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미국에도 한국에서 똑같은 상품이 팔리고 있다면 각각 팔리고 있는 곳의 가격을 한 국가의 동일한 화폐로 환전했을 경우 비슷하게 팔려야 정상이지 않을까? 라는 관점이 존재한다. 이는 두 국가의 상대적 물가를 반영한 구매력으로 환율이 결정된다는 구매력평가설의 일물일가의 법칙에 기반하는데, 이 법칙을 적용하여 환율의 적정성을 파악한 것 중 하나가 '빅맥지수'다. 빅맥은 맥도날드라는 전 세계에 널리 퍼진 업체에서 판매하는 상품인데다, 각각의 국가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지역별로 일관성이 있는 등 가격을 조사하기도 쉽기에 일물일가 법칙을 적용하기가 잘 어울리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똑같은 상품에는 하나의 가격만이 적용되어야 정상인데, 각각의 국가에서 판매되는 빅맥의 가격을 미화인 달러로 전환했을 때 어떤지 살펴보면서 각 국가의 통화가 저평가인지 고평가인지 살펴볼 수 있다.

 

빅맥지수는 이코노미스트지(The Economist)에서 발표하는데, www.economist.com에 접속한 다음 검색창에 Big Mac Index를 검색해보면 금방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국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해도 가장 최근 발표된 수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기에 찾아보기가 더 쉬워졌다.

 

2017년 7월 13일 발표된 빅맥지수는 다음과 같다.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17년 7월 한국에서 판매되는 빅맥의 가격은 4,400원으로 당시 환율 1,145원을 적용하면 약 3.84달러라는 값이 나온다. 이때 미국에서는 5.30 달러에 판매가 되고 있었으므로 한국에서 빅맥을 27.5%정도 더 싸게 판매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빅맥지수로만 환율의 적정성을 평가한다면 한국의 원화 가치가 저평가 받는 상태로 앞으로 약 27% 더 상승해야하며 이는 곧 달러/원 환율이 1,145원에서 약 830원 수준까지 하락(원화 강세)할 수 있음을 뜻한다. 1달러당 830원 수준이 된다면 한국에서 판매되는 4,400원가격이 5.3달러로 평가받는 까닭이다.

 

환율이 조정되지 않고 물가가 조정될 것으로 기대할 수도 있다. 빅맥이 한국에서 약 27% 더 싼 상황이므로 4,400원에서 27% 더 상승한 5600원 수준에 판매가 되면 환율이 변화하지 않고도 두 나라에는 일물일가의 법칙이 성립할 수 있다. 반대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빅맥의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빅맥처럼 단일재화 단 하나만으로 각 국의 구매력을 알아보고 적정환율을 찾아보는 것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각 국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원재료도 다르고, 인건비등도 달라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내는데 들어가는 생산원가의 차이가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건물임대료의 수준 등 비교역재에 해당하는 비용도 크게 차이날 수 있다.

 

또한 구매력평가설에 따른 환율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용되는데, 앞으로의 물가상승률이 미국보다 한국이 높을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외환보유고나 경제의 기본체력, 전쟁위험 등등을 고려해 한국의 통화인 원화의 구매력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립국가로 인정받는 스위스가 빅맥지수로 봤을 때 높은 물가를 형성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볼 만한 가치는 있다. 세계에서 널리 팔리고 있으며, 일정한 규격에 따라 만들어내므로 상품마다 큰 차이가 없고, 기업에서 각 국에서 들어가는 원가와 적정한 이윤 등을 생각해 가격을 책정하는 등 각국의 물가상황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만약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미국과 한국의 물가상승률에 큰 차이가 없다고 여겨지면서 빅맥뿐만 아니라 여러제품이 모두 미국보다 한국이 저렴하다면 어떻게 될까?

 

미국 사람들은 저렴한 한국에서 물품을 많이 구입(직구, 한국여행 등)할 것이고, 한국 사람들은 미국에서 구입하기보단 계속해서 한국에서 소비활동을 많이하게 될 것이다. 기업들은 한국에서 제품을 매입한 다음 미국으로 가져가 파는 차익거래를 행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제품과 상품이 미국으로 계속 수출되어 팔려나가게 될 것이므로 달러가 한국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된다. 달러는 공급이 증가하고 원화는 수요가 증가한 상태이므로 이 현상이 사그라질 때까지 계속해서 원화가 강세 현상(환율 하락)을 나타내게 된다.

 

빅맥지수와 비슷한 것으로 스타벅스의 라떼 가격을 이용한 '라떼 지수'가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 기업인 농심에서 자사 상품인 신라면을 이용한 '신라면 지수'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