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를 지금이라도 없애야 하는 이유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 파괴

 

보조금을 공시하고, 일정한 금액(현 30만원)이상을 지급할시에는 강력한 처벌을 한다라는 규정은 현사회체제의 기본중의 기본인 '경쟁구조'를 완전히 파괴했다. 방통위는 이 법 시행으로 흔히 말하는 '호갱'을 막을 수 있다고 했지만, 애초에 호갱이라는 것이 왜 만들어지는지에 확실하게 주목하는게 먼저였다고 생각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같은 곳에서는 '세일'이라는 것을 한다. 그런데 세일기간이 아닐 때 물건을 산 사람이 찾아와 '난 더 비싸게 샀다'라며 항의를 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이는 기본적인 자본주의 시장경제원리다.

 

즉, 돈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굳이 할인기간을 찾지 않고 자기가 편한기간에 상품을 사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세일기간을 기다렸다가 상품을 사는 것이다. 대부분 소득이 적은층에서 할인기간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득재분배'효과도 있는, 자본주의체제에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뛰어난 기본중의 기본원칙이다. 인터넷 물건을 사는것도 구매할 제품을 찾은다음 '할인쿠폰'같은 것을 열심히 비교하는 측은 아무래도 부유한 상위층 사람이라기 보다는 중산층이나 저소득층일 가능성이 높다. 전통시장도 마찬가지다.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물건값을 깎으려고 하겠는가?

 

이동통신사 마케팅비용의 '보조금'도 위에서 말한 '세일' 등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른점이 있다면 이런 곳에서는 기존에 '판매하던 가격'과 '할인된 가격'을 정확히 표시하지만, 이동통신시장은 통신요금에 기본적으로 붙어있는 '요금할인제'를 마치 보조금인냥 거짓말을 하여 소비자를 속여왔다는 것이다. 자신은 분명 단말기를 '10만원'에 샀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할부원금은 '70만원' 같은 경우이다.

 

즉, 호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출고가'와 '할부원금'으로 나누어진 헷갈리는 이중구조를 바꾸어 소비자에게 실질적으로 판매하는 가격인 '할부원금'만을 표시하여 이야기하며(출고가는 이동통신회사만 알면 된다), '할부원금'과 '요금할인제'를 의무적으로 반드시 설명하도록 법으로 제정하면 끝날 문제였다. 나머지는 '세일기간'을 열심히 찾아다니느냐, 안다니느냐라는 소비자의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그런데 방통위는 이런 기본적인 경제관념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일을 집행했고, 2014년 10월 1일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됐다.

 

난 이 법을 강력하게 밀어부치는 '방통위'의 모습을 보고 내 생각보다 훨씬 큰 소비자 이익이 다른 곳에서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를 들어 '단통법 시행과 함께 전면적인 통신요금 인하'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결과는 참혹했다. 생각했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방통위는 그 동안 '가계 통신비'를 줄여야 한다며, 이번 단통법 도입도 그것의 일환이라 소리쳤지만 통신비 인하는 커녕 오히려 더 비싼 요금제 가입을 강요 당했고, 그것도 모자라 단말기까지 더 비싼 값을 주고 사야하는 처지에 몰렸다.

 

애초에 시장구조 전체를 들었다 놨다할 수 있는 큰 사안을 집행하면서 '부작용시 아무런 대책'도 세워두지 않았다는 점에서 너무 어이가 없다. 생각했던 통신비 인하가 전혀나타나지 않고 부작용만 나타나자 최성준 위원장이 한 대처법이란 고작 이거였다.

 

"시간이 해결해 줄것이다"

 

물론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3년 후에 자동으로 법이 폐기되도록 되어있으니까 말이다. 그 동안 이동통신회사들은 아주 배가 불러터질 것이고...

 

이제껏 방통위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계속 해왔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생각없는 영업정지로 '팬택'이라는 기업을 파산으로 몰고 간 것이다. 팬택이 비록 삼성이나 LG에 비해서 조금 부족한 면이 있었을지 몰라도, 분명히 경쟁력은 있는 기업이었다. 위태위태하긴 했지만 명맥을 이어가던 벤처신화를 방통위는 제손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앞으로의 소비자 선택권 한 가지를 제거했을뿐만 아니라, 팬택에 부품을 납품하던 기업들까지 위기로 몰고갔다. 난 이것도 다 기본적인 경제관념이 없어서 생긴 일이었다고 본다.

 

그렇게 팬택을 제거하여 제조사 경쟁을 약화시키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는 것은 물론, 팬태과 거기에 연계된 기업들을 파산시켜서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더니, 이제는 '단통법'시행으로 아예 이동통신사 경쟁을 없애버렸다.

 

정말 최악이다. 제조사는 경쟁이 사라져서 돈을 많이 벌면 제품을 더 생산해내기 위해 투자를 하고 고용을 늘리기라도 하지, 이동통신사는 그저 곳간에 돈을 쌓아두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이때문에 전국에 수많은 휴대폰 대리점들이 갑자기 우루루 문을 닫으면 팬택사태에 이어 또다시 일자리가 줄어들게 만드는 효과가 나타나며 고용지표가 악화될 것이다. 이는 경기부양을 위해 최근 5조원을 긴급 투입하고 한국은행에 추가 금리인하를 요구하면서 시장에 '자금 유동성' 공급에 힘쓰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행보에도 완전히 반하는 모습이다. 중기적이건, 장기적이건, 아니면 단기적으로든 말이다. 이동통신사 곳간에서 돈이 나가질 않는데 당연한 것 아닌가?

 

가장 큰 문제는 방통위 수장인 최성준 위원장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

"외국단말기를 국내에서 쉽게 유통되게 하겠다"

 

지금 이딴 소리나 할 때인가?... 더구나 외국단말기도 '중국'의 화웨이 같은곳 을 제외하면 국내 단말기랑 가격차이가 별로 없다. 아니, 애초에 대한민국 정부에 있는 사람이 외국기업을 돕겠다는 말을 한 것부터 뭔가 좀 잘못된 것 아닌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딱 두개다.

 

1. 단통법 폐지 혹은 개정

2. 최성준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

 

즉, 최성준 위원장이 단통법으로 생긴 부작용을 스스로 마무리 짓고, 시장혼란과 경제불안을 초래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윗자리라는 것이 그런게 아닌가? 많은 돈을 받고, 육체적인 노동 등이 줄어들며, 명예를 얻는 대신에 무언가가 잘못되면 '책임'을 져야 한다. 방통위가 최후의 일격을 날려 망가트린 팬택의 창업주 박병엽씨가 회장에서 스스로를 부회장으로 강등했다가, 결국엔 기업을 떠난 것처럼 말이다.

 

만약 어떤 기업에서 단통법처럼 부작용밖에 없을 경영방침을 정하고 운영했다면 당장에 파산이다... 그나마 국가라는 너무나 거대한 백 때문에 괜찮은 것일뿐. 국가는 이런 무능한 CEO를 언제까지 놔두려고 하는 걸까? 최경환 경제부총리라는 같은 내부사람마저 공격하고 있는 판국인데?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