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규격화되어 많이 팔리고 있는 맥도날드의 빅맥이나 스타벅스의 라떼 등 단일한 한 가지 재화로만 두 나라의 물가수준을 비교해 환율의 적정성을 평가하지 않고 전체적인 물품으로 비교해야 진정한 의미의 구매력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다시 두가지로 나뉘는데, 바로 절대구매력과 상대구매력으로 나누어서 두 나라의 물가와 환율의 적정성을 비교하여 앞으로의 환율 동향을 살피는 것이다.

 

'절대구매력평가'는 만약 A, B라는 두 국가가 존재할 경우 A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수준을 조사한 다음, 다시 B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수준을 조사한다. 그리고 각각의 가격을 한 가지 통화로 바꿔서 비교해 보는 것이다.

 

만약 A가 한국이고 B가 미국이라고 가정할 때, 한국은 전체재화의 물가수준이 500원인데 미국은 1달러라고 가정하자. 이때 환율이 1달러당 1,000원이라면?

 

만약 달러를 기준으로 각 국의 전체 물가수준을 본다면 한국에서는 0.5달러 수준인데 미국은 1달러 수준이므로 한국의 통화인 원화가 미국의 통화인 달러보다 2배 정도 높은 구매력을 지닌 통화가 된다. 바꿔 말하면 두 나라에서 똑같은 재화를 살 때 현재 환율 상태로는 한국에서 미국보다 2배나 더 싸게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똑같은 1달러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1개의 재화를 살 때 한국에서 사면 2개의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미국 사람들이 한국에 여행도 많이 올 것이고, 들어와서 한국 상품을 많이 구입할 것이다. 기업들은 한국에서 제품을 산 다음 미국에 가져다 팔기 시작할 것이다. 한국에 지속적으로 달러가 들어오면서 달러의 공급이 늘어나게 되고, 이것은 곧 달러 약세(원화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 두 국가의 물가수준이 전혀 변하지 않고 그대로라고 가정하면 1달러당 500원 수준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환율의 하락이 나타나리라 예상할 수 있다.

 

이론상 거의 완벽하다고 보이지만 절대구매력평가가 성립하기 어려운 이유는 두 나라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빠뜨리지 않고 조사해 평균을 낸다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똑같은 재화나 서비스더라도 각 국마다 조금씩 품질 등에서 차이가 날 가능성도 있는 등 변수가 너무나 많다.

 

절대구매력평가의 적용이 거의 불가능해 사용되는 것이 각 국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몇몇 상품들의 가격을 조사해 발표하는 물가지수를 이용해 그 상승률을 비교하는 '상대구매력평가'를 이용하게 된다.

 

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수출입물가 등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를 이용해 상대구매력평가를 하게 된다. 예를 들어 A, B 두 국가가 있을 경우 A국에서 물가가 10% 상승했는데 B국은 5% 밖에 상승하지 않았다면 A국 통화의 구매력이 기존보다 더 많이 약해졌으므로 A국의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고 B국의 화폐의 가치가 상승하는 방향으로 환율이 움직일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국화폐표시법(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달러/원 같은 것)을 사용해 두 국가의 물가상승률을 바탕으로 환율의 방향을 측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공식이 성립하게 된다.

 

→ 환율상승률 = 자국 물가상승률 - 타국 물가상승률

 

즉, 한국의 물가가 5% 오르는 동안 미국에서는 2% 올랐다면 달러/원 환율은 3% 상승(달러강세, 원화약세)하는 것이 상대구매력평가로 보았을때 옳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의 절대적 물가수준의 차이도 있으며, 미래의 물가상승률의 동향도 예측해서 종합적으로 반영하여야 하기 때문에 위의 식대로 딱 맞아떨어질 수는 없다. 그래도 자국과 타국의 작년이나 올해 물가상승률의 차이가 많이 났다면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통화의 가치가 떨어지는 쪽으로 환율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