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신규사업에 불리한 이유

● 여기서 말하는 신규사업은 그저 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그런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기술력이 뒷받침 되거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있거나, 이미 강력한 경쟁자가 포진해 있어 이미 규모의 경제등은 실현이 어느정도 된 상태에서 시장점유율도 확보하고 있으며 특허나 고객충성도 및 브랜드파워도 갖춘 상태인 곳을 말한다. 이렇게 창조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곳이나, 강력한 경쟁자가 포진해 있는 시장을 살펴보면 대기업보다는 오히려 중소기업들이 틈새시장을 노린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째서 이런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어떻든간에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자금'의 파워는 그 무엇보다 강력하다. 또한 대기업과 같은 경우에는 높은연봉을 바라보고 각지에서 몰려든 고학력을 갖춘 뛰어난 인재들이 즐비하다. 거래하는 계열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며, 정말 거대한 기업의 경우에는 정치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도 중소기업들에게 선수를 뺏긴다는 것에는 단순히 기업이 거대하기에 행동이 느리다라는 정도로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 시장을 차지하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에 대해 교세라, KDDI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온 일본 '경영의 신' 중 하나로 꼽히는 이나모리 가즈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너무 똑똑한 사람들만 있기 때문에 신규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머리가 좋은 직원들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든지 강력한 경쟁자가 포진해 있는 시장에 들어가 성공는 것 등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일단 사업의 구상단계에서부터 반대를 하거나, 포기해버린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부류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경우가 대다수다.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아예 시작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반해 그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괜찮다 싶은 사업구상이 있으면 "이거 괜찮겠는데요? 재밌겠어요. 한 번 해보죠." 하고 함께 사업을 구상해보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업계획에 들어가면 앞으로 닥칠 위험들을 세세하게 파악해 대처를 짜야 하는데 그 때는 다시금 아주 똑똑하고 낙천적인 직원들의 힘이 필요하다. 그들이 구상단계에서 반대했던 이유들을 세세하게 체크하여 미리 준비를 해둬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지 않고 무턱대고 실행에 들어가면 금방 벽에 부딪치고 무너져 버린다는 것이다. 물론 계획을 짠 후 실행의 단계에 들어가면 다시 잘 모르지만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의 힘이 필요하다. 이들에겐 벽에 부딪치더라도 "이미 계획단계에서 예상했던 일이잖아, 어쨌든 계속해나가자."라고 말하면서 계속 추진해 나가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규사업을 진행할 때에는 너무 똑똑한 사람들만 있어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사람을 뽑을 때 어느 정도는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는 사람을 뽑으려 들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대기업은 창조적 사업에 약하다'와 같은 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전에 이런 이야기를 본 것 같다. 아마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입사와 관련된 이야기 였던 것 같은데, 자신이 입사시험을 볼 때 자신은 전혀 붙을거라 예상을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입사시험 당시 기업문화가 너무 숨이 막히는 것 같고 답답하게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시험 당일날 자신의 모습은 주위 사람들과 너무나 다른 복장과 행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던 그 시험에서 특이하게도 합격 발표가 났는데, 나중에 자신을 뽑아준 사람에게 대강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는 복장과 행동만을 보고 뽑았다. 우리 조직문화와는 많이 다른듯 보이지만, 너 같은 사람이 그래도 한명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지금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을 맡으며 국민예능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10대 부터 90대까지 대한민국 안에서는 무한도전이란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없고, 그 출연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즉, 지금의 국민예능인 무한도전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은 계획할 능력만 가지고 있던 기업속에 그가 들어가면서 구상과 실행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