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기에 좋은 지역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그 지역에 살고자 할테니 수요가 많아져 부동산 가격이 빨리 상승하리라고 생각하기 쉽다. 어느 정도는 들어맞는 이야기 같지만,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란 어떤 곳일까?

 

근처 근린생활시설들에 편의를 위한 작은 상가들이 잘 들어와 있고, 각종 편의시설과 문화시설들이 있으며, 적절한 공원과 공지등으로 녹지가 확보되었고, 결정적으로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야 편하게 살아갈 수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곳이란?

 

다른 요소들도 있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결국 사람이다. 유동인구가 많아 사람이 주변에 많이 들락날락 거릴수록 그 땅은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가치가 있는 땅이 된다. 이런 지역은 쉽게 말하자면 주거용 지역이라기보다는 상업성이 짙은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수익성에 민감한 사업가들이나 자영업자들이 빠르게 캐치하고 움직여 자리를 잡으려 하므로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억하기 쉬운 예를 들어보자.

 

꽤 유명한 한끼줍쇼라는 방송프로그램이 있다. 이 방송에서 '북촌'이란 한옥들이 많이 몰려 있는 집을 찾아간 적이 있는데 관광객들에게 한국적인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소문이 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한국적 분위기를 느끼는 것이다. 물론 한국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걸 눈치챈 출연자들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관광객들만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살고 있는 분들은 아예 못 본것 같다."

"이 집도 보니까 살던집이 아니라 이젠 스튜디오가 된 것 같다."

"이것도 가정집이 아니라 법인에서 쓰는 사무실 혹은 상점이다."

"마을을 다 떠난거 같다."

"(관광객들이 몰리면서)시끄러워서?"

 

실제로 나중에 '한끼'를 얻어먹기 위해 움직이지만 대부분의 집은 이미 비어있다. 한 집에 들렸을 때 속사정을 듣게 되는데, 대답은 "관광객이 많아지고 시끄럽고 해서 여기 사람들이 거의 다 이사가면서 거의 살지 않는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냥 한옥이 모여있던 곳에서,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된 곳. 부동산의 가치로만 따지면 과연 가치가 어떻게 변했을까? 전 세계 관광객들이 찾아올만큼 유명한 곳이 됐다면 당연이 가치, 즉 가격은 빠르게 상승했을 것이다.

 

그러나 '살기 좋은 곳'은 아니게 되어버렸다. 나만의 휴식처인 주거공간을 파괴하는데 소음만한 것이 없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