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건 경제정책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득주도성장'이다. '혁신성장'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건 이전 정부의 '창조경제'라는 경제정책을 말만 바꾼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현 정부의 오리지날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소득주도이기에 이 부분에 그 무엇보다 중점을 두고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도대체 소득주도성장이란 무엇일까?
현 정부에서 말하는 소득주도성장의 대표적인 방법은 '최저임금 상승'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소득하위층의 소득이 증가하는데, 이것이 다시 또다른 소비로 이어지면서 활발하게 경제가 움직이면서 살아난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 동안 소비활동등을 활발하게 하고 싶어도 못하던 계층이기에 이들이 소비를 충분히 할 수 있게 된다면 침체된 국가경제를 단번에 살려낼 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위의 이야기만 따지면 참 좋은 방법같다. 원하는만큼 소비활동을 못하는 소득하위층의 불만도 풀어줄 수 있고, 그 불만이 해결됨과 동시에 나라전체의 경제도 살아나므로 중위층과 상위층도 결국에는 그 혜택을 입어 결국에는 모두가 행복해진다.
그러나 종이위에선 그럴듯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탁상공론일 뿐이다. 아니, 따지고보면 탁상공론만도 못하다. 경제성장률보다 더 급격한 최저임금의 상승은 부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날 뿐이라고 이미 오랜기간 경제학에서 연구가 진행되었기에 경제학원론만 읽어보아도 알 수 있으므로 탁상공론만 잘했어도 그다지 실행할만한 방법이 아니다.
생산성의 향상(경제성장률로 봐도 무방)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금만 강제로 올려놓는다고 상황이 좋아진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발상이다. 부작용으로 실업, 또 다른 소득하위층에 해당하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소득감소 및 파산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그렇다면 한국보다 경제성장이 느린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은 최저임금을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준다면 한국과 비슷한 경제성장을 이룩해내는 것인가? 당연히 그럴리가 없지 않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미명하에 정부가 이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들이 이런 점을 강조해서 정권을 잡았고, 정권을 잡은 이후에도 주요 정책으로 삼으면서 '우리는 가능하다'라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 정책을 포기하는 순간 자신들은 자신들에 지지를 보낸 지지층에 대한 신뢰도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있게 내걸었던 자신들의 자존심마저 뭉개지는데다가, 이전 정권과의 차별성도 가질수가 없다.
그래서 현 정부에서는 계속해서 자신들의 정책 방향이 '맞다' '옳다'라는 것만 내세우고 그와 관련된 자료가 없는지만 찾아다니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불리만 것에는 모조리 눈과 귀를 닫고, 유리한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최근에 통계청장을 갈아치운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최근 황수경 통계청장이 갑작스럽게 해임되고 강신욱 통계청장을 그 자리에 앉혀놓았는데,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본격적으로 진행된 경제정책에 대한 결과가 슬슬 나타나는 현재 상황에서 안 좋은 통계지표가 계속해서 발표되자 인정할 수 없다며 눈과귀를 닫아버린 것이다. '통계를 잘못 낸 것이지, 우리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발상으로 자신들의 잘못을 외면하고 있다.
분명히 그럴수도 있다. 그러나 새롭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통계청장을 앉혀놓고도 똑같은 결과가 지속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이는 '통계 조작'을 행하지 않은 것을 가정에서 행하는 말이다. 그럴리는 없다고 믿고 싶지만, 눈과귀를 닫고 갑작스레 통계청장까지 갈아치우는 현 상태로 봐서는 이에 대한 의심을 풀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현대사회에서 통계조작은 역사조작이나 다름없으므로 이런 행위는 발생하지 않을것이라고 믿고 싶다.
어쨌든 새로운 통계청장을 앉혀도 이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난다면 누가 탁상공론보다도 못한 방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경제실장은 자신들에 대한 불리한 지표가 계속나타나자 이를 모두 외면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들만 긁아 모아 보고 들으면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는 발표를 할 정도로 IMF 이후 17년만의 최악이라는 지표들 마저 모두 외면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을 찾아내고 있다.
20세기 후반 가장 큰 과학 방법론을 남겼다는 칼 포퍼는 '모든 백조가 하얗다라는 이론을 증명하려면 더 많은 백조를 찾느라 노력할 게 아니라, 흑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흑조가 발견되면 모든 백조가 하얗다는 이론은 무너져버리기 때문이다.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말은 흑조를 찾을 생각을 하지 않는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제는 수많은 흑조가 이미 버젓이 드러나 행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조에 누가 페인트칠을 한것이라고 치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권력을 쥔 자들에게 '흑조를 찾았다'라고 주장하던 갈릴레이는 감옥으로 끌려갔다. 이것이 통계청장의 갑작스런 교체와 오버랩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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