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과 고등학생, 11년 연속 희망직업 1위 교사'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발표한 통계자료다.

 

교사들이 틈만나면 회초리를 들고, 심하면 그냥 손바닥으로 뺨을 날리던 '체벌'이 금지되고 교권이 추락했다던가, 심각한 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정기적으로 계속 나타나는 기사거리다. 나도 볼 때마다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뭔가 웃긴 통계가 계속 발표된다.

 

그렇게 교권이 무너졌다는 이야기 속에서 희망직업 1위가 11년 연속으로 교사라고 떴다. 바로 눈앞에서 그 현장을 가장 잘 목격했을 것이 학생들일텐데, 왜 이런 통계가 나왔을까?

 

이런 통계를 보면 자극적인 기사를 내보내기 위해 언론에서 일부러 이런 기사를 중점적으로 내보내는게 아닌가 싶다. 교권이 그렇게 무너졌다면 누구보다 피부로 그걸 코앞에서 느낄 학생들이, 미래에 자신이 그렇게 괴로울 것을 아는데 이 직업을 1위로 선택할까?

 

물론 이건 모두 '주관적 직관'에서 그냥 흘러나온 생각들이다.

 

그러나 1년도 아니고 11년 연속 1위를 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고 본다.

 

몇가지 추려보자면,

 

1. 교권은 여전히 추락하지 않았다.

 

'수시'제도가 도입되고 점차 강화되면서 우리나라는 내신성적이라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 시기를 날리면 '재도전'의 기회가 크게 박탈당한다. 때문에 재도전이라는 계층사다리가 무너진 현 상황에서 내신의 중요성을 아는 학생들에게는 이전보다 교권이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어떤면에서 보면 오히려 강해졌다.

 

폭력과 체벌로 교사들이 강압적으로, 그리고 기분내키는대로 학생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던 것이 조금 귀찮아 졌을 뿐.

 

2. 투자대비 높은 효율

 

학생들이 교사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교사가 된 뒤에 하는 업무량을 살펴보면 편할 것 같다라는 것이다. 방학이라는 긴 연휴의 존재,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기 위한 경쟁(일반 학원등은 못 가르치면 짤릴 것이다)따위도 존재하지 않고, 사회에서 존경받는데다가, 연봉도 좋은 편이라는 것.

 

즉,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에 투자할 노력은 타 직업과 비교해보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 이건 좋게 말하는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과도한 대우를 받는다는 뜻이다.

 

3. 익숙한 직업

 

학생들이 바로 옆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직업이 바로 교사다. 다른 직업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해 막연한 불안감이 있지만, 교사라는 직업은 항상 접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지 등에 대해서 알고 있어 막연한 불안감 등이 타 직업에 비해서 많이 낮을 수 있다.

 

이런 '익숙함'이 마치 여러 브랜드에서 행하는 '광고'와 유사한 효과를 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1, 2, 3 모두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다른 이유도 당연히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체벌이 사라지니 학생들이 대든다. 교권 침해다.' '부모들이 예전과 달리 교사에게 따지고 든다'

 

이제 이런 생각에 대해서 한 번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체벌이 있을 때는 대드는 학생들이 전혀 없었던가? 아니다. 어떤 시절이고 그런 학생들은 분명히 있어왔다. 그저 예전에는 인터넷이나 SNS같은 실시간 매체가 아직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을 뿐이었던게 아닐까? 아니면 이전에 존재하던 교권이 지나치게 강했고, 지금이 정상이라는 것 아닐까?

 

지금의 20~30대들은 40~50대, 혹은 그 이상 세대들이 '나 때는 이렇게 일했어'라고 말하면 '꼰대' 혹은 '틀딱'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교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자신들 역시 대부분 이렇게 말하는게 현실이다.

 

'내가 학생때는~'

 

이 둘이 다른 것일까...?

 

자신이 평소에 중장년층의 이야기를 듣고 '구시대적 이야기나 하는 꼰대'라고 했었다면, 자신 역시 학생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것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