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수준이 적정한 최저임금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절대적 기준과 상대적 기준으로 나누어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데, 먼저 절대적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 절대적 기준은 다음과 같은 생각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이란 '이 사회 속 물가를 감안하면,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최소한 이 정도의 임금은 받아야 생활이 가능하다'라고 정해놓은 것이다.

 

딱히 뛰어난 전문기술 등이 없이도, 그 누구라도 금방 할 수 있는 일이므로 경쟁사회에서 이런 곳에 너무 높은 임금을 주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전문기술 등을 익히기 위한 노력의 댓가가 없는데 누가 어려운 기술이나 지식을 익히려고 하고, 누가 어렵고 위험한 일에 뛰어드려고 하겠는가?

 

물론 애초에 그런 상황까지 갈 일이 별로 없다. '역 박탈'을 불러일으키는 임금이 책정되면 사용자측에서 이익이 남지 않는 곳은 모두 정리할 것이고, 그 정리 대상은 당연히 전문기술 등이 부족한 최저임금을 받는 대상들이다. 이익창출력이 낮기 때문이다. 대규모 실직이 발생할 것이고, 국제사회인 현 사회에서는 대폭적인 해외인력들이 유입되어 더 가속화될 것이다. 아무런 기술 등이 없어도 일단 그 국가에 가기만 하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낮은 임금이 책정되면 다시 '경쟁사회로 뛰어들 기회 자체가 박탈'당할 수 있다는 것에서 역시나 위험이 존재한다. 소득분배가 지나치게 이뤄지지 않아 사회적 박탈감 등이 발생하여 구성원 간에 계속해서 싸움이 발생하는 것도 건강하지 못한 사회를 만들 수 있어 문제가 되지만, 시장경제체제가 경쟁을 근간으로 한다는 것에서 상류층 도전 기회 박탈이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가 된다.

 

비록 지금은 소득의 하위층이더라도 나중에 상위층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 지속적인 경쟁이 이뤄진다. 즉, 밑에서 계속 위에 있는 소득층에게 '언제라도 내가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메시지가 아예 사라져 독점, 과점 등이 공고해지거나 경쟁이 사라지는 순간 사회전체의 편익이 줄어들게 된다. 이는 시장실패 중 하나로 여겨진다.

 

따라서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면서 이후에 경쟁에 뛰어들기 위한 어느 정도의 준비자금을 모을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쉽게 말해 생활 필수품 소비를 할 수 있으면서도 미래를 위한 어느 정도의 저축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돈이 모여야 그것을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든, 아이디어를 이용한 사업을 하든, 아니면 자기 밑세대에게 상류층으로 가도록 밀어주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리고 남들보다 더 높은 전문기술이나 지식이 필요하거나, 더 어렵고 힘든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역 사회적 박탈'을 주게 되는 상황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즉, 되도록 양측 모두를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선을 지켜주어야 한다.

 

★ 그렇다면 어느 정도 최저임금이 절대적 기준으로서 합당한가?

 

일반적으로 그 수준은 '중간소득의 절반소득'으로 가정한다. 전 세계 여러국가들을 살펴보았을 때, 중간소득의 절반정도 수준을 낼 수 있으면 그 사회 속 물가수준에서 필수품을 소비하면서도 미래를 위한 저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때 '중간소득'을 무엇으로 가정하느냐에 대한 두 가지의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1) 소득의 수준에 따라 1에서 100번까지 숫자를 부여한 100명의 사람이 있을 때 50번째나 51번째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 즉, 소득의 중위에 있는 사람들인 '중위소득'을 중간소득으로 할 것인가.

 

2) 소득의 수준에 따라 1에서 100번까지 숫자를 부여한 100명의 사람의 소득을 모두 더한 다음, 그것을 100으로 나눈 것. 즉, 전체소득의 평균인 '평균소득'을 중간소득으로 할 것인가.

 

소득이 상류층에게 더 많이 집중되어있을 경우엔 근로자측은 2번이 옳다고 주장하고, 사용자측은 1번이 옳다고 주장한다. '평균소득'이 '중위층소득'의 임금보다 높게 잡히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에는 주장이 다시 반대로 뒤집힐 것이다.

 

▶ 절대적 기준의 적용

 

중위소득이든, 평균소득이든, 어쨌든 한 가지를 기준으로 잡기로 했는데 만약에 지금 그 기준으로 따져보았을 때 최저임금이 기준으로 잡은 중간소득의 30% 밖에 안 된다면, 내년에 50%로 만들면 그것이 올바른 최저임금 인상일까?

 

그것은 또 그렇지 않다. 상대적인 기준도 반드시 고려해야만 한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