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 4일 공무원 증원이 결정되었다.

 

반대 의견에 대해서 경찰과 소방 등에 관련 인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게 정부측의 주요 입장인듯 하다. 그런데 그 '부족'하므로 증원이 필요하다는 게 도대체 무엇에 근거한 것일까? 내가 보기엔 아무런 근거가 없다.

 

단위면적당 경찰인력, 소방인력의 수?

단위인구당 경찰인력, 소방인력의 수?

 

이런 것들이 타국보다 부족하다는 걸까?

 

아니면 일처리가 좀 느려서?

 

그것도 아니면 국가의 치안이 안 좋다는 뜻일까?

 

여기서 잠깐 공무원이란 직업을 자본주의와 경쟁이란 관점에서 살펴보면,

 

공무원이란 직업은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의 근본을 이루는 경쟁이란 것이 없는 직업이다. 그리고 위계서열이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다. 경쟁이 없다는 안정감에 매너리즘과 타성등에 젖어들고, 개개인의 능력의 개발이 저해되며, 강한 위계서열은 추가 효율성 감소와 함께 부정부패 등으로도 연결되기 너무나 쉽다. 따라서 적정한 숫자를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적당한 범위를 넘어서는 것은 쉽게 말해서 효율성이 최악으로 치닫으며 사회전체의 부가가치를 좀 먹는 인력이 대거 발생하고, 시민들은 자신의 돈이 그냥 낭비된다는 생각으로 점점 분개하게 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공무원이 늘어난다는 것은 정부의 힘이 더 세진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 입김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자유주의 시장체제가 아니라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과도한 공무원 숫자는 비효율성과 부정부패만 창출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찰 인력 등의 상황이 어떠한지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내 개인적인 능력도 정보도 부족해 여러 국가의 정보를 구해 비교분석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절대적인 수치를 제시하거나 타국과의 인력 비교수치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수치를 하나 제시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바로 '세계범죄지수' 조사 통계인데, 세계 각국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통계를 낸 자료이다.

 

'www.numbeo.com' 에 들어가서 'Crime Index by Country'를 찾으면 확인이 가능하다.

 

 

들어가보면 각 국가와 수치가 나와있는데 'Crime Index'는 범죄지수이므로 높을수록 범죄율이 높고 치안이 나쁘다는 뜻이 된다. 'Safety Index'도 나와있는데 이는 범죄지수의 반대이므로 높을수록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South Korea)은 2013년부터 포함되어 있다.

 

2013년은 범죄지수 17.40로 118개국 중 115위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4번째로 안전하다는 뜻과 유사하다.

2014년은 조사대상국이 128개국으로 늘어났는데 16.35로 127위 차지했다. 세계에서 2번째로 안전했다.

2015년은 17.99로 147개국 중 144위를 차지했다. 4번째로 안전했다.

2016년은 14.31이었는데 117개국 중 117위를 했다. 조사국 중에선 최고로 안전했다.

2017년 발표치는 아직 기간이 좀 더 남아 그 이전까지 수치 혹은 추정치로 보이는데 125개국 중 109위를 차지했고 수치는 25.27로 늘어났다.

 

2017년은 정치적으로 여러사건이 있으면서 수많은 집회와 이른 선거 등에 영향을 좀 받은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중간정산 수치인 '2017 Mid-Year'에서는 범죄지수가 29.40을 기록했다. 즉, 2017년 중순 이후 정치적 사건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수치가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범죄지수가 소방인력의 경우에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소방인력 역시 이 통계와 어느 정도는 맞닿아 있다고 본다. 방화 등을 통한 화재나 술과 마약과 연계된 범죄 등으로도 다친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방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데다가 우리나라 소방서와 경찰서는 하는 일의 경계점이 모호한 부분이 있어 누가 해도 상관없는 출동의 사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의 수치를 기반으로 볼 때, 과연 대한민국의 경찰과 소방인력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물론 위 통계는 인력만으로 따질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마약과 총기 등에 대한 규제를 강력하게 했고, 특수한 경우 경찰의 뒤를 받쳐줄 수 있는 강력하고 거대한 군대가 뒤를 받치고 있고, CCTV도 엄청나게 많이 설치하는데다가, 동양의 사상은 개인적인 성향보다 집단의 성향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이고도 강력한 것은 역시 '경찰 인력이 치안을 유지하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즉, 단위면적당, 단위인구당 경찰인력의 숫자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한 신출내기 경찰과 나눈 대화다. 참고로 이 경찰은 이런 통계에 대해서는 당연히 전혀 모른다.

 

"우리나라가 안전한 편일까?"

"그렇지. 저녁 늦게 까지 술 먹고 쉽게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국가가 몇 개나 될 거 같아?"

"뭣 때문에 안전한 걸까?"

"(자부심을 담은 표정으로)그거야 경찰들이 항상 주변에 있기 때문이지. 신고 들어오면 주변을 순찰하던 경찰이 연락받고 5분~10분이면 바로 도착하는데 이 정도로 빨리 올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을걸?"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찰, 소방 인력은 부족하지 않다는 것에 한 표를 주고 싶다. 만약 부족하다고 해도 그건 장비나 시설, 시스템적으로 부족한 게 있을지 몰라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엔 쉽게 동의할 수 없을 것 같다.

 

지금의 인력 증원은 그냥 정부의 힘을 강화하고, 시장의 시스템을 정비해 청년층 고용률을 늘릴 자신이 없는 정부가 궁여지책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라고 해석하는게 가장 타당하다. 즉, 인력 낭비, 세금 낭비, 생색내기다.

 

인력 낭비 세금 낭비 등은 제쳐두고라도, 그 증원된 공무원들을 통해 강화된 정부의 힘이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하지나 말았으면...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