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통화는 1922년 제노바 국제회의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보고 있다.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것은 1960년 예일대 교수인 로버트 트리핀(Robert Triffin)이 사용하면서부터다.


기축통화란 국제관계에서 서로간에 교환이나 거래를 진행할 때 주로 사용되는 돈을 말한다고 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달러라고 생각들 하지만 실상은 1개라고 말할 수 없으며 '주로 사용되는 돈'들을 모두 기축통화(달러, 유로, 엔, 위안 등)라고 할 수 있다. 달러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제1의 기축통화일 뿐이다. 그렇더라도 일상적으로 기축통화라고 할 경우에는 모두 달러를 떠올리며 사용하기에 보통은 기축통화라고 그러면 곧 달러가 된다.


이러한 기축통화(달러)를 보유한 국가는 그로인해 어떠한 장단점이 있을까?





기축통화를 가질 경우의 장점은 비기축통화국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 꽤 자주 언급되는 편인데,



첫번째로 환율변동에 있어서 타국에 비해서 좀 더 자유롭다. 국제거래에서 10달러로 거래되는 물품이 있다고 하자. 비기축통화국은 자국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존보다 10달러가 비싸보이고, 자국통화의 가치가 올라가면 기존보다 10달러가 저렴해보일 것이다.


이처럼 환율 변동은 직접적으로 느끼는 가격에 영향을 주므로 환율의 움직임을 예민하게 계속 살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그냥 10달러일 뿐이다. 이에 힘입어 무역등을 함에 있어서 더 큰 규모의 거래를 하기 쉬워진다.



두번째로 외환위기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의 경우 달러 등을 경제규모나 외채 수준에 맞춰 일정한 규모 이상 보유해놓아야만 한다. 만약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들면 외환위기로 이어지면서 국가경제가 순식간에 무너진다. IMF 원조를 받은 한국과 같은 경우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축통화가 아닌 한국과 같은 국가는 경제규모나 외국에서 빌린 돈인 외채 수준을 고려해 기축통화인 외화자산을 일정수준 보유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기에 외화자산과 외화부채를 관리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것을 관리하는데 신경쓸 필요가 없으며 외환위기 등이 찾아와 국가경제가 무너질 것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즉, 한국과 같은 경우 국제수지의 적자가 이어진다면 매우 심각한 국가적 문제가 되겠지만, 미국은 어느 정도의 적자는 계속되더라도 별로 문제가 될게 없다.



세번째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환보유고를 위해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기축통화를 원하게 된다. 이는 곧 달러 국채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도 이어질 것인데, 채권에 대한 수요가 많으니 미국 정부 등이 낮은 금리를 제시하면서 채권을 판매하기 수월해진다. 낮은 금리는 곧 국가내 투자를 촉진시키는 등의 행위가 타국보다 수월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네번째로 기축통화국의 전체적인 구매력도 높아진다. 기축통화에 대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기에 기축통화국의 통화의 가치는 타국 통화가치보다 높게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제규모 및 경기상황, 물가상승률 및 국제수지 상황 등을 따져 매긴 통화가치보다 기축통화국의 통화가치는 좀 더 높게 매겨지게 되니 기축통화국이 비기축통화국으로 여행을 가거나, 물건을 사서 자국내로 들여올 때 좀 더 높은 구매력을 발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위기 등이 왔을 때 정부에서 대처하기도 좀 더 쉬워진다. 이는 곧 '주조차익'이라고 불리는 화폐발행을 통한 이익을 이용하기 쉽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1천원 짜리 지폐를 만들때나 5만원 짜리 지폐를 만들때 비용의 차이가 얼마나 될까? 아마 크지 않을 것이다. 실제 들어가는 비용은 1천원 짜리 지폐에도 한참 못 미친다. 즉, 만약 중앙은행에서 100원을 들여서 1천원짜리 지폐를 만들어내 1000원짜리 물건을 산다면 900원을 번 것이나 마찬가지다. 5만원을 풀면 4만9천9백원을 그냥 번 것이다. 


허나 무분별하게 이렇게 화폐를 푼다면 갑작스럽게 높아진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를 폭락시키면서 국가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고, 외환 확보도 어려워지면서 타국과의 무역도 어려워진다.


위와 같은 상황이 일반적이지만, 기축통화인 달러의 경우 좀 심하게 풀더라도 전세계적인 수요로 인해서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심해질 우려가 거의 없다. 즉, 국가가 돈이 필요할때마다 돈을 찍어내 주조차익을 얻고 그것으로 자국내 경제활성화에 이용할 수 있다. 100달러 지폐를 찍어내는데 1달러의 비용이 든다면, 돈을 찍어낼때마다 99달러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이렇게 얻어낸 이익만큼을 자국내 경제활성화에 이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축통화국의 됨으로써 얻는 단점은 무엇일까?



먼저 국내 통화정책의 시행이 복잡하고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경기 침체가 발생하자 금리를 낮추는 등 시중에 자금을 공급하는 통화정책을 사용한다고 가정하자.


한국과 같은 경우 이럴때 공급된 원화들이 대부분 자국내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경우 공급된 자금들이 해외로 많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해외로 돈이 대규모로 빠져나갈 것까지 고려해 정책을 집행했다가 그런 상황이 나타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즉, 중앙은행 등에서 시행하는 각종 통화정책이 어떻게 될것인가 예측하기가 어려워 정책 집행으로 원하던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기축통화국은 아니지만 기축통화국 중 하나인 일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것이 쉽게 넘길 일이 아니라는점을 알 수 있는데, 일본의 엔화가 기축통화 중 하나로 꽤 높은 신뢰를 얻는것 때문에 일본경제성장이 어려워졌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경기가 침체되면 그 국가의 통화가치가 하락한다.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자국내에서 만들어서 해외로 판매하는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활성화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일본의 경우 침체가 왔을때 기준금리 등을 낮추더라도 해외로 엔화가 빠져나가는 등 엔화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었다. 즉, 기축통화라 화폐가치가 잘 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일본도 어려운 처치임에도 안전자산이라며 엔화 가치가 더 높아져 가격경쟁력이 크게 나빠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나 수출주도 경제성장국은 이러한 경우 더 큰 피해가 올 수 있을텐데, 이렇게 기축통화라는것에 영향을 받아 제대로 움직이지 않던 환율은 이른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20년을 만든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일본의 상황을 지켜본 뒤 기축통화국들은 경제위기가 오면 돈을 확풀어야 하고 일본도 그래야 했다는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이것이 이후 2008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때 적용됐다.


'헬리콥터 벤'이라 불리면서 돈을 마구잡이로 뿌린다며 비난을 받으면서도 당시 연준 의장인 벤 버냉키는 과감하게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는데,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만이 아니라 장기채권 위주로 채권을 미친듯이(?) 매입해 시장에 돈을 풀어댔다. 그 시절에는 많은 비난이 따랐지만 이젠 성공적인 방식이었다는 시선들도 꽤 많이 생겨나고 있다.



두번째로 통화정책을 펼칠 때 해외국가까지 염두에 두고 펼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기축통화국의 화폐에 자국 화폐의 가치가 연동되도록 하는 국가도 있고, 개발도상국의 기축통화의 가치가 크게 흔들리면 국가경제가 순간적으로 확 뛰어오르거나, 확 내려앉아버리기도 한다. 타국을 무시하고 정책으 펼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근본적으로 기축통화국으로서 지위가 흔들릴 것이다.



세번째로 타국의 지속적인 도전과 비판을 받게 된다.


기축통화를 소유함으로써 가지는 이익을 얻기 위해 이를 차지하기 위한 도전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비판도 뒷따른다. 국제관계에서 조금만 비겁하거나 나쁜짓에 해당된다고 생각되는 행위를 하면 강한 비판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런 도전과 비판을 지속적으로 잠재우려면 경제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세계각국의 정부 및 금융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신뢰를 얻어야 한다.


1기축통화국인 미국이 단순히 경제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이른바 '자본주의 및 민주주의'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하는듯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이면서 수호자 역할을 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는 것에는 세계 각국의 신뢰를 지속적으로 얻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1기축통화국 유지에는 막대한 비용과 함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런 막대한 비용과 도덕성에 대한 우려로 한때 독일 및 일본 등이 가능성을 보였지만 1기축통화국이 되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보는 시선들이 많다.




★ 기축통화를 소유하면서 얻는 이점이 클까? 손해가 클까?


이점이 더 크다는 게 대부분의 생각이다. 



그러나 손해가 좀 더 크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는데, 애초에 단점에서 얻는 손해는 기축통화를 보유해 얻는 손해이지만, 이점을 가져오는 장점들은 기축통화가 되었기에 온 것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외환위기와 같은 것을 살펴보자. 기축통화를 가졌기에 외환위기에서 안전하다기 보다는 애초에 경제규모가 그만큼 크고 안정된 상태이기에 기축통화로 지정된 것뿐이라고 할수도 있다. 즉, 기축통화가 아니었더라도 외환위기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국가였던 것이다.


주조차익이나 낮은 금리로 자본을 조달한다는 점 등도, 국가경제가 크고 안정된 국가이기에 기축통화를 소유하지 않았어도 신용도가 높기에 얼마든지 낮은 금리로 조달이 가능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