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의 수익률 곡선이란 단기국채와 장기국채의 수익률의 동향을 살펴보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중앙은행의 정책과 수많은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생각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논리적이고 강력한 경제지표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이 동향을 잘 파악하면 앞으로의 큰 경제상황을 대부분 맞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미래경제를 예측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지표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력을 지녔으며, 많은 시장참가자들이 참여하는 미국의 국채 수익률 곡선은 세계 경제의 향방을 가늠하기에 적합하기에 계속해서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수익률 곡선은 만기가 짧을수록 수익률이 낮고 만기가 길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우상향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이를 '정상곡선'이라고 한다.
(X축을 만기, Y축을 수익률이라고 가정한 경우의 정상곡선 형태)
채권의 만기가 길면 길수록 유동성이 떨어지고, 긴 기간동안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경제문제 등으로 인해 채무이행의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만기가 길어질수록 더 많은 이자를 주겠다고 약속해 주어야 사람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므로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지게 된다.
그런데 국채의 경우에는 단기금리는 거의 대부분 중앙은행,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줄여서 연준)'에서 결정하고 장기금리는 주로 시장참가자들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순수 시장참가자들에 의해서 결정되는 일반 회사채등과는 조금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앙은행에서 결정해 발표하는 '기준금리'는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거나, 돈을 빌릴경우 지급해주거나 지급받는 이자율 등에 해당한다. 즉, '기준금리 = 단기금리'다. 은행은 돈을 지속적으로 굴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대출 등을 해주다가 남는 돈이나, 법적인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경우 중앙은행에 예치한다. 혹은 시중에서 예금을 많이 끌어모으지 못한 경우 기준금리로 돈을 빌려온다. 다시 말해 맡기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맡기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기에 기준금리는 단기금리가 되는 것이다.
반면 장기국채 금리는 여전히 거의 시장참가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그리고 단기금리 현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수익률을 가늠해보고 장기국채를 매입하고 매각한다. 은행과 같은 참여자들도 중앙은행에서 돈을 기준금리 수준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빌리기로 했다면 더 높은 이자로 다른곳에 빌려주어야 한다. 즉, 은행과 고객간의 협상을 통해 대출금리(일반적으로 장기)가 결정된다. 대출금리와는 달리 은행에 고객이 맡기는 돈인 예금 같은 경우에는 강제적인 기준금리가 많이 적용된다. 예금은 언제 들어오고 나갈지 파악하기 힘든 단기자금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굳이 기준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기국채는 중앙은행에서 어느정도 강제적으로 수익률을 결정하지만, 장기국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정상적이라면 나타나지 않아야 할 채권의 우상향 수익률 곡선이 우하향 형태로 뒤집어 지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최대한 비관적으로 보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을 적절하게 관리하면서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게 목적이다. 그런데 간혹 경기가 활성화되다가 과열이 심해지면 물가상승률이 치솟게 되는데, 이때 중앙은행에서 하는 가장 큰 물가억제정책이 바로 기준금리 상승정책이다. 이렇게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단기금리가 계속 강제적으로 상승하는데 장기금리는 강제적인 정책이 아니므로 아직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면 둘의 수익률 격차는 계속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단기금리가 오르면 장기금리도 올라야 정상곡선이 되겠지만, 강제적으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면 금리 상승으로 미래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생겨나면서 장기국채 참가자들이 쉽사리 움직이지 않고 관망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기준금리가 일정수준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이제는 경기과열을 막는 정도가 아니라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서 경제가 침체될 것으로 보이면 오히려 장기국채에 대한 매수가 늘어나게 된다. 경제가 침체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앞으로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다시 빠르게 내릴 것이라 보는 까닭이다. 빠르게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 내리기 전부터 미리 '선취매'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제 단기금리가 상승할대로 상승한 상태에서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을 하게 되고, 둘의 수익률 격차가 그동안 꾸준히 좁혀진 것도 모자라 이 때쯤엔 오히려 '역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즉, 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현상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발생한다.
1. 중앙은행의 과도한 기준금리 상승정책
2. 그 정책이 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
3. 시장에서 금리가 과도하게 상승했으며 이것이 본격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식
단기금리가 많이 상승했고, 그것이 영향이 미치고 있음(물가상승률 하락과 경제성장률 저하 등)이 드러났으며, 시장에서 인식(기업들의 앞으로의 투자 동향 감소 등)까지 한 상황이므로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상당함은 물론이고 그것이 가속화될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미 국채의 수익률 곡선을 이용할 때 보통 단기금리로는 3개월 만기 국채를, 장기금리로는 3년 이상의 만기를 가진 것을 사용하는데 10년 만기를 많이 이용한다. 블룸버그(bloomberg.com)에서 확인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블룸버그 접속후 RATES+BONDS 선택)
(미국 동향이므로 U.S. 클릭)
(3개월과 10년의 수익률(YIELD) 확인)
3개월 만기 국채가 3년 만기국채의 수익률을 넘어 10년짜리마저 넘어선다면 위험자산(주식, 원자재, 회사채, 신흥국)등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안전자산(금, 단기국채)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국채의 수익률 곡선 역전현상이 나타난다고 바로 경기침체가 온다고 볼 수는 없는데, 금융시장에서 신용위험이 천천히 퍼져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시장참가자들이 이를 확실하게 인식하는데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나타내는 시간으로 짧으면 6개월 후(주식시장도 경기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어 일반적으로 주가지수에 6개월 선행한다고 본다), 길면 12개월(일반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주는 시기), 많이 늦게 나타나면 최대 18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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