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설치가 안 된 곳이 없다. '있을 것이다' 싶은 엘리베이터나 상가 입구 등을 제외하고도 그냥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내가 전혀 모르고 있는 곳에서도 CCTV가 나를 찍어대고 있는 형국이다. 도로에서 돌아다니는 차들도 어쩌면 CCTV나 마찬가지다. 차량용 블랙박스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이들도 실시간으로 주변을 찍어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식으로 하루에도 수십번은 찍히는 중이다. 이것을 계속해서 설치하고 확대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규제를 통해 확대를 막고 축소하는 것이 옳을까?

 

▶ CCTV설치를 계속 해야한다며 찬성하는측의 주장

 

- CCTV를 설치하여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줌으로써 범죄예방에 도움이 된다. 실제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에 설치하거나, 실제로는 돌아가지도 않지만 카메라만 붙여놓고 CCTV가 설치되어있다는 경고 문구만 해놓았음에도 불법행위가 줄어든 결과가 많다. 대한민국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중 하나인 이유 중에는 CCTV의 대중화도 한 몫 했다.

 

- 범죄가 발생했을 경우 범인을 추려내는데 도움이 된다. 특정한 범죄가 발생했을 때 제대로 된 근거가 없으면 억울한 사람도 나올 수 있는데, CCTV의 확대로 이런 것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가는 범인들의 동선을 추려내 신속하게 검거가 가능해져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는 것도 막아낼 수 있다.

 

특히 테러와 같은 경우 겨우 몇명의 범인 때문에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이런 범죄들을 예방하고 줄이기 위해서 CCTV의 설치가 계속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 반대하는 측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 먼저 범죄와 범인이라는 소수에 초점을 맞춰 다수인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 그리고 CCTV는 근본적인 범죄예방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까닭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예방이다. 범죄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 돈 문제, 인간관계 문제인데 CCTV설치로 이것이 해결되느냐는 것이다. 차라리 그 설치비용, 유지비용 등으로 직업교육, 복지확대, 정서함양 교육 및 심리상담 등을 확대하여 사람 자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범죄예방이며,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깨진 창문'효과처럼 범죄란 정비되어있지 않고 으슥한 곳에서 더 발생하기 마련인데, 차라리 길거리를 깨끗이 정비하고 조명 등을 설치해 거리를 밝히는 것이 심리상으로도, 거리환경이나 조경상으로도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전성 역시 CCTV의 영향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위다. CCTV가 많은 나라 중 범죄율이 높은 국가도 존재한다. 교육상태, 민족정서, 마약과 총기규제, 사회분위기, 경찰인력 등등 수많은 요소 중 하나일 뿐인데 이를 과대포장해서는 안 된다.

 

즉, CCTV보다 더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예방법들이 얼마든지 많은데 굳이 사생활침해와 인권침해, 그 외에 여러방면으로 악용될 논란이 있을 수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어디에 있는가? 국가의 무분별한 설치에 이어 그걸 본 개인들도 요즘엔 마구잡이로 설치해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은 오히려 규제를 해도 모자랄 판이다.

 

- 범인을 추려내고 검거하는데 사용되는 것도, 그것이 우발적 범행이나 사소한 범행(쓰레기 투기)과 같은 경우에 한해서일 뿐, 위험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어차피 신분이 알려지기 어렵도록 얼굴을 가리고 몸의 체형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거나 CCTV 위치를 파악해 미리 고장내 놓거나 동선이 잡히지 않도록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쓰레기 불법투여 같은 곳이 많이 발생하는 곳에 한해 선별적으로만 설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 찬성

 

- CCTV는 '여기 설치되었다는 것'자체로도 효과가 있지만 더 진정한 효과는 지금처럼 여러곳에서 촬영하고 있을 경우 '언제 어디서 찍힐지 모른다'는 것 자체로 또 다시 효과가 있다. 그런데 특정한 곳 몇 곳에만 한정해서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그 곳을 제외한 곳을 타깃으로 범죄활동이 이루어질 것이다. 즉, 설치 자체의 효과가 크게 반감되는 것이다.

 

- 또한 이 설치가 크게 사생활 침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분명히 개인의 구역이 확실한 곳에는 설치가 제한되어 있는데다, 별다른 범죄가 발생하지 않으면 금방 삭제되어진다. 애초에 CCTV의 설치 의의는 다른사람들의 사생활등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범죄등을 막기 위한 좋은의도로 이루어지는데 몇몇 부분에서 조금 불편할 수 있다고 막는 것은 옳지 않다.

 

구급차나 소방차, 경찰차를 이끄는 사람중에 가끔씩 아무 일도 없는데도 사이렌을 울리면서 차들을 비키게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우려 때문에 대부분 좋은 일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울리는 사이렌을 무시하고 길을 막아서면 안될 것이다. 어쩌다 악용될 수 있어도 일단은 이들이 지나가게 길을 비켜주는 것처럼 CCTV의 설치도 몇몇 나쁜 의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불안감으로 막아서는 안 된다. 그런 몇몇 발생하는 부작용의 문제들은 이후에 체크하고 확인하여 잘못 사용한 경우에 처벌하는 것으로 가야한다.

 

▶ 반대

 

- CCTV에 익숙해져 사생활 침해라고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공의 장소에서 이뤄지는 통화는, 도청 등이 이루어져도 괜찮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좋은 의도라고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마구잡이로 넘겨주는 것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확실히 발생한 상황에서 울리는 사이렌'과 '발생할지 말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항상 울리는 CCTV'는 분명히 다르다.

 

- 우리가 CCTV의 설치를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미 포화상태일 정도로 많은 상황에서 꼭 필요한 곳 이외에도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현재상황에서 CCTV설치를 반대하는 것이다. CCTV가 설치되어 있건, 되어있지 않건 분명히 범죄율이 특히 높은 구역은 존재한다. 그런 위험성이 높은 구역 혹은 위치상으로 중요한 곳에 한해 한시적으로 설치하면 충분한 것인데도 무분별하게 설치된 지금이 옳지 않고, 여기서 더 확대하자는 게 맞지 않다는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