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을 중심으로 해서 설립된 금융지주사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미포조선의 자회사로 현대중공업 계열의 증권사다.

 

현재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를 하고 싶어 안달이 난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도대체 여기에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 것이 있는 것일까?

 

하이투자증권은 7000억 규모의 자본을 가진 회사로 작년(2017년) 겨우 100억도 안되는 순이익을 낸 회사다. 까놓고 말해서 7000억을 은행에만 넣어놓고 1%만 이자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70억은 벌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효율성이 극악 수준의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축은행이나 국채 같은 또 다른 안전자산에 돈을 투입한다면 2% 이상을 가뿐히 벌 것이고 이는 작년 수익보다 더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이처럼 하이투자증권은 효율성이 무척 안 좋다는 것이 훤히 드러나 있는 회사다.

 

DGB금융은 최근 대구은행 경영진의 횡령 혐의 등으로 금감원의 징계를 받아 하이투자증권의 인수가 거의 이뤄질 뻔하다가 주춤하게 되었는데,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새로운 경영진은 과감히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 어땠을까?

 

하이투자증권과 비슷한 자본 규모를 가진 회사로 교보증권도 존재한다. 교보증권은 최근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면 인수한다라는 통칭 '썰'이 퍼지면서 잠깐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었지만, 현재 시가총액은 다시 3300억 정도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리고 교보증권은 최근 몇 년간 연간 700억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

 

거기다 교보증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증권사 중 하나이고, 현재 CEO도 증권사에서 가장 오래동안 연임에 성공했다. 즉, 오랜 역사와 함께 경험이 많고 노련한 경영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증권사가 없는 DGB금융 밑에 새로운 증권사가 편입된 후 경영진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임직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하이투자증권에 목맬 필요없이 더 좋은 매물이 떡하니 버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에 집착할까?

 

추가적으로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한 중공업계열사라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해서 뭔가 알 수 힘든 내부부실이 존재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1분기 하이투자증권의 실적이 조금 더 낫게 나왔다는 이유로 DGB금융은 인수가를 200억 정도 높게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장기적으로 기업을 인수해 경영해나간다면 고작 하나의 분기 실적만 가지고 인수가를 높인다는 것도 사실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DGB금융은 다른 지방금융지주사에 비해 안정적인 이익과 자기자본비율 등 대구은행 비리사건이 터졌음에도 가장안정적인 지방금융지주사다. 실적으로나 안정성으로 보나 꽤나 저평가 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경영진에 대한 평가는 좋게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 투자에 있어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살아있는 투자의 전설 워렌 버핏이 웰스파고(미국 대형 상업은행)에 투자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이야기한 것들이다.

 

"은행이 꼭 나쁜 회사는 아니다. 그러나 종종 그런 회사가 된다. 은행가들이 꼭 어리석은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종종 그런짓을 한다. 허나 웰스파고의 라이하르트(웰스파고 경영진)는 그렇지 않다. 웰스파고와 함께하면서 우리는 은행업계에서 가장 탁월한 경영자인 칼 라이하르트와 폴 헤이즌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은행과 같은 업종은 경영진이 다른 업종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다.

 

은행의 경영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을 절약하고, 남은 현금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현재 DGB금융의 경영진은 그다지 효율적인 현금사용(하이투자증권 인수결정)이나 비용절감(하이투자증권 인수가 올리기)을 위해 노력하려는 것 같아 보이지가 않는다.

 

만약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질문을 한다면 경영진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면서 글을 써보았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