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이 강력하게 개입하면서 신용카드와 관련된 사안들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가만 생각해보면 카드 사업은 참 특이한 형태를 보여주는 산업이다. 분명 경쟁에 의한 일반사업인데 마치 세금인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다른 사업의 경우 대량으로 구매해주는 사람에게는 일반적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카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매출을 많이 내주는 고객일수록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금융당국에서 나서기 때문이다. 마치 세금의 누진세율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금융업이 특수한 형태라 정부규제나 참여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비슷한 예로 은행의 대출등을 생각해보아도 '더 많은 돈을 대출 받을 수 있는' 사람이나 기업일수록 당연히 금리도 낮게 적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임을 생각해보면 꼭 금융업이라는 점 때문이라고만도 할 수 없다.

 

그리고 최근 이런 카드의 누진세율 형태는 급속도로 강화되었는데, 결국 현대차와 카드사들의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가 현대차에 대한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고, 현대차는 수수료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관련 계열 현대카드 등을 제외하고 모두 계약해지 통보를 한 것이다.

 

이 대립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 것인가? 만약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시에는 다음 3가지 형태가 나타날 것이다.

 

 

1. 카드사 승리

 

자동차 구매에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이 현대차 구매를 기존보다 줄여나가게 된다. 현대차는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판매량 감소가 타격이 더 크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인상안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2. 현대차 승리

 

고객들이 대부분 그냥 현대카드를 만들어 현대차를 결제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현대차는 기존 수수료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카드사들은 대형 고객을 하나 잃게 된다.

 

3. 둘 모두 패배

 

카드사들은 대형 고객을 잃어 버리고, 현대차는 자동차 판매량이 줄어든다. 둘 모두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피해를 입게 된다.

 

 

카드사가 자동차를 만들 수 없지만 현대차는 카드사를 계열사로 가지고 있어 좀 더 유리한 형태로 보이긴 하나, 결국 둘 모두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확실하게 틀어쥐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대카드는 점유율이 10% 수준 정도다.

 

영업사원이 열심히 설득해서 자동차를 구매하게 만들었는데 '현대카드 무조건 만드셔야 합니다'라고 하면 '아, 그러면 안 할래요'라는 고객 입장에서 거절 멘트를 내뱉을 단서를 하나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되기 대문이다.

 

물론 매우 장기적으로 이어진다면야 차례차례 카드 구매 고객들이 현대카드를 받아들이겠지만, 분명히 단기적으로는 타격이 크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 그런데 문제는 현대차의 매출과 순이익 하락 속도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버텨내기가 쉽지 않을 듯.

 

결론적으로 위의 3가지 시나리오가 각각 33%의 승률을 가졌다고 예상하면 카드사든 현대차든 승리할 확률은 고작 33%밖에 되지 않는다. 둘 모두 패배하는 시나리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이서 계속해서 파트너로서 함께 사업한 이유도 결국엔 둘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에 협력을 해온 것이다. 만약 어느 한쪽이 좀 더 유리하더라도 결국 50% 승률을 넘기는 쉽지 않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어쨌든 합의가 가장 나은 선택이지 않을까? 본인들 사업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강제적인 개입으로 인해 남을 상처를 둘 다 떠안긴 싫긴 하겠지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