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VEGA'

 

위 둘은 모두 '팬택'이라는 기업의 '제품 브랜드명'이다. 피처폰시장이 스마트폰시장으로 빠르게 개편되면서 팬택은 VEGA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냈고, 이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베가레이서라는 제품을 시작으로 현재 '아이언'시리즈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결국 빠르게 개편되는 시장급류를 버텨내지 못하고 휩쓸려 내려가면서 '법정관리'에까지 들어가게 됐는데, 물론 여러가지 이유(A/S, 최적화 등등)가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마케팅'쪽에 있어서 큰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내가 말하는 마케팅은 TV광고 같은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기본적이면서도 '꼭'해야만 하는, 강력한 '간접 광고'이다.

 

다음의 각 브랜드의 제품 사진들을 보자.

 

 

1. 소니

 

 

(소니 엑스페리아 레이)

 

 

 

 

 

 

2. 애플

 

 

 

(아이폰6 플러스)

 

 

 

3. 삼성

 

 

(옴니아1)

(갤럭시 노트4)

 

 

 

4. 엘지

 

 

(옵티머스 LTE1)

 

 

(LG G3 cat6)

 

 

 

개편되는 시장에서 살아남은 4개 기업과 팬택 제품간의 결정적 차이가 뭘까?(물론 2개 기업의 양강체제가 강력하긴 하지만...)

 

바로 '제조사'를 표시하고 안하고다.

 

▶▶ SONY, 사과로고, SAMSUNG, LG ◀◀

 

위 4개사의 경우 제품 브랜드는 바꾼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든 무조건 '제조사'를 하나의 브랜드로 삼고 강력하게 '간접 광고'를 진행했다. 소니와 LG같은 경우 간접 광고를 더 극대화하기 위해 소니는 '엑스페리아'라는 명칭을 삭제했고, LG는 '옵티머스'라는 긴 명칭을 버렸다. 삼성은 '갤럭시'가 강력하게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SAMSUNG'이라는 명칭만을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3번째 넥서스 시리즈의 경우 구글이 파워를 인정하고 '갤럭시 넥서스'라는 명칭으로 부르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GALUXY'를 사용하지 않았다.

 

 

(구글의 3번째 넥서스 - 갤럭시 넥서스)

 

 

즉, 현재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은 업체들은 '바뀌지 않는 제조사 브랜드'파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빠르게 파악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인터넷이 더욱 활성화 되면서 소비자들은 제품브랜드도 중요하지만 최후방에 위치한 '기업'에까지 눈을 돌린 것이다.

 

그런데 팬택은 이를 전혀 캐치하지 못했다. 이전부터 써오던 SKY를 버릴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하고 뒤죽박죽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현재 보유중인 베가레이서2에도 앞면에는 SKY라는 로고가 큼직하게 새겨져 있으며, 초창기 LTE폰들인 베가 LTE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베가 아이언'시리즈에 와서야 부랴부랴 한가지 노선으로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았지만, 여전히 '팬택'이라는 글자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베가 아이언1)

 

도대체 팬택은 왜 '제조사 브랜드'를 버렸을까? 그렇게 자신들의 '본명'을 내놓는게 두려웠던 걸까?

 

'간접 광고'란 생각외로 무척이나 강력하다. 스포츠를 보면 구장을 둘러싼 판넬이라든지, 선수들의 유니폼에 온갖 광고가 즐비한 것을 볼 수 있다. 겉보기엔 '돈 주고 저짓을 왜 할까?' 싶지만, 심리학적으로 그렇게 노출이 많이 된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더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비싼 돈을 들이더라도 메이저업체들이 달려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사가 판매하는 상품들에 그것을 새겨놓는 것은 그 비싼 것을 '공짜'로 하는 무척 효율적인 마케팅이나 다름없다. 이동통신사가 휴대폰에 자신들의 로고를 꼭 박아넣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애니콜 -> 갤럭시

옵티머스 -> G

엑스페리아 -> 소니

 

이런것들은 바뀌지만 원천적인 기업명은 쉽게 바뀌지 않고, 오랜세월 사람들 머리속에 각인하면 그 자체가 강력한 파워를 가진다. 특히 '고가 제품'시장으로 갈수록 이는 더더욱 중요하기 마련인데, 이런 기초적인 마케팅조차 하지 않은 팬택이 결국 법정관리까지 들어간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노키아처럼 '본명'을 표시했지만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와는 좀 다르다고 생각되는게, 팬택 제품은 이미 1, 2년전부터 각종 상품들의 성능이 거의 평준화 된 것을 감안하면 디자인 같은 부분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참 보면 볼수록 안타깝다... Pantech모양 하나만 멋드러지게 만들어서 박아넣었다고해서 모든 것이 잘 풀렸을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 상황보다는 훨씬 낫지 않았을까? 이동통신사에서 간절한 구원요청을 거부한 것도 결국에는 Pantech이라는 자체 브랜드 파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팬택? 그런 브랜드 하나 없어진다고 큰일 나겠어?'

 

대충 이렇지 않았을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