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경우)군대도 다녀왔다.

대학도 졸업했다.

20대 중반이 지났다.

왠지 독립이 하고 싶다.

부모님이 반대하신다. 아무리 내 마음을 이야기해줘도 소용이 없다.

독립하는데 돈을 보태달라는 등 아쉬운 소리를 한 것도 아닌데...

 

"밥 해줘, 빨래 해줘, 방세 안 나가, 도대체 왜 나가겠다는 거야?"

 

그냥 나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며칠, 몇 달이 지나도 소용 없었을 때 어디선가 봤던 이야기를 나름대로 각색해 이야기 해보았다.

 

"나무에 매달린 열매는 나무에 매달려 맛있게 익어 갑니다. 그런데 그 열매가 이미 익을대로 충분히 익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매달려 있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마 그 열매는 썩어 들어가지 않을까요? 나무에 붙은 열매의 진정한 가치는 결국 충분히 익은 후 나무와 분리 된 후에야 생겨나는 법입니다."

 

(잠시 쉬었다가, 아니면 바로)

 

"물론 열매는 나무와 분리되고 나서 살점이 여기저기 찢겨져 나가면서 고통을 당할 수도 있을 겁니다.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도 그런 것이겠죠. 그러나 원래 그렇게 상처를 받으면서 새로운 곳에 씨를 내리고, 든든한 나무로 자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무나, 인간이나..."

 

위에 말은 좀 딱딱한 어체로 이야기한 편이다. 사실 좀 더 구어체에 가깝게 자신의 평상시 언어로 바꿔 이야기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부모님'을 '아빠랑 엄마가 걱정하는 것도..."라거나 '어떻게 되겠습니까?를 어떻게 되겠어요?'하는 식으로.

 

당연히 이런 이야기를 해도 안 통하는 부모님에겐 통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부모님이 다시 생각해보도록 만들 수는 있지 않을까.

 

최근 독립하려는 친구가 부모님을 설득하는데 고생하는 걸 보면서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 본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