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었다. 이는 휘발유나 경유에 붙는 세금이 인상된다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세금이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세금이 증가하게 되면 누가 그 부담을 짊어지게 될까?

 

세금이 붙지 않던 곳에 세금이 신설되거나, 기존에 이미 존재하던 곳에 세금이 인상되었을 때 그것을 누가 부담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조세의 귀착, 혹은 세금의 귀착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수요와 공급곡선, 그리고 그 각각의 탄력성이 어느정도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명목상으로는 인상된 세금을 납부하는 휘발유나 등유를 판매하는 곳에서 세금을 납부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들이 모두 부담하지 않는다.

 

누구든 자기자신의 소중한 돈이 줄어드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는다. 유류제품을 판매하는 곳도 마찬가지고, 높아진 세금만큼 가격을 높여서 세금 부담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만약 인상 된 세금만큼 판매가격이 높아진다면, 모든 부담이 수요자(소비자)에게 향한 것이다.

반대로 판매가격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모든 부담을 공급자가 떠안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자. 만약 정부에서 유류세를 1단위당 1,000원 인상한다면 어떻게 될까? 아래 그림을 살펴보자.

 

(천 원에 판매되고 있던 유류제품에 천 원의 세금이 부과되었다)

 

우하향하는 초록색 선은 수요곡선, 우상향하는 빨간색 선은 공급곡선이다.

 

위의 그림에서 기존 세금 부과전에는 수요와 공급곡선이 만나는 부분은 '가' 지점이다. 수량은 120만큼 거래되고 있고, 1000원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세금이 단위당 1000원 인상되면 공급자(휘발유 등을 판매하는 곳)들은 인상된 1000원만큼 가격을 높여서 세금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고 할 것이다. 만약 1000원을 팔아서 이윤을 300원 남기고 있었다면, 계속해서 이윤을 300원을 남기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윤을 계속해서 300원 남기려면 가격을 1000원 더 올려야만 한다. 기존과 똑같은 이윤을 남길 수 없다면 공급자들은 공급량을 줄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세금이 인상되었더라도 기존 공급수준을 유지한다면 공급곡선은 모든 구간에서 1000원만큼 상향 이동하게 된다.

 

수요곡선은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문다. 소비자가 세금을 납부하는 것도 아니고, 세금이 인상되었다고 해서 각 가격대별 원하는 수요량이 갑자기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급곡선은 상향이동하고 수요곡선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새 균형가격은 공급자들이 이윤을 유지하고 싶어했던 가격 2000원이 될까?

 

그렇지 않다. 높아진 가격만큼 소비자들이 수요량을 줄이게 되기 때문이다. 수요량이 줄어들면서 초과공급 상황이 나타나게 된다. 초과공급으로 시장가격은 조금씩 내려가고, 내려간 가격만큼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균형점인 '나'에 도달하게 된다.

 

새 균형점인 '나'는 기존 균형점 '가'보다 거래수량은 20만큼 줄어들고 가격은 800원 높아진 곳에서 형성되어 있다.

 

이제 최종적인 인상된 세금이 누구에게 귀착되었는가 살펴보자.

 

세금은 1000원 인상되었다.

수요자(소비자)들은 기존에 1000원을 주고 구매하다가 1800원을 주고 구매하고 있다.

공급자들은 1단위를 판매할때마다 세금을 1000원씩 납부하고 있다.

 

공급자들이 세금을 1000원 납부하지만 판매가격이 800원 올랐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부담하게 된 세금은 단위당 200원이며, 나머지 800원은 수요자가 낸 것이 된다. 인상된 정도 대부분(80%)을 수요자가 부담하게 된 것이다.

 

왜 대부분을 수요자가 부담하게 된 것일까?

 

위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공급곡선이 수요곡선보다 좀 더 수평에 가까운 모습을 취하면서 수요곡선보다 '더 탄력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즉, 수요보다는 공급이 가격 변동에 따른 수량 변동이 좀 더 탄력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세금이 수요로 전가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금 부과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가 공급자보다는 수요자에게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

 

반대로 만약에 공급보다 수요가 더 탄력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면 공급자가 대부분 인상된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그렇다면 실제로는 유류제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탄력정도는 어떨까?

 

위에 나타난 그림처럼 공급이 수요보다 더 탄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휘발유 같은 유류제품들은 '필수재'에 가깝기 때문에 가격이 어떻게 변하든 어느 정도의 수량을 계속해서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유류세 인하 종료 소식이 들려오자 실제로 소비자들이 한 행동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유류세가 높아진다는 소식에 주유소로 소비자들이 몰려든다는 기사들)

 

위의 기사들처럼 소비자들은 유류세가 높아진다는 이야기에 제품 구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소식은 찾아보기 쉽다. 반면에 주유소와 같은 공급자측에서 유류세 인하 종료 소식을 접하면서 적극적인 판매 행위(이벤트 등)를 취한다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곧 수요곡선이 더 비탄력적이라 유류세가 인상될 때마다 소비자에게 대부분의 세금이 전가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