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이라는 자산에 관심이 많다. 일단 기본적으로 몇년 동안 값이 꾸준히 하락하여 최고가 대비 30% 정도 싸졌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가격적인 면에서 싸졌다는 느낌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거기다 얼마 전 발표된 금융실명제의 개정안으로 차명계좌가 강력히 제재를 받게 됨에따라 차명계좌로 보관하던 자산을 금으로 바꾸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또 경기가 회복감을 보이는 미국을 제외하고 많은 나라들이 '양적완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아베노믹스를 행하고 있고, 유럽 역시 마찬가지다.
때문에 대부분의 화폐의 희소성이 줄어들면서 가치가 하락하고, 그 대신 안전자산이 금값이 오랜 하락을 멈추고 반등할 것이란 예측이 존재하고 있다. 투자하기에 적절한 때가 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투자로서 금은 '언제라도' 그다지 매력적인 항목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당장 먼 곳에서 답을 찾을 필요도 없이 제레미 시겔의 통계수치만 들어보아도 이것은 여실히 증명된다.
시겔은 1802년부터 2006년까지 1달러를 미국 주식, 채권, 금에 투자했을 경우 명목 가격 기준으로 각각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 주식 : 12,700,000 달러
▶ 채권 : 장기 - 18,235 달러, 단기 - 5,061 달러
▶ 금 : 33달러
수치를 보면 알겠지만, 금과 같은 자산은 아무리 해봤자 결국엔 투자자산이라기 보다는 '안전자산'에 가깝다. 단기적으로, 혹은 중기적으로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어도 길게 보면 그저 인플레이션 비율 정도밖에 되지 않는 자산이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격이 꽤 떨어졌다지만 과연 금을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다는 게 매력이 있을까? '투기' 목적이라면 모르겠지만...
설사 투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상승한다는 것이 이미 긴 역사를 통해서 밝혀진 증시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마련인데, 금에 투자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 것인가...?
물론 금의 좋은 점도 있다. 주식투자 등에서 가장 큰 위험인 '상장폐지'와 같은 상황은 절대로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그러나 이는 '안전자산'으로서의 효능이지 '자산 불리기' 관점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금값은 그동안 고공행진을 해왔다. 그 행진이 꺽이며 아래로 추세를 튼 상황에서 가격이 조금 떨어졌다고 해서, 경제적 상황 몇가지의 영향을 받았다고해서 그렇게 쉽게 추세가 바뀌긴 쉽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각 국가들이 양적완화를 한다고 하지만, 금값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화폐는 역시나 미국의 화폐인 '달러'다. 금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취급받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었다. 금리인상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당연히 달러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과연 단편적인 방향만을 생각해 '투기'에 동참하는 것이 옳을까? 나는 아직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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