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메리츠자산운용의 코리아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두 글자 이름이 점점 더 유명해 진 사람이 있다. 존 리 대표다. 장기가치투자를 추구하던 방식이 오랜세월에 걸쳐서, 그리고 1~2년 전에는 단기적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스타덤에 오른 펀드매니저가 됐다.

 

이 펀드매니저가 다시금 초장기투자를 시작했다. 도중에 환매가 불가능한 폐쇄형 10년짜리 펀드를 만들어 베트남에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베트남에 방문한 후 그곳에서 빠르게 성장했던 한국의 모습을 보았는지 '이곳 사람들은 성공에 대한 의지가 대단하다, 또한 이곳 국민들의 평균 나이는 31세'라고 외치며 장기투자로 아주 적합하다고 보았다. 대한민국에서 31세라면 이제 막 회사에 입사했거나 입사한지 몇년차가 되어 본격적으로 돈을 모아가는 나이다. 아주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너무 정보가 부족하다고 본다.

 

'왜 주식인가?' '엄마, 주식 사주세요' 같은 책을 읽어 본 뒤(존 리 씨가 쓴 책이다), 그 가치투자 철학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한 것을 어쩔 수 없다. (사실 몇몇 부분에선 나와 조금 다른 투자관이 있던 점도 한 몫 한다)

 

특히나 최근 약 1년간 메리츠자산운용의 실적은 -가 나면서 코스피 지수를 한참 하회했다. 이 때문에 고객들에게 '믿어달라'는 서신까지 쓴 상황이다. 왠지 이런 사태를 타파하고자 펀드를 급하게 내는 게 아닌가 싶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이 10년짜리 실험이 어떻게 될런지는 시간이 지나야만 알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내 생각을 말하자면 최대한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너무 멋진 장밋빛 전망만으로는 투자자들의 돈을 불려줄 수 없다. 투자는 과학이자 예술이다.

 

장밋빛 전망을 대입하고 상상하며 구체적으로 그리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숫자로 어느 정도 검증도 되어야만 한다. 특히 잘 모르는 지역의 경우에는 이 뒷받침 되는 숫자가 꼭 필요한데, 존 리 대표는 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아무리 가치투자에 거시경제는 그다지 뒷받침 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생각은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된 곳이거나, 안정화되어 가는 것이 뚜렷하게 보일 때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1. 투명한 회계 체제, 혹은 외국 금융자본등이 진출하며 투명한 회계로 점차 나아가고 있다.

2. 최소한의 PER, PBR, PSR, PEG 등의 가치지표.

3. 교육수준, 교육열 등의 성공에 대한 의지와 이를 이어주려는 의지가 높게 나타나는지의 여부.

4. 저축률

5. 정치적 안전과 안정성

6. 외환보유고 상태

7. GDP성장률

 

내 독립적인 의견으로는 아무리 장밋빛이 가득한 국가라도, 이제 막 사회걸음마(31세)를 시작하는 곳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 정보는 파악해야 어느 정도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데 한 표 던지겠다. 우뇌를 통한 예술 하나만으로는 불안함이 너무 많다. 지금으로서는 '위험이 큰 만큼 수익도 커진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한데, 과연 이것이 올바른 장기&가치투자일까?...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