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이란 미래에 특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혹은 팔 수 있는 권리를 사고 파는 것을 말한다. 이런 옵션은 기존 상품들에 추가적인 권리를 부여해주는 것이므로 옵션이 붙은 것은 '기본 상품가치 + 옵션 가치'가 되어서 시장에서 거래된다. 그런데 옵션의 가치는 매일매일 변동하는 주식, 채권, 원자재, 부동산 등보다 훨씬, 훨~씬 알아내기 어렵다. 그래서 그 가치가 실제가치보다 과대평가되기 일쑤다.


옵션의 가치가 과대평가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변동성'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클수록 옵션의 가치는 높아지는데, 현대 옵션가치 결정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블랙-숄즈 모형에서도 변동성이 커질수록 그 높은 가격이 나오도록 공식이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이때 사용하는 변동성이 '최근 단기간'에 발생한 것이 그대로 '장기간'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사용하는 것이 헛점이다.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바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채권을 예로 들어보자.


채권의 옵션을 평가할 때는 채권의 가격에 영향을 주는 금리의 변동성이 최근에 높았다면, 장기에도 장기간에도 그런 변동성이 기준금리에 적용된다고 보고 채권의 옵션 가격을 평가하게 된다. 그런데 과연 최근에 금리가 자주 변동했다고 그것이 그대로 장기간에 적용될까?


경기가 위축되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져 -로 돌아설 기미가 보이면 한국은행 산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를 빠르게 인하한다. 은행에 있는 저축등이 사회로 나와 돈의 공급을 늘림으로써 돈의 가치를 떨어뜨려 적절한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여기서 저축만이 빠져나온것이 아니라 낮아진 금리로 돈을 빌려 소비하는 행위까지 활발해져 가계부채가 급속히 상승하면 이후 물가가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더라도 신중하게 금리상승 결정하게 된다. 거기다 혹여 잘못된 판단으로 이른 금리 상승을 시켰다가 이제 막 물가상승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경기가 회복되면 활성화되려는 것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지도 몰라 금리 상승 결정은 더더욱 더뎌질 수 있다. 그렇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단기간 금리 변동'을 그대로 '장기'에 적용하여 평가한 옵션의 가치는 과대평가 상태가 된다.


또한 옵션가격 평가에는 효율적 시장가설과 랜덤워크를 받아들여 '무작위적'으로 변동이 이뤄진다고 가정하지만 이 역시 문제가 많다. 만약 물가와 경기를 위해 금리를 5%에서 1%로 단기간에 하락시켰다면, 당연히 시장은 이 금리 변동에 반응해 물가 상승 등의 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즉, 이제는 금리를 상승시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무작위적' 변동을 가정할 시 1%에서 다시 5%로 가는 것이나, 1%에서 -4%로 가는 것이 똑같은 확률로 치부하게 된다. 즉, 이럴 경우에는 금리 하락과 관련된 부분에서 옵션가격이 과대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주식이나 원자재와 같은 경우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우리 일상에 꼭 필요한 원유가격이 어느 날 폭락해서 -60%가 되었다고 하자(얼마되지 않은 이야기다). 과연 앞으로의 유가의 방향은 어디로 향할 가능성이 높을까? 당연히 상승할 확률이 높다. 물론 오랜세월 그냥 횡보하거나, 조금 더 하락할지도 모르지만, 단기간이건 장기간이건 상승할 확률이 높지만 원유값이 하락할 경우 이익을 보는 옵션도 상승 옵션과 똑같은 변동성에 기반한 가격이 매겨지면서 과대평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옵션을 산다는 것은 변동성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변동성이 잘못 적용되어 과대평가된 옵션은 당연히 파는 것이 유리하다.


과대평가된 옵션을 파는 것을 채권으로 예로 들자면 콜옵션채권을 사는 것이다. 기업등에게 언제든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해주고 대신 조금 더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이 콜옵션채권이다. 즉, '변동성'을 팔아서 더 높은 금리를 얻는 것이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