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5월 말.

지역난방공사의 유상증자설이 시중에 떠돌기 시작했다. 거래소에서는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 6월 3일, 6월 14일.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이 없다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으며 언제든지 할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했다.

 

● 지역난방공사는 최근 몇개년 동안 평균 1,000억 원 정도의 당기순이익을 꾸준히 올리고 있었던데다가, 그 동안 높은 배당수익률을 계속유지해왔다.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것은 그곳에서 기업들이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 유상증자는 얼마든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지역난방공사의 행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

 

첫 번째, 유상증자를 하는 목적은 인터넷 기사에도 쉽게 찾을 수 있듯이 '재무구조 개선'이다. 한 마디로 기업의 부채비율을 낮추고, 기업내에 여유자금을 확보해 놓겠다는 이야기인데, 그렇다고 그 동안 왜 배당을 해왔는지 모르겠다. 배당을 한다는 것은 기업이 번 돈을 기업 내부에 놔두거나 빚을 갚는데 쓰지 않고 주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것인데,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들에게 돈을 받아야 할 정도로 급한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기업이 낸 이득으로 배당을 하기전에 우선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먼저했었어야 했다. 가만히 생각하면 어차피 주주들에게 줬던 돈을 다시 받는 건데 뭐가 문제냐 할 수도 있지만, 배당을 하면 배당소득세로 인해서 세금이 빠져나가고 주주들에게 돈이 들어간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할 때는 그 때 낸 세금만큼 감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배당을 했던 금액만큼만 유상증자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주주들의 주머니에서 추가 자금이 빠져 나가야 한다. 지역난방공사의 많은 지분을 소유한 정부야 뭐 세금이 어차피 자기들 돈이니 아무 상관없겠지만 다른 소액주주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세금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부가 상당한 지분을 소유한 기업이 배당 지급과 유상증자를 동시에 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소액주주들의 주머니를 털고 싶다라고 말하는 꼴 밖에 안 된다.

 

두 번째, 유상증자를 하는 목적부터 기분이 나쁘다. 애초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공모를 하면서 모은 자금으로 대부분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 거기다 자금이 추가로 남아 사업확장등에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이후 추가로 유상증자를 하면서 추가로 주주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것이 정당화 되는 것은 그 기업이 빠른 성장을 하고 있으며, 시급히 자금을 모아 투자하면 더 큰 돈으로 불려줄 수 있을때 뿐이다. 대표적인 예를 들면 스타벅스와 같은 경우다. 초기에 스타벅스가 한 지역에서만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치자. 그런데 지점을 빠르게 늘릴수록 스타벅스 같은 경우 빠르게 수익을 키울 수 있고, 시장을 빠르게 점령해 놓아 경쟁자들의 진출에 제동을 걸 수도 있으며, 선두주자로서의 브랜드 파워를 확립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새지점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주주들에게 자금을 지원해달라고 하면 기꺼이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난방공사는 어떤가? 이 기업은 안정적으로 꾸준히 이익을 낼 지는 모르나, 사업확장을 통해 성장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한 마디로 내 손에서 돈이 빠져 나가 기업에 흘러 들어가더라도 은행에 집어넣은것과 다름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 누가 자금을 대주고 싶겠는가?...

 

지역난방공사는 지금이라도 말도 안되는 유상증자설을 일축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신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 같은 것 말이다. 재무구조는 앞으로 꾸준히 낼 이익만으로도 충분히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고, 배당을 하지 않는다면 훨씬 빠른 속도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기업 부채를 많이 줄여 놓았다'라는 현 정부의 업적을 키우기 위해 소액주주들의 주머니를 터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