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정부때도 그랬지만, 이번 정부도 긴 연휴에 낀 평일에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면서 정부에서 한마디를 덧붙였다.

 

'내수진작, 소비활성화를 기대한다'

 

... 아니 임시공휴일 지정만으로 정말 내수와 소비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디 연구결과가 어떻고 저떻고 떠들겠지만 그런 연구결과는 반대되는 것이나 반박하는 것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도 있는 법이다. 기업체에서도 CEO가 '내가 이러이러한 사업을 하고 싶은데 이 사업이 얼마나 큰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연구결과를 가져와라'라고 하면 CEO가 하고 싶다고 하니 좋은전망과 좋은점만을 제시해서 밑에 사람들이 연구결과들을 아주 쉽게쉽게 만들어서 가져온다. 하물며 정부가 '이런걸 희망한다'라고 하면서 연구결과를 제시하라고 한다면야 나쁜 이야기가 나오기가 쉬울까. 그리고 탁상공론과 실제로 체감하는 것에도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일단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고 모두가 쉴 수 있는것도 아니다. 공무원들이야 무조건 쉬겠지만, 일반 기업체에 다니는 사람들, 특히 중소기업과 같은 경우 나가야만 할 수도 있다. 이걸로도 효과가 반감될 수 있고, 만약 이들이 회사에 나가는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임시공휴일로 쉰다고 해버리면 매우 불편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아예 2017 달력이 제작될 당시부터 이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생각을 하고 공표하여 장기간에 걸쳐 준비할 수 있게 해뒀다면 모를까. 얼마남지도 않은 이런 기간에 지정한 것은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거기다 요즘에는 해외로 여행을 많이가는 추세인데, 안그래도 긴 연휴가 더 길어지면서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 이는 내수진작은 커녕 오히려 평상시 국내에서 쓸 돈을 해외에서 쓰게되어 국내경기를 침체에 빠뜨릴지도 모를 일이다.

 

예전에 임시공휴일 지정이 별로 효과가 없고 부작용도 많다고 이야기 하면서 '그렇게 내수 진작 잘 되면 그냥 매주 하루씩? 임시로 지정해서 놀지 왜? 그럼 내수 금방 살아나겠네'라고 한 프로그램에서 말하신 분이 있다. 그런데 정부가 바뀌면서 그 분이 있는 곳이 이제 여당이고 정부와 연계하는 곳이 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별 효과도 없다는 듯이 말하면서 부작용을 생각해야 된다고 하더니 왜 똑같이 별 준비도 없이 행하는지...?

 

아니, 그렇게 비판을 했고, 실제로도 효과가 큰지 잘 느끼지도 못한데다가 해외여행 등의 부작용을 예상된다면 뭔가 다른 처방과 함께 사용해야 맞는게 아닐까.

 

예를 들면 긴 황금연휴기간동안 국내의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는, 이런 강력한 당근책 같은 것 말이다. 물론 카드로 결제하면 자동으로 부가가치세가 줄어든 금액만 결제되도록 시스템도 잘 갖춰놓아야 할 것이다. 긴 연휴에 부가가치세가 사라져 국내 여행을 훨씬 싸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되면 해외에 나갈 예정이던 사람들도 취소하고 오히려 국내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고, 그냥 집안에서 쉬려던 사람들도 바깥으로 나가서 돈을 쓸 수도 있고, 상가에도 먹고 마시며 쇼핑하려는 사람들이 훨씬 늘어나지 않을까? 술에 부가된 세금이 긴 연휴기간 동안 사라진다고 생각해보아라. 거의 매일밤 사람들이 축제처럼 보내면서 돈을 쓸지도 모른다. 물론 그 때문에 음주와 관련된 문제가 좀 더 생겨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추가 인력을 배치해서 순찰을 강화하고 단속을 많이할테니 술을 많이 마시지 마라고 미리 엄포를 놓으면 어느 정도 해결도 할 수 있다.

 

임시공휴일만 덜렁 지정된다고 그냥 내수가 살아난다는 헛소리는 제발 이제 그만 좀 듣고 싶다. 갑자기 지정되어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큰 데다 해외여행등이 활성화된 지금 상황에서는 임시공휴일 지정 + 국내에서 돈을 쓸 강력한 당근책을 같이 사용해야 그나마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