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올림픽을 잘 챙겨보진 않았다. 뭐... 메달 딴 소식이 뜨면 한번씩 기사나 리플레이를 보곤 했지만 딱히 흥미가 일던가 재밌다던가 하는 영상은 별로 없었다. 금메달을 누가 땄네 하면서 올라와도 뭐.. 그런가 보다. 우리나라 선수가 땄다고 해도 그냥 그랬다. 딱 하나, 펜싱 에페?에서 금메달을 땄따는 박상영의 경기만큼은 흥미로웠다.

 

최근엔 주식 분석, 그리고 새로 나온 주식 관련된 신간들 읽고 정리하고 있는데다 본격적인 부동산 공부까지 시작하다보니 지쳐서 그런지 다른 곳에 신경을 잘 못 쓰는 것 같다.

 

그렇게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기사와 댓글이나 몇개 읽었다. 그러다 한 태권도 선수가 16강, 8강, 준결승을 거쳐 결승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댓글에는 공통점이 보였는데, 뭐 짜기라도 한 것처럼 '재미없다'라는 댓글들이었다. 뭐 나도 예전에 봤을 때 느끼긴 했던 거였는데 이번에는 특히 댓글들의 강도가 더 심한것 같달까?

 

'도대체 얼마가 재미가 없길래 이정도냐?'

'얼마나 재미 없나 확인이나 해보자'

 

이번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엉뚱하게 흥미가 동해 챙겨볼 시합이 생긴 것이다. 그리고 시청결과...

 

"뭐야? 생각한 것보단 재밌는데?"

 

;;

 

난 재밌었다. 그런데 이 결승전도 끝난 뒤 금메달 소식을 알린 기사에 어김없이 '재미없다'는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물론 나도 보면서 답답했던 부분도 있었다. 마지막 1분쯤 남았을 때 부터였던가. 경고누적을 연속으로 계속 받기 시작할때쯤이다.

 

그래도 재밌었다. 뭐 룰을 좀 바꿨다 하더니 넘어지거나 조금 수비적으로 보이면, 그리고 경기 막바지이면 아주 빠르게 경고가 누적되면서 페널티를 주는게 공격을 적극적으로 할 요소가 되는 것 같았다. 뭐, 그 때문에 화려한 공중 돌려차기 같은 건 나오기 더 힘들어져 '한 방' 임펙트는 좀 없어질 것 같긴 하지만... 전체적인 경기는 더 박진감 있게 바뀐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어쩔때 적극적으로 나오는 선수가 무조건 불리한것 같기도 했는데, 이젠 적극적으로 나서서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물론 마지막 1분쯤 남았을 때도 계속 공격적으로 하면서 싸웠으면 더 재밌었겠지만, 댓글에 심각할 정도로 왜 그렇게 재미없다가 연발해서 나오는진 모르겠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그것도 금메달 딴 선수의 소식에 '태권도 퇴출'이 어쩌고 운운할 정도라니;

 

펜싱이고 레슬링이고 유도고 어차피 전부 이기고 있는 선수들은 소극적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축구 같은것도 마찬가지 아닌가? 2대1로 이기고 있거나 한 상황에서 10분이 남았다면 2로 이기고 있는 팀은 심심하면 뒤로 공을 돌린다. 상대가 깊숙히 자기 진영안에 들어와야 앞패스로 역습 한번 노려보는 정도로 공격을 할 뿐. 레슬링이나 유도같은 시합도 보면 이기고 있는 애들은 시간 얼마 없으면 답답하게 플레이 한다. 그냥 들어오는거 적당히 손으로 밀면서 버틸 생각 뿐...

 

오히려 이제는 페널티 빨리빨리 주는 태권도가 훨씬 재밌는거 같던데?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싶다. 거기다 올림픽 종목 '재미'를 따지는 인간이 왜이리 많은건지도 좀... 체조나 육상은 뭐 재밌어서 하나; 육상 같은 건 이번에 볼트가 재미없다고 안올까봐 '경기 보러 와달라'고 대놓고 이야기까지 했다던데. 재밌는걸로만 할거면 구기종목 제외하고 다 퇴출하고 UFC나 집어넣는게 낫지. 몇 년간 노력해서 금메달 딴 선수한테 자신들 생각이랑 좀 다르다고 퇴출까지 운운하는 건 참 아닌것 같다.

 

올림픽 채택에 가장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스포츠를 알고, 즐기고, 보고 있느냐, 그리고 스포츠롤 체계를 갖추고 전통을 이어 왔는가 하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공격! 공격! 공격! 그래야 재밌어!'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게 어쩌면 최근 우리나라에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야구가 되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야구는 공격이랑 수비가 확실히 분리가 되어 있는데, 공격할 때 아무리 지고 있거나 이기고 있거나 상관없이 타자들이 최선을 다해서 공격한다. 자기 개인 성적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수비를 하더라도 상대편 입장에서는 공격시간이라 한마디로 쉬지 않고 공격이 이뤄지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올림픽에서는 퇴출되었다... 세계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적다는 이유로. 뭐, 다시 부활 예정이긴 하지만.)

 

좀 더 시합에 보완하면 좋을 요소들이 태권도엔 분명히 아직 남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상대 팔이나 다리를 가격해 자세를 무너뜨려 넘어지게 만드는 것에도 점수를 부여하는 등) 그러나 지금 자체로도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 그래서 결론

 

1. 역시 인터넷 댓글은 90% 이상은 쓸모가 없는거 같다. 무료함에 그냥 한마디 틱틱 내뱉는 인간들이 대부분일뿐. 별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에 하나하나 신경쓰다간 심신이 지칠뿐이다.

2. 태권도가 생각보다 재밌었다.

3. 우리나라 야구 인기가 대단한 것 같다. 어쩌면 조만간 11, 12구단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승부조작 따위(??)가 아무리 터져도 이 인기가 한 동안은 계속 될듯.

Posted by 은목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