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만의 효과와 기능이 분명히 있는 제도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점 이 문제에 대해서 말이 많아지는 것은 결정적으로 기회의 균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의 주식을 빌려서 팔아야 하므로 누군가에게 대주를 받아야만 하는데, 이것이 개인투자자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불만이 계속 커지자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에 대해서 발표하고,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하루동안 공매도를 금지한다는 개선제도를 내놓았는데... 어설픈 정책이다. 기회의 균등이 전혀 확보되지 않는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 밖에 안 된다.

 

 

▶ 제대로 개선 했다고 말하고 싶으면 적어도 업틱룰 정도는 뜯어고쳐야 하지 않나?

 

현재 공매도는 업틱룰 적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서 현재 거래된 가격의 바로 위 가격까지만 매도 물량을 내놓을 수 있는 제도다. 즉, 매수호가가 걸려 있는 곳으로 물량을 내놓아서 가격을 밑으로 직접적으로 끌어내리는 행위는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거래된 가격 바로 위부터 걸려 있는 대량의 매물은 시장에 혼란이나 공포를 심어주기에는 충분하다. 즉, 강제적으로 시장을 자기들 맘대로 왜곡 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것도 실제로 가지고 있는 주식물량도 아닌것으로.

 

만약 누구나 가능하여 기회의 균등성이 갖춰져 있다면 몰라도, 그런 기회의 균등이 없다면 시장 거래가보다 한 호가 위에 물량을 대는 1업틱룰 만으로는 제대로 된 형평성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봤을 때 10단계를 더 올려 11업틱룰 정도로는 만들어놔야 하지 않나 싶다. 일반적으로 증권사 HTS나 MTS에서 볼 수 있는 최대 호가가 매수매도 10호가인 것을 감안하면 11업틱이 적용되면 시장왜곡을 거의 완벽히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혹자는 그렇게 하면 공매도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공매도의 순기능 중 하나가 시장이 지속적으로 과열되는 상황을 막는 것이라는 것을 가정한다면, 과열되가는 상황 중에는 11업틱이라도 얼마든지 미리 걸어놓고 체결될 때까지 기다리면 되지 않을까? 적어도 순기능의 장점을 나열하면서 현재제도를 그대로 지속하려는 사람들이라면 이에 대해 찬성하면 찬성했지 반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11이 안 된다면 6업틱이라도 적용해야 한다.

 

이게 싫다면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기관투자자 등은 기존 대주서비스를 통한 공매도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개인투자자들은 대주를 하지 않고 공매도가 가능한 진짜 공매도를 도입해주는 것이다. 단, 그 물량은 자신이 현재 보유한 현금 금액 등을 고려해 그 수준을 넘어서서는 더 이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손해가 일정이상 커지면 추가 금액의 입금을 요구하고 안 된다면 반대매매가 자동적으로 이뤄지게 하면 된다. 증권사들이 개인들에게 그렇게 해라고 부추기는 미수거래의 확장판 정도라고 할까? 이렇게 하면 기회의 균등이 충분히 보장된다고 생각된다.

 

기관 등은 여전히 대주를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은 1) 그 동안 그렇게 해왔고, 이들은 대주를 한다고 해도 여전히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 기회의 균등을 그다지 파괴한다고 보지 않으며, 2) 대량의 자금을 소유한 외국인들이나 기관들에게 대주를 하지 않은 공매도 허용은 대한민국의 주식시장 크기로 보아 아직 불안정함이 있기 때문이다.

 

뭐... 사실 외국인이나 기관도 대주를 안해도 되니 그냥 기회의 균등만 보장하면 사실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이것도 저것도 핑계를 늘어놓으면서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다면, 그냥 폐지를 하는게 어떨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