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1~2주에 한 번 정도씩은 수표를 발급 받는다. 사용할 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대로 은행으로 다시 들어가기 마련이었다. 어느 날 수표를 다시 입금하려는데 직원이 한 마디를 던져줬다.

 

"저희가 다음주부터는 수표 발급시 수수료를 부과하게 됐어요."

 

라고 웃으면서 친절히. 수수료가 얼마가 되느냐고 물으니 500원이라고 대답하며 ATM기 같은거에서 정액권으로 꺼내쓰면 수수료가 들지 않으니 앞으로 이쪽을 이용해보시는게 어떠냐고 대답해주었다. 그 때 다시 입금하던 수표 금액은 약 5백 만원.

 

이 주 정도 시간이 흘렀고, 다시 수표를 뽑아봐야 할 일이 생겼다. 이번에 뽑아야 할 금액은 약 6백 만원. 정액권을 뽑기 위해 ATM기로 갔다. 그리고 수표를 뽑았는데... 웬 걸. 얼마짜리 정액권을 묻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수표를 시원하게 뽑아주는데 10만 원짜리만 주르륵 나온다. 입금 후 다시 살펴보니 여기 있는 ATM기는 모두 10만 원짜리 정액권만 출금이 가능한 것이었다.

 

참... 아니, 5만 원권이 생기면서 이제 10만 짜리 수표는 뽑을 일도 별로 없다. 차라리 5만 짜리 두 장 뽑는 게 지갑에 넣기도 더 쉽다. 수표는 약간 더 굵고 빳빳한 느낌이 있어서 지갑에 조금만 넣어도 엄청 두꺼워진다. 이럴바엔 차라리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한 장 짜리로 뽑는 게 훨씬 보관도 쉽고 안전하리라 생각해결국 창구에 가서 500원을 지급하고 수표를 발급 받았다.

 

발급받으면서 생각나는 건 5백만 원짜리 수표를 입금해주면서 'ATM기를 이용하세요'라고 말하던 직원의 이야기와 미소다. 하... 몇백만 원짜리 수표를 입금시키면서 그렇게 이야기 하려면 적어도 100만짜리 정액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기계를 갖다놓고 그런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 일이 있고 조금 멀지만 근처 다른 지점도 방문해 보았다. 역시나 10만 원권만 발급 가능한 기계만 늘어서 있다... 이 지점은 생긴지 겨우 1년이나 될까말까한 신생 지점인데도;

 

이쯤되면 그냥 대놓고 수수료 장사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은행의 수익성이 최근 안좋아져 수수료를 부과할 대상을 찾아 늘려가는 것이라고 이해는 가지만, '고객님, 걱정 마세요 수수료 면제 받을 방법이 있습니다'라고 당당히 이야기를 하려면 적어도 그에 맞는 제도와 시설을 갖춰 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

 

차라리 ATM으로 하면 수수료가 면제 그런 말을 하지나 말 것이지, 이건 뭐 사람을 병X으로 아나... 그냥 당당히 수수료를 받겠다고 할 것이지 왜 사람을 우롱까지 해야하나? 500원 때문에 계좌이동이라도 할까봐서? 오히려 시간버리고 기분버리게 하는게 그런마음 더 들게 하는게 아닌가?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