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평가해보는 방법 중 하나로 많이 쓰이는 것이 잔여이익모델(RIM, Residual Income Model)이라고 불리는 초과이익(잔여이익)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RIM의 기본적인 논리는 다음과 같다. 주식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기업에 투자하면서 원하는 수익률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 수익률 이상을 만들어낸다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려서 주가가 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치보다 낮은 수익률을 만들어낸다면 오히려 실망한 투자자들의 매도물량이 많이 나오면서 주가는 하락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원하는 수익률을 '요구수익률' 혹은 '자기자본비용' 등으로 부른다.

기업이 만들어서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수익률은 ROE(자기자본수익률)이다.

 

즉, 잔여이익모델은 ROE가 요구수익률보다 높으면 높을수록 기업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보자.

 

현재 기업의 순자산이 500억 원이고 ROE는 10%, 요구수익률은 6%라고 가정하자. 10%의 ROE는 앞으로 3년간 유지되면서 잔여이익을 키울 것으로 보이며, 3년 차부터는 ROE가 작아지는 등으로 인해 3년차의 잔여이익이 영구적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한다.

 

ROE 10%가 3년간 유지된다고 보므로 첫해 순이익은 500억의 10%인 50억, 2년차에는 550억의 10%인 55억, 3년차에는 605억의 10%인 60.5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해 순자산이 500억인데 요구수익률이 6%이므로 기본적으로 주주들이 요구하는 필수 수익은 1년차에는 30억 원이다. 2년차는 순자산이 550억으로 늘었으므로 33억. 3년차에는 36.3억 원이 된다.

 

따라서 첫해 잔여이익은 '50-30=20억'

2년째는 '55-33=22억'

3년차는 '60.5-36.3=24.2억'

 

으로 추정된다.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연차(년)

순이익(억)

필수 수익(억)

잔여이익(억)

1

50

30

20

2

55

33

22

3

60.5

36.3

24.2

 

다음으로 3년 추정기간 동안의 잔여이익을 각각 현재가치로 할인한다. 3년간 물가가 3%씩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1년차는 '20÷1.03=19.41'

2년차는 '22÷1.0609=20.73'

3년차는 '24.2÷1.0927=22.15'

 

이 된다.

 

3년차 부터는 24.2억의 잔여이익이 영구적으로 발생한다고 가정하므로 이 영구이익을 요구수익률인 6%의 할인율로 나눠서 영구적 잔여이익의 가치를 구한면,

 

'24.2÷0.06=403.33'이 된다. 이것은 3년 후 부터의 영구이익이므로 이를 다시 현재가치로 할인해주면,

 

'403.33÷1.0927=369.11'로 나타난다.

 

이제 미래 발생할 모든 잔여이익의 현재가치와 지금 보유한 순자산을 구하면 기업의 가치가 드러나게 된다.

 

 500(현 순자산)+62.29(3년차까지 잔여이익 현재가치 합)+369.11(3년 이후 잔여이익 현재가치)=931.4

 

따라서 이 기업의 가치는 931.4억 원으로 평가되며, 만약 현재 이 기업의 시가총액이 931억 보다 작다면 평가한 실제 기업의 가치보다 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저평가 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매수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매도로 대응하면 된다.

 

참고로 여기서 든 예는 3년차까지만 추정하고 이후에는 잔여이익이 영구적으로 유지된다고 보았지만, 일반적으로 RIM을 사용할 때는 10년 정도까지는 추정하고 영구적으로 유지된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마지막으로 잔여이익 모델은 초과이익에 의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져 주가의 변동을 일으킨다는 꽤나 논리적인 구조를 가진 가치평가 방법이며, 단순히 PBR이 1보다 낮다고 저평가, 1보다 높다고 고평가라고 단정짓는 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려주는데 효과적인 평가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부분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도 생각하고 사용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추정기간(약 10년)까지의 순이익의 추정, 즉 ROE의 동향이 어떻게 될 것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닝 서프라이즈' '어닝 쇼크'가 매년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기업들의 순이익 상황에서 순이익을 추정한다는 것은 사실 주관적 요소가 많이 개입될 수 밖에 없다. 추정기간 이후의 잔여이익이 영구적으로 유지된다는 가정 역시 가치평가자의 개인적 생각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두 번째로 주주의 요구수익률 역시 불안정한 면이 많다는 것이다. CAPM등 정형화된 공식을 활용한다고 해도 무위험이자율을 무엇으로 정할 것인가 등 역시나 가치평가하는 분석자의 주관적 요소가 개입될 부분이 많다.

 

세 번째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현재가치로 할인할 때의 할인율 또한 분석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RIM은 DCF보다 추정할 요소가 적어(RIM의 추정 요소에 자본적지출, 운정자본 변동, 타인자본 비용 등이 추가된다) 그나마 객관적인 기업의 가치평가방법이라고 인정받고 있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