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이 많아 살림이 넉넉한 사람'
부자의 정의다. 재물이 많은 이들은 할 수 있는 게 많다.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여가 등을 즐길 시간을 많이 낼 수 있어 여유로운 생활도 가능하고, 일반인들은 하지 못할 사치스러운 생활도 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을 하려면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 아니 내 돈을 내가 쓰는데 뭐가 걸리냐 하겠지만, 사회적 시선이 이들의 행동을 항상 따라다니기에 사치스러운 생활을 목격하면 비난을 퍼붓기 마련이다.
대중들은 부자의 미덕을 겸손, 절약 등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갑작스럽게 졸부가 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은 기본적으로 겸손과 절약 및 예절과 지성미 등을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까닭에 돈이 많아도 오히려 소박한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환호한다.
그러나 깊이 따져보면 사실 부자들의 이런 행위는 정신적인 위안밖에 안 된다. 실제로 그들이 정말 일반인처럼 소비생활을 한다면 정신의 위안을 줄 수 있을지 몰라도, 물질적으로는 도움이 전혀 안 된다. 이들이 돈을 많이 쓰면 쓸수록 시장에 풀리는 자금도 많아지고 돈이 돌면서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 아닌가?
경기가 침체되면 각 국가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낮추고 국채를 매입하는 등으로 시장에 자금을 풀고, 정부는 추경 편성이나 공공 공사 발주 등으로 재정확대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것이 다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한 마디로 시장에 자금을 풀어 댄다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경기가 침체될수록 더 사치스러운 생활을 해주는 것이 경기를 살리고 일반 서민 들에게도 훨씬 큰 도움이 될 텐데 경기가 침체될수록 이들을 향한 시선은 더 날카로워져 이들은 오히려 더 몸을 움츠려 버린다.
여러국가에서 제로금리를 시행하는 현재와 같은 시점에선 오히려 부자의 미덕은 겸손, 절약이 아니라 사치, 낭비가 되어야 한다. 살림이 넉넉한 사람이 TV에 나왔을 때 그 옷이 무엇인지 찾아 가격이 싼 옷을 입었으면 칭찬할 것이 아니라, '돈도 많으면서 궁상맞게 뭐하는 짓일까'라는 시선을 가져야 한다. 까놓고 말해 이들이 사치와 낭비를 해서 나중에 파산하던 말던 서민들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
오히려 백화점을 한 바퀴 돌면서 싹쓸이라도 한 번 해주는 것이, 백화점과 여기에 납입하는 여러 기업들의 수익성도 좋아지고 이렇게 늘어난 수익성이 새롭게 시장의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면서 고용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경우에는 유교사상으로 인한 것 때문인지 유독 이런 부분에서 엄격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겸손과 미덕은 나라의 녹을 먹는 공무원들에게 더 적절한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이곳에 들어가는 모든 것은 전부 서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부터 국회의원부터 시작해서 9급 공무원까지 모든 이들의 월급이 세금이고, 국가기관 건물을 때깔나게 번쩍번쩍 지어놓는 것도 세금이고, 그 안에 고급 가구들로 꾸미는 것도 모두 세금이다. 즉, 여기에 들어가는 자금은 줄이면 줄일수록 서민들에게 좋을 일이다. 그것이 곧 가계의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이어질테니 말이다.
이제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 벼락부자가 흥청망청 하는 것은 오히려 칭찬할 일이 아닐까?
누진세와 양도소득세 등으로 자본주의 폐해를 어느 정도 막는 기틀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즉, 물리적 제도가 갖춰져 있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정신적 제도다. 이들의 사치와 낭비를 이제 한번쯤 칭찬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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