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보다가 보면 가끔 이런 이야기들이 나온다.


1.

"내 아이가 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집안 사정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도 했다"

"아이고... 어린애가 벌써부터 돈에 대해 생각을 해야하다니 불쌍하게도..."


2.

"요즘에는 초등학생 중학생들도 돈에 대한 생각과 걱정을 하고 취업에 대해 고민한다."

"꿈과 희망이 넘쳐야 할 때인데... 벌써 돈 같은 현실에 대해서 고민하다니 이리 불쌍할수가..."



...



개인적으로 난 상황을 볼 때마다 너무 답답하다. 아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무슨 사회인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기본 베이스고, 거기에 민주주의를 더한 사회이다. 즉, 자본주의는 뗄레야 뗄 수 없고, 그 자본에 해당하는 '돈'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는게 뭐 그렇게 나쁜일이란 말인가?


오히려 돈에 대해 어릴때부터 제대로 가르치고 돈을 어떻게 버는지, 어떻게 모으고 관리해야하는지, 쓸 때는 어떻게 쓰는지에 대해서 가르쳐 자신의 소득과 비교해 과소비는 물론 저소비도 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올바른 것 아닌가? 돈에 대해 지나치게 빠져들어 '돈의 노예'가 되어서도 안되겠지만,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돈에 대해 자꾸 감추려고만 들려다 부부간에 돈 문제로 다투는 등에 의해서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잘못 전해져 돈에 대해 나쁜 감정을 더 심어주게 되고, 돈을 신성시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돈의 노예가 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으로 보아선 이 체제는 없어지기는 커녕 더더욱 공고해질 가능성만 크다. 세계가 그 동안 왕정체제, 봉건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 수많은 이데올로기를 거쳐 거의 완성데다시피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력에 대한 보상, 남들보다 어려운 일을 하는것에 대한 보상을 이보다 더 나은 형태로 돌려주므로 인해 누구나 상류계층으로 갈 희망을 줌으로써 이 사회는 다른 어떤체제보다 빠른 인간사회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 덕택에 지금 거의 모두 최고등교육이라는 대학교까지 20대가 대부분 진출하지만, 금융이해력 수준은 60~70대나 마찬가지라는 창피한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금 대학교를 다니거나 그 과정을 마쳐놓고도 기본적인 금융이해도 제대로 못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투자의 기본 개념이나 학계에서 말하는 투자의 '위험'에 대한 정의도 모르고, 금리에 대한 생각이나, 심지어는 예금자보호법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쩌면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살아가는데 있어 이것들은 수학이나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일텐데...


반면에 유태인같은 경우에는? 대한민국은 학업중독나라답게 다른 건 몰라도 이들의 교육방식 등에는 부러움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작 부러워하면서 그것을 모방할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유태인들은 어릴 때부터 금융과 경제와 같은 '돈'과 관련된 교육을 시작한다. 유학을 많이 보내는 또 다른 부러운 교육국가 미국에서도 이미 고등학생때부터 많은 학생들이 주식투자 등을 경험하면서 자본의 흐름을 읽는 등 돈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게 만든다고 한다.


그에 반해서 대한민국은? '넌 다른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해'라면서 용돈을 그냥 척척 던져주는 게 우리나라만큼 심한 국가가 있을까?


자녀가 돈에 대해 걱정하거나 생각한다면 그걸 그냥 '모른 척'하거나 '내 잘못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바른 것 아닐까? 이게 마약도 아니고 왜 숨기려고만 하는지... 답답하다.


자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꿈과 희망이 없어지는 게 아니다. '돈 = 꿈과 희망을 짓 밟는 것' 이라는 사고관념이 박혀있는 것 같은데 이 전제를 바꿔야 한다. 돈은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래야 나중에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갑자기 삘 받아서 주절주절 늘어놓았지만... 제발 이런 사고방식들이 천천히라도 바뀌어 나갔으면 좋겠다. 수학이나 영어 조기교육은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이건 숨기려고만 드는가? 오히려 아이들도 더 현실과 가까이 있는 문제라 더 즐겁게 다가가고 공부할 수 있을 내용인데 말이다.

Posted by 은목걸이