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가 가결되면 세계 경제, 특히 유럽 경제에 큰 파동이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 금융시장은 경제에 발생한 파동과 앞으로 발생될 파동을 예측해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인간의 예측과 같은 것이 과대해석되면서 '오버슈팅'으로 많이 나타난다.

 

즉, 앞으로 투자자들이 브렉시트 후의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예상을 알아낼 수만 있다면 환율, 주식, 채권 시장에 나타날 오버슈팅으로 인한 큰 가격 변동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브렉시트와 같은 거대 사건으로 발생하는 큰 가격 변동을 이용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가 조지 소로스다. 소로스는 브렉시트를 어떻게 활용했을까? 이후 알려진 대표적인 행동은 다음과 같다.

 

▶ 1번. 파운드화 매수

▶ 2번. 도이치은행(독일 최대 은행) 매도

▶ 3번. 배릭골드(금광 회사) 매수

 

파운드화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소로스는 브렉시트 전 내뱉은 말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파운드 가치가 20% 폭락할 수도 있다'라고 말하던 사람이 브렉시트 직전에 파운드화를 매수한 것이다.

 

그런데 이는 우리가 결과를 미리 놓고 보기 때문에 소로스의 판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 본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52% : 48%로 겨우 통과되었다. 즉, 얼마든지 반대의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전에 이미 파운드화는 불안감에 하락을 시작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파운드화 가치 변동을 일봉으로 나타낸 것. 2016년 6월 23일 브렉시트 가결 후 다음날 급락이 보인다)

 

 

(주봉으로 나타낸 파운드화 가치. 2016년 6월 13~20일 주봉의 형태를 보면, 이미 저점에 자리잡은 모습)

 

 

즉, 만약 반대표가 더 많이 나와 브렉시트 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운드화가 반대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충분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한 방향으로만 하는 투자는 위험하다. 지금처럼 찬성이 많이 나와 가결이 이뤄지면 큰 손해를 보레 될 테니까 말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소로스는 찬성표가 많이 나올 것을 대비해 도이치 은행을 공매도 하고 배릭 골드를 매수해놓았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어쨌든 금융시장에 혼란이 발생할텐데, 이때 유럽에서 가장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독일의 최대은행인 도이치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투매가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금융시장 혼란은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 보면서 배릭골드를 매수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조지 소로스의 예상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으면, 파운드화를 매수한 것에서 이익이 발생하고 도이치은행과 배릭골드에서 손해가 발생한다. 반대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도이치은행과 배릭골드에서 이익이 발생하고 파운드화에서 손해가 발생한다.

 

??? 뭐지? 결국 한 쪽에서 이익이 나더라도 한 쪽에서 손해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렇게 거대한 사건에는 '오버슈팅'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오버슈팅으로 인한 과도한 반응은 이후 다시 천천히 균형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먼저 오버슈팅이 발생한 부분에서 이익이 발생한 것은 빨리 이익을 확정시킨다. 그리고 손해가 난 부분은 그냥 들고 있으면 이후 균형으로 돌아왔을 때 매도하여 손해의 정도가 많이 줄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브렉시트가 발생하든 발생하지 않든, 이익이 난 곳은 빠르게 이익을 확정하고 손해가 발생한 부분은 균형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실제로 이후 파운드화는 오버슈팅으로 1파운드당 13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2018년 1월 말 파운드화는 1500원대까지 회복된 모습이다)

 

 

그렇더라도 소로스는 브렉시트가 발생할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움직였다고 보아야 한다. 주식과 같은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공매도 형태로 보유하기에는 불안한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전체를 나타내는 주가지수가 장기간에 걸쳐서는 거의 상승세를 보여주듯이, 괜찮은 주식들은 거의 다 장기간에 걸쳐서는 상승세를 보여준다.

 

즉, 브렉시트가 일어날 확률이 좀 더 높다고 보는 상황에서 오버슈팅 후 조정을 오래 기다릴 수 있는 것으로 '통화'를 선택한 것이다.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공매도한 도이치 은행(2일간 20% 정도 급락)에서 이익을 얻고, 손해가 발생한 파운드화는 들고 있으면서 오버슈팅이 조정되기를 기다려 손해를 줄인 후 처분해 최종적으로는 이익을 얻는다.

 

반대로 만약 브렉시트가 발생하지 않아 파운드화의 가치가 상승하고 도이치은행의 주가도 상승했다면, 아마 소로스는 둘 모두를 처분하여 '본전'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 본전 이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였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