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나쁜 인간이 많다. 사람은 분명 스스로의 자유를 추구하여야 하지만, 그 와중에 타인에게 해를 입히거나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를 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다. 이런 행위가 심해지면 사회적 질서를 지키기 위해 법이라는 이름하에 처벌하기도 한다. 법으로 처벌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가장 나쁜 인간은 어떤 유형일까?

 

먼저 지혜의 보고라 불리는 탈무드를 살펴보면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대강 다음과 같다.

 

 

딸만 셋을 둔 사람이 있었다. 세 딸은 모두 아름답지만, 한 가지씩 흠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는 게을렀고, 둘째는 도벽이 있었으며, 셋째는 남을 험담하는 버릇이 있었다.

 

어느 날 아들만 셋을 둔 사람이 찾아와 당신의 딸들을 며느리로 삼고 싶다고 이야기 하였는데, 딸만 셋을 두고 있는 사람은 부끄럽지만 자신의 딸들은 각자 큰 결점을 하나씩 가지고 있어 시집 보내기가 어렵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아들 셋을 둔 사람이 자신이 노력해서 결점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열심히 설득하여 양가의 결혼이 성립하게 되었다.

 

설득을 통해 시아버지가 된 사람은 첫째 며느리에게는 하인들을 많이 붙여 주었고, 둘째 며느리에게는 창고 열쇠를 주어 마음대로 사용하게 했으며, 셋째 며느리와는 매일 대화하며 험담할 사람이 있으면 해보라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어느 날 딸들을 시집보낸 아버지가 방문했다.

 

첫째 딸은 밑에 딸린 사람들이 알아서 일을 다 해주기에 실컷 게으름을 피우며 즐겁게 산다고 하였다.

둘째 딸은 가지고 싶은 물건을 언제든지 빼내올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하였다.

그런데 셋째 딸은 시아버지가 자신을 힘들게 한다고 하였다.

 

세명의 딸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버지는 첫째와 둘째의 말은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막내 딸의 이야기는 전혀 믿어주지 않았다. 시아버지마저 험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성실하지 못하고 게으른 사람, 남의 것을 탐하는 사람은 모두 사회적으로 좋게 보지 않는 나쁜 인간의 유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부모라면 그런것 마저 끌어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마저 끌어안지 못하는 것이 바로 아무 이유없이 계속해서 남을 험담하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탈무드는 이야기 한다.

 

(탈무드는 부모마저 고개 젓게 만드는 것이 험담으로 본다)

 

 

다음으로 제갈공명에 대한 이야기를 살펴보자. 제갈량은 중국이 '위, 촉, 오'로 나뉘어 있던 시절 촉나라의 승상으로 수 많은 영웅이 등장하는 전란의 시대에서도 가장 빛나는 인물 중에 하나다. 천하삼분지계를 계획하여 실행해 성공한 것이나, 적벽대전, 출사표와 북벌 등 참모나 계략가로서도 유명하지만 그가 가장 빛나는 부분은 국가를 안정시키고 빠르게 발전시키는 내정가, 통치가적인 부분이다.

 

당시 촉나라는 북서쪽에서 온 마초와 그 휘하, 조조에게 쫓기며 따라온 백성들, 원래 그곳에 거주하던 원주민, 남만정벌을 통해 복속시킨 남만인 등 현대로 따지면 다민족 국가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현대에도 머리아픈 이런 상황에서도 제갈량이 통치하면 불만이 없었다고 한다.

 

그런 제갈량을 삼국지 공식 역사서로 인정받는 책을 편찬한 진수가 평하기를,

 

"충의를 다하고, 이로움을 가져다 주는 사람에게는 비록 원수라도 반드시 상을 주고, 법을 어기고 태만한 자에게는 가까운 사람이라도 반드시 벌을 주었다. 또한 진실을 말하지 않고 말을 교묘하게 꾸미는 자에게는 비록 가벼운 죄를 지었다 해도 반드시 사형에 처했다."

 

라 말하고 있다.

 

(타인을 모함하는 등의 험담은 그 무엇보다 강력하게 처벌하였다)

 

법을 어긴 자에게는 벌을 주었지만 진실을 말하지 않고 말을 꾸미는 자, 즉 이유없이 '남을 험담하는 자'는 사형을 시키는 방법으로 법을 어긴것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였다. 이렇게 한 이유는 나라를 망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타인을 험담하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오늘 날에는 특히 언론인들의 한 마디에 민심이 크게 요동치기도 한다. 특히 신뢰받는 사람일수록 더하다. 이런 사람들은 말을 교묘하게 하거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내뱉어도 그 말이 맞는 것처럼 떠받들어지기도 한다. 본인의 지저분함은 숨기고 자신과 대척점에 서 있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막무가내로 비방하기도 한다.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사람에게는 원수라도 상을 주고, 진실을 숨기고 교묘히 말을 꾸미는 자는 반드시 사형에 처했다'라는 최고의 통치가는 이런 행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언론인에 대한 보호? 자유? 그 말만으로 과연 제갈량을 설득 시킬 수 있을까?

 

뒤는 그 누구보다 더러우면서, 교묘하게 자신의 이미지는 좋게 만들어 놓아 이치에 맞지 않는 말과 유언비어마저 섞어 타인을 비방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사형이 아니라 사지를 찢어 그것들을 모두 효시해도 모자라다고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본다.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