 통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구체적으로 조정되는 것은 실질환율에 기인하는데, 이 실질환율이 기업의 수출 등에 영향을 주게 되어 외화의 공급과 수요가 변경되기 때문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